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모바일 접근성 보장, 사업자도 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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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장애인 모바일 접근성 보장, 사업자도 강제” 국가·지자체는 의무…정보접근권 개선안돼 “민간사업자도 필요”

기사입력2015-09-02 14: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가인권위원회, 시각장애인엽합회, 새누리당 민병주 국회의원은 지난 1일 공동으로 ‘시·청각 장애인 모바일 정보접근권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률은 80%를 육박하고 있지만, 시·청각 장애인들의 모바일 접근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를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의 모바일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현재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상 민간사업자에게 ‘노력의무’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를 의무조항으로 고치는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시각장애인엽합회,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실과 1일 공동으로 주최한 ‘시·청각 장애인 모바일 정보접근권 토론회’에서 희망을 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는 “장애인의 모바일 접근권 관련 법령으로는 장애인차별금지법, 국가정보화기본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근성 지침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령 및 지침의 규정이 미비한 점이 많다”며 “특히 장애인차별금지법의 경우, 장애인에 대한 접근권 보장 의무 대상을 국가 및 지자체로만 지정하고 있어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4월부터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르면, 국가 및 지자체는 ‘의무적으로’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정보통신기기의 도구를 개발해 보급해야 한다. 반면 정보통신 관련 제조업자에 대해서는 정보통신제품을 제작할 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이날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이성일 교수도 김 변호사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 교수는 “고령자와 장애인의 권리가 존중되고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등하게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근성 지침과 관계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의무대상 범위를 공공기관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민간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것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민간 사업자를 대상으로 노력의무만 부여하고 있어 규모있는 사업자들마저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의무조항으로 변경할 경우 민간사업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 우려된다면, 사업자의 매출액 규모 등 특정기준을 정해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디지털역량개발팀 김봉섭 팀장 역시 법적 강제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 사업자가 알아서 규정을 준수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법적 강제성이 필요하다. 미국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모바일 접근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법, 재활법 등을 통해 보호해 왔으며, 추가로 지난 2010년 ‘21세기 통신 및 비디오 접근성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다만 미국도 영세사업자들의 부담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이 순차적으로 의무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또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에서 정하고 있는 전자정보 및 비전자정보의 범위에 모바일을 포함하도록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21조에 따르면 전자정보 및 비전자정보를 제공할 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 및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정보의 범위를 웹 사이트로 한정하고 있어 모바일 기기에 강제성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안동한 팀장 역시 “전자정보의 범위에 스마트폰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뿐 아니라 각종 소프트웨어, 영상물 등이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전자정보 및 비전자정보를 포괄적으로 정해 놓고, 그 대상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 4월 실시한 ‘2014년 정보격차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 및 민간사업자들이 웹 접근성에 비해 모바일 앱 접근성을 준수하지 않았다.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민간사업자의 웹 접근성 준수 점수는 각각 95.1점, 90.6점, 80.2점이었으며 모바일 앱 접근성 준수 점수는 각각 81.2점, 76.5점, 76.7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