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기업 시제품 개발-기술애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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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뿌리기업 시제품 개발-기술애로 해결한다” 열·표면처리 장비만 77종…시흥뿌리기술지원 문경일 센터장

기사입력2015-09-12 00:00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문경일 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장은 “국내 뿌리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지원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 뿌리산업은 별로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자동차, IT 같은 전방산업들의 수요에 의해 움직이다 보니 부수적인 분야로 취급됐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 정부가 뿌리산업의 기술력이 곧 제조업의 경쟁력이란 것을 인식하면서 다양한 지원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도 그중 하나고요. 앞으로 저희 센터에선 국내 뿌리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지원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경일 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장은 지난 2일 공식 개소한 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는 정부가 뿌리산업 육성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전국 7개 지역에 설치하는 지원센터 가운데 첫 번째로 문을 열었다.

시흥시 오이도에 위치한 이 센터는 연면적 5345㎡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내부엔 연구실 20개, 실험실 9개, 창업보육실 1개 등이 갖춰져 있다. 앞으로 인천뿌리산업기술연구소와 연계해 경기도 뿌리기업들에게 시제품 개발과 기술애로 해결, 장비활용 등을 지원하게 된다.

뿌리산업 99%는 중소기업…열악한 환경 탓에 기술개발 못해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6대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을 말한다. 이들은 자동차, 조선, 철강, 화학, IT 등 여러 산업군의 제조과정에 참여해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최종 제품의 품질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완제품에 내재돼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결정하는 것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201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경우 차량 1대당 뿌리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부품수 기준으로 약 90%(2만2500개), 무게 기준으로 약 86%(1.36t)에 이른다. 조선업의 경우에도 선박 1대당 용접에 들어가는 비용이 전체 건조 비용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뿌리산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뿌리산업의 중요성과는 별개로 여기에 포함된 개별 업체들은 영세하고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2014년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가 발표한 뿌리산업 진흥정책 및 지원사업 설명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뿌리기업(2만5000여개)의 99.6%는 중소기업으로 이 가운데 10인 미만 소공인으로 구성된 업체는 72.6%에 달한다. 품질과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1년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시흥·진주·김제·광주·고령·부산·울산 등 7개 지역에 뿌리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뿌리산업을 종합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지난 2일, 7개 지역 중 첫 번째로 경기도 시흥시에 문을 연게 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다.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에 위치한 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 모습. <자료=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

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 열처리·표면처리 최신 장비 갖춰

“저희 센터는 특히 열처리와 표면처리 분야 기업들을 집중 지원할 예정입니다. 현재 경기도에 등록된 9000여개의 뿌리기업 중 27%가 시흥시에 몰려있는데, 이들을 분야별로 나눠보면 금형 관련 뿌리기업의 비중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열처리, 표면처리 순이거든요. 금형의 경우엔 이미 부천에서 금형집적화단지를 조성하고 있어 제외됐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센터에는 열처리, 표면처리에 관련된 77종의 장비가 마련돼 있다. 그중 기업들의 수요가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진공 열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효율·복합 열처리 지원 시스템이다. 열처리란 금속의 가열과 냉각을 통해 제품의 장력·강성을 높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이 시스템은 금속을 가열하는 과정에선 주변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냉각하는 과정에선 대기압의 12배되는 압력을 주입해 제품을 더욱 고르고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 장비를 구축하는 데만 10억원 가량 소요됐어요. 비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현장에선 중소기업들이 직접 사용해 보기 힘든데, 센터를 통해 시제품 제작과 기술개발 등에 적극 활용해 주길 바랍니다”

40억 상당 분석기술 장비로 불량분석, 성능평가 등 진행

센터는 또한 뿌리기업들이 자사의 제품 데이터를 산출하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40억원 상당의 분석기술 장비도 마련했다.

“전자제품들이 작고 가벼워지면서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들도 점차 소형화, 슬림화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업체들이 부품의 코팅상태나 성분, 불량원인 등을 분석하려면 특수 장비가 많이 필요해졌어요. 중소기업에겐 부담스런 일이죠. 이런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센터에서는 제품의 표면을 100만배 이상 확대해 주는 주사전자현미경(FE-SEM) 등 고가의 장비가 설치됐습니다. 많이들 이용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문 센터장은 시흥지역 및 경기권 뿌리기업들이 우선 지원대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내 뿌리기업이라면 누구나 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기술지원을 원하는 기업은 센터의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열처리연구실용화그룹(032-850-0451)이나 시흥뿌리기술지원센터(031-8084-8600)로 연락하면 된다. 단, 기술지원 진행시 지원항목과 범위, 일정 등에 따른 소정의 기업부담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