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19/02/18(월) 20:38 편집

주요메뉴

중기비즈니스지원단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라운지미국을 읽다

shotgun wedding 혼전임신에 따른 속도위반 결혼

Military metaphor②-trigger, take a shot, shotgun wedding 

기사입력2018-11-21 12:51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미국은 총기 소유가 자유롭게 허용되는 나라다. 총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미국인들에게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것만큼이나 익숙한 일상문화 중의 일부다. 그들에게는 서부개척시대 이래 개인이 총을 소유하고 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기본권리들 중 하나라는 뿌리깊은 인식이 깔려있다. 그런 이유로 미국인들은 끔직한 총기사고로 무고한 희생자들이 연이어 나오는 개탄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총기 소유·사용의 권리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총기판매업자들의 끊임없는 강력한 로비가 있기에, 비극적 총기사고가 연속돼도 총기 소유·사용 규제법안 통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인들은 총과 관련된 많은 표현을 은유적으로 확대해 사용한다. 그들은 ‘총의 방아쇠를 당기다’라는 의미의 동사 trigger를,  ‘~을 유발하다, 야기하다’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활용한다. 특히 어떤 일이 다른 일을 일으키는 방아쇠 역할 (한국어로 ‘촉발하다’는 뜻의 문맥 상황과 비슷)을 했을 때, 이 동사가 자주 쓰인다. 예를 들어 연속된 역사적 사건이 원인과 결과로 분석될 때, 원인사건을 주어로 놓고 이 동사를 활용해 야기된 결과를 묘사하는데 전형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한국현대사 서술에서 1980년 광주항쟁의 직접적 원인을 분석하는 글을 영문으로 쓴다면 다음과 같이 옮길 수 있다.
  
The brutal and bloody repression of peaceful demonstration by the military triggered the uprising in Kwangjoo. (평화적 시위를 군대가 잔인하게 유혈진압한 것이 광주항쟁을 촉발시켰다)

 

지난주 원고에서 방아쇠를 당기는 상황을 ‘pull the trigger’라고 했다. 이 표현은 미국영어에서 그 의미가 확대돼,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과감한 결단성을 보이다’는 뜻으로 널리 애용된다. 그런데 총을 쏘는 행위 자체는 동사 ‘shoot’를 쓰거나 ‘take a shot’을 사용하는데, 특히 후자는 총을 쏘는 모습·의도가 부각돼 그 의미가 비유 확대된다. 예컨대 ‘스포츠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기 위해 슛을 쏘다’ 혹은 ‘사진을 찍다’ 등의 뜻으로도 널리 쓰이며, 특히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것을 ‘시도해보다’ 라는 뜻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I have never done acting before, but I will take a shot at it (I will give it a shot).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take a shot at ~’ 표현에서 전치사 뒤에 어떤 행위적 시도가 아니라 사람이 오는 경우, 공격적인 질문이나 신랄한 비판으로 그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는 상황을 묘사한다는 것이다. 말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행위를 마치 그 사람을 정면 조준하여 총을 쏘는 상황에 비유한 표헌이다.

 

I felt so offensive about his comment. He took a shot at me.

 

미국영어에서 총을 쏘는 상황을 은유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반드시 익혀두어야 할 표현이 또 있다. 미국영어를 접하게 되었을 때 쉽게 배우게 되는 속어 표현들 중의 하나가 ‘shoot oneself in the leg’인데, 이를 직역하면 ‘자기 다리에 총을 쏘다’는 자학의 뜻이 된다. 이 뜻이 의미확대돼 일반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손해보는 짓을 한다는 뜻이 된다. 특히 지나친 고집을 피우면서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어리석음을 고집하는 상대방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자주 사용된다.

 

Don't be so stupid. Don't shoot yourself in the leg.  

 

미국인들이 쓰는 총기의 종류는 무척 다양하다. 권총의 종류도 많지만 서부개척 시대부터 미국인들은 어깨에 대고 쏘는 장총을 애용했다. 이를 shot-gun이라고 부른다. 지난주에 공부한 것처럼 미식축구 (American football) 경기용어는 무기와 군사 용어에서 나온 경우가 많고, shotgun도 그 중요한 예 중 하나다. 미식축구에서 공을 소유한 공격팀의 quarterback이 center 바로 뒤에 서서, 그의 다리 사이로 손을 넣어 공을 전달받지(direct snap) 않고, center로부터 2~3 미터 정도 떨어져 그가 공을 자기 다리 사이로 던져주면 받을 수도 있다. 이 방식을 마치 서서 장총을 쏘는 방식을 닮았다고 해서 shotgun formation이라고 한다. center로부터 공을 전달받은 이후 선 상태에서 패스할 곳을 노려보다가 적절한 곳으로 공을 재빨리 던지는 플레이가, 마치 서서 인디언들을 향해 장총을 쏘는 모습과 닮은 것에 착안한 표현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인들이 이 표현을 특별한 wedding을 묘사하는 데에 쓴다는 점이다. 미국영어 표현 shotgun wedding을 우리 한국어문화권에서는 흔히 속도위반 결혼을 묘사하는데 사용한다. 즉 부부가 결혼을 하기 전에 아기를 갖게 돼 서둘러 결혼하는 특별한 상황을 뜻한다. 미국영어에서 이 은유적 표현을 쓰게 된 유래를 따져가면, 서부개척시대부터 신부의 아버지가 자기 딸을 임신시켰음에도 지아비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신랑을 shotgun으로 쏴 죽인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Longman Dictionary에는 이런 다소 끔찍한 어원의 역사를 소개하지 않고, shotgun wedding의 뜻이 다음과 같이 서술됐다.

 

Shotgun wedding is a wedding that has to take place immediately because the woman is going to have a baby.

 

미국영어의 이 표현은 그들이 얼마나 총을 쏘는 것을 서슴지 않고, 공격적인 성향의 문화를 가졌는지를 보여준다. 이와 비교하면 같은 상황을 한국어에서 ‘속도위반 결혼식’ 정도로 표현하는 것은 애교스럽고 정답게 느껴지게까지 한다. 장인의 장총에 죽지 않기 위해 서둘러 하는 결혼이라는 은유적 의미와 서로 너무 사랑한 나머지 결혼식까지 기다리지 못해 아이를 가진 상황을 속도위반으로 보는 은유적 의미, 양자의 차이에서 우리는 두 언어문화권의 역사문화적 차이와 더불어 정서적 차이도 엿볼 수 있는 듯하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프랜차이즈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세금이야기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알쓸신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현대미술
  • 시민경제
  • 무역물류
  • 이웃사람
  • 가맹거래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블록체인
  • 신경제
  • 다른 세상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