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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 개인정보법과 충돌…해결책은

개인정보 하위 개념 신설 등 관련법 체계 개선 필요하다 

기사입력2019-12-17 18:04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여러 참여자들에게 분산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이다. 위조 가능성이 낮아 미래의 개인정보 보호수단으로 각광받는다. 


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이 개인정보보호법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경우 오히려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전자거래기본법 전자서명법과 충돌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개최한 ‘2019 블록체인 규제개선 세미나’에서는, 과기정통부가 블록체인 기술 확산을 막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운영 중인 ‘블록체인 규제개선 2기 연구반’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올해 구성된 2기 연구반은 5개 전략산업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시범사업을 앞두고 발생 가능한 법률문제를 연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기 연구반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전자문서 관련 규정 등의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2기 연구반장을 맡은 숭실대 신용태 교수는, 산업분과별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때 공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쟁점으로 개인정보보호법과 전자거래기본법, 전자서명법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경우 이들 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개인정보 수집, 제3자 제공, 파기 문제 해결해야 한다  

단국대 정진명 교수도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면 ▲개인정보의 수집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개인정보의 파기 등 개인정보보호법과 충돌할 개연성 크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폐의 거래기록을 남기는데서 시작해, 개인의 의료정보, 중고차 거래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록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볼록체인 기술에 따라 저장된 데이터가 개인정보라면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 

법이 보호하는 개인정보는 이름이나 주민번호 등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말한다.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개인 사생활 침해는 물론, 범죄에 악용되는 다양한 피해가 발생하기에 개인정보 수집·활용(제공)·파기 등 구체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단국대 정진명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 활용 시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된 여러 이슈를 개인정보의 수집, 정보의 제3자 제공, 정보의 파기 등 3가지로 요약했다.   ©중기이코노미

산업계는 개인의 이름을 지우고 A라고 표기하는 식으로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정보’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각각의 가명정보 만으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더라도, 여러 정보를 결합하면 개인 식별이 가능할 수 있다. 

실제 2017년 미래창조과학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 수 없게 비식별 조치를 한 자료 5건에 다른 정보를 조합해 개인을 특정했다. 이외에도 개인의 신용등급이나 연체율 같은 민감정보도 확인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정진명 교수는 이를 “식별가능성과 결합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당해 정보로는 개인을 확인할 수 없어도, 다른 정보가 결합돼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다면 결합된 정보라고 하고, 이 결합된 정보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으면 개인정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과연 이게(특정정보가) 결합돼서 식별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논란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규제개선 연구반은 관련 법 규정을 검토한 결과,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인정보 규정이 임의적이고 포괄적이어서, 개인정보를 세밀하게 나눠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가명정보 등의 개념을 법에 도입해, 개인정보의 하위 개념을 세밀하게 나누는 식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충돌을 막기 위해 법체계 개선 필요

정진명 교수는 결합가능성과 개인정보 범주에 대해,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외국에서도 논쟁이 벌어진다고 소개했다. 또 “이게 옳다, 그르다라고 딱 잘라 얘기하긴 어렵다”면서도,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 법의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법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술은 그 특성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법 적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개인정보 수집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블록체인에 새롭게 가입한 사람은 앞서 가입한 사람들 모두와 정보수집 동의를 주고받아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다. 또 정보처리자가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도 동의가 필요한데, 블록체인은 정보처리자가 없다. 일정 기간 지나면 정보를 파기해야 하는 규정의 경우, 블록체인에서 일부 내용만 선별해 삭제하고자 할 때 다양한 어려움과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반은 이에 대해, 블록체인 속 개인정보가 공유되는 부분에 국한해서 사후동의가 가능토록 하는 등의 법체계 개선안을 제시했다. 또 여러 산업분야에서의 블록체인 활용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후속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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