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B價에서 비원산지재료 낮다면 역내산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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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FOB價에서 비원산지재료 낮다면 역내산 인정 FTA 원산지 사후검증 대응 ③미소기준 활용

기사입력2016-02-15 14:00

국내에서 각종 문구류를 생산하는 C기업은 미국으로 볼펜을 수출했다. 미국 수입자는 한국에서 제조가 이뤄지는 것을 알고 있는데다가 제품에 ‘Made in korea’가 각인돼있어 C기업에 별다른 통보없이 FTA 특혜세율을 적용해 수입했다. 한·미FTA에서는 역내산 물품임을 증명할 수 있다면 생산자와 수출자 뿐만 아니라 수입자도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이 완료된 후, C기업의 담당자는 미국 수입자로부터 미국관세국경보호청(CBP)에서 자료제출 요청을 받았으니 해당되는 서류를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게 된다. 한·미FTA에서는 별도로 수출자가 원산지를 증명하지 않아도 수입자가 FTA특혜관세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산지 사후검증을 예측하지 못한 C기업처럼 수출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C기업의 경우 세번변경기준의 미소기준(최소변경기준)을 활용해 원산지 검증에 성공했다.

미소기준이란 원산지 검증에 있어 HS code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비원산지 재료의 가치가 FOB가격(본선인도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할 경우 예외적으로 역내산 제품임을 인정해주는 특례다. 즉 비원산지 재료의 세번과 완제품의 세번이 거의 다른데, 미미한 재료 하나의 세번이 완제품의 세번과 같아 역내산 판정을 받을 수 없는 경우 미소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적용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다. 한·미FTA의 경우 일반품목은 FOB가격의 10%까지, 농수산물은 FOB가격의 10%이내면서 1에서 24류까지의 HS code 6단위 변경기준(CTSH)을 동시에 충족하면 미소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섬유는 섬유원료 또는 원사의 총 중량이 구성요소의 7%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C기업이 수출한 볼펜의 경우 한국과 미국에서 동일하게 제9608.10호로 분류되며, 한·미FTA 특혜관세를 적용하면 개당 0.8₵+5.4%의 관세율이 인하돼 혜택이 큰 편이었다. 원산지결정기준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이 경우 2단위(류) 세번변경기준과 부가가치기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충족하면 됐다.

일반적으로 볼펜은 단순한 구조이지만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의 부품은 볼펜의 전용 부분품에 속해 볼펜과 동일한 제9608호로 분류된다. C기업의 자재명세서에서도 대부분의 중요한 부분품은 제9608.99호로 분류돼 있었다. 부분품의 세번이 완제품 세번인 제9608호와 동일하기 때문에 세번변경기준은 충족할 수 없었으며, 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제9608.99호에 해당하는 원재료에 대해 역내산임을 입증해야 했다.

<자료=‘한미FTA 사례로 알아보는 원산지 사후검증 대응’>

C기업은 제9608호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부분품이 플라스틱 사출품으로서 국내에서 제조된 것을 구매해 사용했고, 완제품과 마찬가지로 세번 4단위 변경기준이 적용됐다. 제39류의 플라스틱 원재료에서 제9608호의 부분품으로 세번이 변경돼 역내산 입증이 가능했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에 제조자진술서 등 역내산임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요청했다.

다른 원재료는 역내산이 아니더라도 HS code가 변경돼 원산지결정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으나, 문제는 수입 ‘BALL TIP(촉)’이었다. 제9608.99호에 해당하는 BALL TIP이 비역내산이기 때문에 세번변경기준은 사용할 수 없고, 부가가치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재명세서의 단가를 분석해보니, 완제품의 단가가 낮고 또한 구성하는 원재료의 공급단가도 그리 높지 않아 부가가치기준도 적용할 수 없게 됐다.

이 경우 미소기준을 적용하면, 세번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모든 비역내산 재료의 가격이 FOB기준의 10%이내일 경우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다행히 세번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수입 BALL TIP의 가격이 FOB기준 10%이내였고, 소명자료를 작성할 수 있었다. FOB금액은 수출면장의 금액을 기준으로 볼펜의 개당 단가를 산출했으며, BALL TIP의 수입신고필증과 거래상품의 주요 내용을 표기한 인보이스(송장), 세금계산서 등으로 구매금액을 입증했다. 이로써 C기업은 예비결정 없이 바로 원산지 충족 판정을 받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