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어디가고…담배판매량 예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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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국민건강 어디가고…담배판매량 예년 수준 개별소비세도 인하…결국 서민주머니만 털어 세수확보

기사입력2015-09-10 18:23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1년 전이다. 지난해 9월11일 정부는 경제관련장관회의를 열고 담뱃값 인상 등을 골자로 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또 같은 달 16일 외신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담뱃값 인상은 세수가 목적이 아니라 국민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을 올려놓고 증세가 아니라는 당시 최 부총리의 발언은 심지어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강력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고소득자는 놔두고 서민들에게 직접 타격을 주는 세금만 선택했다며 조세형평성 문제까지 거론됐다.

담배판매량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 의원이 지난 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담배판매량은 3억5000만갑이었다. 이는 지난 2012년부터 최근 3년간 월평균 판매량 3억6200만갑과 유사한 수치다. 올해부터 담뱃값을 2000원 올려 그 여파로 판매량은 잠시동안 주춤했지만 바로 회복한 것이다. 당초 정부는 담뱃값 인상으로 소비가 34% 줄어들 것이라며 ‘국민건강’ 운운했지만 그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결국 판매량은 예전 수준, 담배가격은 약 두배 인상됨으로써 정부가 추가로 걷어 들이는 세금만 증가했다.

담뱃세를 올린 것이 결국 세수 확충이 목적이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윤호중 의원은 “증세가 아닌 건강증진 목적이라고 정부는 강조했지만 결국 서민층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키고 정부는 세수확보라는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고 비판했다. 최근 정부는 일부 사치품에 부과되는 개인소비세까지 인하하면서 이번에는 ‘소비진작’을 들고 나왔다. 담뱃값 인상 때처럼 논란이 거셌던 ‘부자감세, 서민증세’가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담배든 개소세든 차라리 솔직했다면 이처럼 허탈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