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음알음 기술 전수…中企연수원서 체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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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알음알음 기술 전수…中企연수원서 체계적으로 자체 연수원 없는 중소기업, 첨단장비로 기술실습 가능

기사입력2016-04-17 00: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연수원은 405종의 실험·실습 장비를 갖추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재료 담당자는 사출 과정에서 불량이 났다고 하고, 사출 담당자는 재료에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전체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불량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거죠. 재료부터 금형, 사출, 완성 제품에 대한 분석까지 전 과정을 중소기업연수원에서 실습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연수원 안규영 과장의 설명이다. 삼성과 LG에서 연구개발을 하다 현재는 중진공 융합기술 연수를 맡고 있는 안 과장은 “대기업은 자체 연수원에서 교육을 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면서 “제품 생산과 관련해 재료, 금형, 사출, 검증, 분석 등 전 과정을 이해하고 있어야 불량이 발생했을 때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연수원은 중소기업 재직자 전용 연수원이다. 안산, 광주, 경산, 진해, 태백 등 전국 5개 지역에 있다. 중앙연수원인 안산에서 수강생의 80% 이상을 수용한다. 교육 과정은 중소기업에 필요한 전 분야를 다룬다. 인사·총무·재무·회계 등 직무역량 교육과 관리자급을 위한 계층역량 교육, 무역 등 비즈니스역량 교육 등이다.

가장 내세울 건 융합기술 실습교육이다. 뿌리기술, IT기술, 생산기술(기계 자동화 플라스틱 CAD)을 진행하기 위해선 장비를 갖춰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장비는 감가상각이 일어나는데다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한다. 민간 교육기관에서 선뜻 나서기 힘든 이유다.

황영삼 중소기업연수원장은 “연수생들이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면서 “지난해 메르스 등 불경기 속에서도 중소기업연수원 수강생은 늘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황영삼 중소기업연수원장에 따르면 연수원은 지난해에만 장비 구입비로 10억원을 썼다. 3D 레이저 현미경 등 측정 장비, 금속열처리 장비, 정밀사출성형기 등 분석 장비, 설계용 워크스테이션, 자동화·유공압 장비 등 405종의 실험·실습 장비를 갖추고 있다. 장비는 연수생 1명당 1대가 원칙이다. 공공성을 가진 중소기업연수원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황 원장의 말이다. 본래 중소기업을 위한 연수원이지만 일부는 대기업에서도 기술교육을 받으러 온다.

기술분야에서 가장 비중이 큰 교육과정은 뿌리기술이다.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제조업에서 기초가 되는 기술을 전수하는 과정이다. 뿌리기술 연수를 맡고 있는 중진공 이창엽 교수는 “뿌리기술은 산업의 핵심이 되는 기술임에도 말 그대로 ‘뿌리’같은 존재라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주목도가 떨어진다. 뿌리기술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도 열악하다”고 했다.

뿌리산업에서 기술 전수는 중요 이슈다. 전형적인 소기업형 산업으로, 현재는 현장에서 알음알음 전수되는 실정이다. 올해 중소기업청이 발행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 보고서는 “뿌리산업계는 전문기술 인력의 고령화로 신규인력 양성이 절실하다. 전문적인 인력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뿌리기술 연수비는 숙식을 포함한 3박4일 비용이 44만원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라는 것이 연수원의 설명이다. 일부 과정은 고용보험료에서 환급해주기도 한다. 황영삼 원장은 “연수비는 여타 교육기관 대비 3분의 2 수준이다. (중소기업들이 저렴하게 연수를 받을 수 있게) 시장에서 가격 조절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57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있어 연수생들이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자부했다.

전임과 초빙을 포함해 강사 풀은 8700명 정도 된다. 산업전선에서 수십년 간 몸담아온 현장 전문가를 교수로 모셔오기도 한다. 강의평가가 좋지 않은 강사는 퇴출한다. 교육과정 자체에 대한 평가도 진행한다. 수요조사, 만족도 조사 등을 실시해 연간 10%의 강의를 신설하고 5%는 폐강한다. 매년 5%씩 강의 수가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

황영삼 원장은 “경기가 어려우면 중소기업에서 가장 먼저 줄이는 게 직원 교육에 대한 투자다. 성과가 곧장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메르스 등 불경기 속에서도 중소기업연수원 수강생은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연수원 수강생은 전년보다 17.8% 늘어난 5만6800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