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연령기준 논의 전 ‘복지 사각지대’ 해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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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노인 연령기준 논의 전 ‘복지 사각지대’ 해소부터 빈곤율 자살률 높은 한국…‘노인복지’ 문제 해결방안 제시해야

기사입력2015-10-19 19:31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가 ‘뜬금없이’ 노인 연령을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인 연령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해 보자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늘면서 ‘60대는 청춘’ ‘70세는 넘어야 노인’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고, 또 노년층 스스로가 65세를 노인으로 하는 현재의 기준연령에 대해 부정적인 만큼 올리자는 얘기다. 노인 연령기준이 70세로 바뀌게 되면, 65세에서 69세에 해당되는 연령은 덩달아 현행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게 되고 지하철 승차시 무료 혜택도 사라지게 된다.

이미 최근 보도된 바와 같이 한국 노인의 복지수준은 최하위다. 통계청이 2013년 기준으로 집계한 노인자살율은 인구 10만명당 64.2명이다. 한국 평균자살률 28.5명 보다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중위 소득의 50% 이하에 속하는 노인의 비율(상대적 빈곤율)도 49.6%로, 회원국 평균 12.6%보다 4배 높다. 반면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은퇴하는 등 경제활동기간에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기간은 길다. 한국 남성의 실질적 은퇴연령은 OECD 회원국 중 멕시코 72.3세에 이어 두번째인 71.1세다. 그렇다고 일자리가 ‘마땅한’ 것도 아니다. OECD 고용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55~64세의 피고용자 가운데 절반이 시간제나 임시직 노동자다. 노후희망유니온과 전국시니어노동조합에 따르면 “65세 이상 10명 가운데 3명은 폐지를 주어야 생계를 이을 수 있는 비참한 수준”이다.

‘뜬금없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이처럼 노인복지와 관련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는 뒤로한 채 연령기준 상향만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노인에 대한 연령기준이 오르는 것이야 자연스러울 수 있겠으나, 노인복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이만 올리게 되면 또 다른 복지 사각지대가 생기게 된다.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정년을 늦추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추진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의 순서가 바뀌었다. 무엇보다 예를들어 내년에 정년이 늘어나기 때문에, 또 청년실업을 해소한다며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밀어 붙이는 상황에서 다시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직격탄을 맞게 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경우 자신의 노후준비도 제대로 못하게 된데다, 그나마 있는 복지서비스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