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기술 인력 협력사 지원…300억 수입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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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협력사는 파트너다 자금 기술 인력 협력사 지원…300억 수입대체 삼성전자, (주)케이씨텍의 반도체장비 CMP 개발 국산화 조력

기사입력2015-07-22 14:00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중기이코노미

삼성전자의 강소기업 육성제도가 중소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에 앞장서는 대기업 프로그램으로 공정위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2011년 8월부터 시행중인 이 제도는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협력사에 자금·기술·인력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조지현 상무는 21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협력업체가 요청하는 것만 개별적으로 지원할 경우, 업체들의 생산성은 개선될지 몰라도 회사 자체의 레벨이 올라가진 않는다”며 “삼성전자의 강소기업 육성제도는 업체에 기술, 인력, 자금 등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지원해 협력사가 해당 분야의 글로벌 5위 또는 국내 2위 이상의 시장 지배력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큰 성과를 낸 협력사로는 2013년 말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장비 개발에 성공한 (주)케이씨텍이 꼽힌다. CMP 장비는 반도체 연마에 사용되는 핵심 장비 중 하나로, 반도체 웨이퍼(원판)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어 주는 기계다. 그동안 국내 기업 중에선 CMP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미국 어플라이드사(社) 등에서 수입한 고가의 CMP 장비를 사용했다.

케이씨텍이 이런 CMP 장비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은 2009년 두산메카텍의 반도체 장비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부터다. 1987년 설립된 이 회사는 2000년대 중반까진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의 제조 장비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조 상무는 “당시 케이씨텍은 CMP 설비를 개발해 ‘고부가가치 장비를 국산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자본도 풍부하지 않았고 기술력도 뛰어나지 않았다”며 “혼자의 힘으론 제대로 된 장비를 개발하기 힘든 상태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때 든든한 조력자가 돼 준 것이 바로 삼성전자였다”고 말했다.

케이씨텍이 개발한 CMP 장비 모습 <사진=케이씨텍 홈페이지>

삼성전자는 2012년 협업을 제안한 케이씨텍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사의 엔지니어 6명을 파견하고, 300회가 넘는 기술 교류회를 진행했다. 또한 케이씨텍이 시범 생산한 CMP 제품을 삼성전자 생산라인에서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제반 비용 역시 모두 무상으로 지원했다.

케이씨텍 강소기업사무국 장성호 차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당시 우리가 연구·개발한 내용을 삼성전자가 바로 평가해줘 기술개발을 빨리 할 수 있었다”며 “그밖에도 제조, 품질, 시스템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컨설팅을 받은 것이 회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케이씨텍은 이같은 활동을 통해 2013년 말 외산장비에 비해 생산성이 대폭 개선된 CMP 장비를 선보일 수 있었다. 해외 제품이 휩쓸던 국내 시장을 국산제품으로 바꿀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과 일본에서 구매하던 CMP 장비를 케이씨텍의 것으로 바꾸면서 약 3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봤다. 케이씨텍 역시 이 기계로 지난해 약 3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 차장은 “삼성전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말까지 총 50개 기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사업 범위를 확대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 상무 역시 “협력업체가 경영혁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성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협력사들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중소협력업체와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시행 중인 113개 기업을 평가해 삼성전자 등 7개 대기업 프로그램을 모범사례로 선정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최무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동반성장 협약은 중소협력업체뿐만 아니라 협약 체결의 주체인 대기업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대기업이 협력업체를 비용절감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파트너로 인식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