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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대도시 아우르는 재래시장 아이템 절실

용인시 ‘통닭거리’ 추진했지만 개점휴업 중…용인중앙시장 

기사입력2018-08-03 19:09

60년 전통 용인중앙시장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순대골목(왼쪽)과, 용인시가 기획했지만 개점휴업상태인 통닭골목.   ©중기이코노미

 

경기도 남단에 위치한 용인시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인구 100만명을 돌파했다. 전국 6대 광역시를 제외하고는 4번째로 100만 대도시다. 1996년 시 승격 당시 인구가 20만명 언저리에 있던 것을 감안하면, 20년 만에 인구수가 400% 늘었. 경기도 주변도시 수준에서 이제는 수도권 대표도시가 된 것이다.

 

용인시는 현재 처인구를 비롯해 기흥구와 수지구 3개 행정구로 구성됐다. 과거 군 단위 시절 용인의 행정·문화·경제 중심은 처인구 김량장동 일대였다.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그렇듯 인구밀집 지역이었던 이곳에도 용인의 대표 재래시장인 용인중앙시장(이하 중앙시장)이 있다.

 

용인시의 팽창은 역설적으로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의 침체를 앞당겼다. 용인의 중심이던 처인구가 아닌, 기흥구와 수지구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뤄지자 도시의 중심이 처인에서 수지와 기흥으로 옮겨졌다. 이런 변화에 중앙시장의 침체는 가속화돼, 최근에는 상가 상당수가 폐업을 하거나 현상유지에 만족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시장 침체로 빈 점포가 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오랜 역사와 상인들의 노력 그리고 좋은 음식 어울린 3박자

 

6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중앙시장은 현재 총 200여 상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매달 5일과 10일 5일장까지 더해지면 경기 남부권에서도 규모가 큰 장시로 분류된다. 용인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로 알려진 백암순대는 중앙시장이 메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시장을 특화시키는 대표적인 메뉴가 됐다.

 

전통순대마을로 특화된 골목 양쪽에는 20여곳에 이르는 식당에서 순대와 족발을 판다. 중앙시장으로 들어가는 5번 출구에 들어서면 족발과 순대를 삶는 구수한 향이 방문객을 사로잡는다. 용인은 경기도 남단인 안성과 연접해 있어 오래전부터 축산업이 발달했다. 그로인해 가축을 이용한 각종 음식문화가 발전했으며, 순대 역시 그 부류 중 하나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지난 2. 중앙시장의 순대골목은 점심시간을 한참 앞둔 시간이었지만 이른 점심을 하려는 손님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순대골목은 방송을 비롯해 각종 언론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진 상태라 순대골목 상인들의 순대를 써는 손이 바쁘다.

 

경기도 용인시 김량장동에 위치한 용인중앙시장.   ©중기이코노미

 

이곳에서 10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중앙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순대골목이라 용인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온다하지만 꾸준히 손님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상인회를 중심으로 청결한 시장을 만들어 고객이 다시 찾을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깨끗한 시장 가꾸기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상인들은 이 캠페인을 통해 불법광고물을 철거하는 등 깨끗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중앙시장에는 순대마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떡집이 즐비하게 줄지어 선 떡골목’, 속이 알찬 만두 맛이 일품인 만두거리도 만날 수 있다. 그 외도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도시관광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20152, 용인 대표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에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됐다. ‘머뭄카페로 불리는 이곳은 주변 상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시장 이용자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시 중심축 이동에 재래시장 휘청…용인시의 멋쩍은 특화골목

    

용인시는 재래시장 등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재래시장 주변에 공영주차장을 만들었고, 비가림도 설치했다. 상품권을 발행해 소비 촉진에도 나섰다.

 

특히 용인시는 중앙시장에 순대골목 버금가는 특색있는 것을 만들겠다며 2016년부터 통닭거리를 추진했지만, 2년여가 지난 현재 도로를 알리는 간판만 있을 뿐 통닭 판매점은 한곳도 찾기 힘들다. 개업휴업 상태란 것이다.

 

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도로를 새로 깔고 간판을 붙인다고 특색있는 거리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행정기관 잘 꾸미면 손님이 모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최소한 3박자를 갖춰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인들이 말하는 3박자의 가장 큰 부분은 정부·지자체의 지원이다. 이어 상인들의 체질개선과 더불어 소비자의 의식전환이다.

 

폭염이 계속되던 지난 2일 낮, 찾는 이 없는 시장 골목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중앙시장의 경우 그나마 용인시가 나서 공영주차장을 설치하는가하면, 특화골목을 만들기 위해 예산까지 지원했다. 나아가 용인시는 상인들의 요구에 맞춰 현재 대형마트와 상생협력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의무휴일 날짜를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도 했다. 두 사업이 현재까지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재래시장 상인들은 시의 공격적인 대응에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있다.

 

상인들은 시장 내부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시장 상인회 한 관계자는 시장 상인들 상당수가 수십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 보니 변화에 둔하다.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서비스에 매우 민감한데 상인들은 그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소비자가 중앙시장에서 발길을 돌리는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의식전환도 필요하다고 했다. 대형마트의 편리함을 뿌리치고 전통시장으로 향하는 일이 맘처럼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사람냄새 나는 동네시장을 아끼는 일은 지역경제를 튼튼하게 하는 일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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