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어음부도…” 소기업 하루하루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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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사채…어음부도…” 소기업 하루하루 ‘분투’ 금융권에서 대출 거부당해 사채쓰고, 정책자금은 이용 못하고

기사입력2015-11-12 00:00

“5년도 채 안된 우리 같은 소규모 업체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여간 쉽지 않아요. 이미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여러 곳에서 담보대출을 받은데다…, 은행에선 대출한도 초과로 (대출 해 주기가) 어렵다며 거절하고, 망연자실했죠. 어쩔수 없이 사채(私債)를 끌어다 쓸 수 밖에 없어요”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의 얘기처럼 중소기업 중 일부(3.4%)는 여전히 대부업체·사채업자 등의 ‘위험천만한 돈’에 손을 벌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각종 정책자금을 내놓고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92.7%)이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거부 당해 사채 쓴다=최근 IBK경제연구소는 올 상반기 중소기업 4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6.9%는 은행에서 신규대출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규모가 작은 소기업(7.0%)이 중기업(4.4%)보다 거절당한 비율이 더 높았으며, 2·3차 하청업체는 이보다 훨씬 높았다(14.4%).

거절 사유로는 ‘담보 부족’(63.0%)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대출한도 초과’(30.6%), ‘신용등급 미달’(26.8%), ‘짧은 업력’(13.5%), ‘사업의 불투명’(11.2%) 등의 순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3.4%는 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매출액이 적은 기업일수록 사채 조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사채를 조달한 이유로는 ‘은행·제2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서’가 63.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친구, 지인, 친인척 차입이 가능해서’(27.3%), ‘사채의 차입절차가 신속·간편해서’(8.8%)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들에게 현재 외부차입금 잔액이 있느냐는 질문에 62.1%가 “있다”라고 응답한 반면 37.9%가 “없다”고 밝혔다. 외부차입금이 없는 이유로는 ‘내부유보자금으로 충당이 가능해서’(83.8%)라는 응답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대표이사의 무차입 경영철학 실천’(10.4%), ‘담보부족 등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워서’(3.2%) 등을 꼽았다.

이와 아울러 외부자금을 조달할 계획이 있는지 여부를 물은 결과 22.5%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자금조달 필요성이 있다는 응답률이 외부차입금이 남아있지 않다는 응답률보다 15%p 가량 낮은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나마 중소기업의 전반적인 차입 여건이 나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한편으로 자금여건이 개선된 효과라기 보다는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금융권으로부터 차입이 어려워지면서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책자금은 ‘그림의 떡’=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각종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이 정책자금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조사 결과 92.7%가 정책자금을 이용하지 못했으며, 2.1%는 아예 이 제도 자체를 모른다고 답했다. 고작 5.1%만이 정부의 정책자금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정책자금의 수혜기업은 매출액 기준 50억~100억원 규모의 회사가 7.4%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10억원 미만 회사는 3.9%로 낮았다. 사실상 매출규모가 큰 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0.2%로 가장 높은 반면 보건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건설업 등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대출받은 정책자금의 종류로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대출’(61.0%)을 가장 많이 이용했으며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지원해주는 ‘재정기금자금 대출’(21.5%)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출’(15.2%), ‘온렌딩자금 대출’(3.1%), ‘금융중개지원 대출’(1.8%)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