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세로 국가 간 과세분쟁 치열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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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세무회계 “구글세로 국가 간 과세분쟁 치열해질 것” 탈세 예방 ‘BEPS 방지 프로젝트’…이중과세 위험 땐 ‘상호합의’ 활용

기사입력2016-04-15 00: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획재정부와 조세재정연구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BEPS 프로젝트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역외탈세 방지를 위한 국제 공조인 ‘구글세’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국가간 과세 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안진회계법인 김선영 전무(미국 변호사·회계사)는 14일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BEPS 방지 프로젝트 기업설명회에서 “BEPS 방지 프로젝트는 각 나라가 자국 세수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쉽게 말하면 ‘기업에 우리나라에서 돈을 많이 벌었으니 세금도 많이 내라’는 의미”라면서 본격적으로 BEPS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기업 정보가 노출돼 분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란 다국적기업이 절세를 위해 저세율 국가로 소득을 이전하는 전략을 말한다. 주로 사용하는 기법은 이전가격 조작이다. 이전가격이란 다국적기업이 해외 계열사와 원재료·제품·용역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가격이다.

이때 기업들은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서 많은 이익이 나도록 이전가격을 조정해 법인세를 아낀다. 구글과 같은 다국적기업들이 각국에서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이면서도 세금은 거의 내지 않는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구글세’라는 별칭이 붙었다. G20 정상은 2013년부터 BEPS 방지 프로젝트를 가동해 지난해 10월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시행 시기는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번 조치로 다국적기업의 조세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이전가격을 문서화해 과세당국에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 탓이다. 문서의 종류는 세 가지다. 관계사간 거래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개별기업 보고서’, 다국적기업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담은 ‘통합기업 보고서’, 다국적기업 그룹의 모든 법인 목록과 조세 관할지역별 총체적 정보를 담은 ‘국가별 보고서’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우리나라도 국제조세조정법 등을 개정해 올해부터 BEPS 방지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이에 내국법인과 국내에 사업장을 둔 외국법인은 개별기업 보고서와 통합기업 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제출 대상은 연 매출액이 1000억원을 초과하면서 국외특수관계인과의 거래액도 500억원을 초과하는 법인이다.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제출한 경우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캐나다는 조세 관할지역별 총체적 정보를 담은 국가별 보고서까지 제출할 것을 의무화했다. 일본과 호주도 세법 개정까지 마쳤다. 미국은 다소 소극적인 태도다. 조세재정연구원 홍민옥 회계사는 “미국기업 중 다국적기업이 많아 이러한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도 올해는 입법을 마무리 짓고 내년에는 도입할 전망”이라고 했다.

BEPS 방지 프로젝트 발동에 따른 국내기업들의 대응전략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안진회계법인 이용찬 상무는 “다국적기업들은 합리적인 이전가격 정책을 수립한 뒤 각 보고서들 간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재화, 용역뿐 아니라 무형자산, 금융거래에 대한 이전가격 정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BEPS 프로젝트는 2016년부터 적용되는데 과세당국에서 그 이전 사업연도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갈 경우 2016년 보고서와 비교해볼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BEPS 방지 프로젝트로 해외에서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하면 국내 과세당국에 상호합의를 신청할 수 있다. 다국적기업이 이중과세를 당한 경우 양 과세당국이 만나 해법을 찾는 제도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현지에서 이중과세를 당했을 경우 한중 과세당국이 해결방안을 논의한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율촌 이경근 세무사는 “국내 과세당국을 등에 업고 유리한 위치에서 싸울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며 “상호합의의 가장 확실한 장점은 원만히 타결될 경우 이중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꼭 이중과세를 당해야만 상호합의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무조사를 받은 뒤 부당한 결과가 나올 것 같으면 미리 상호합의를 신청할 수도 있다. 단 해당 사안과 관련해 법원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 조세조약을 회피한 혐의가 있는 경우, 과세 사실을 안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상호합의를 신청할 수 없으니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