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사이 두고 父子가 펼치는 두부가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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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100m 사이 두고 父子가 펼치는 두부가게 이야기 가업 이은 박가두부 박명원 대표…“성실한 상인은 고객이 먼저 안다”

기사입력2016-07-13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에 있는 박가두부 ©중기이코노미

‘박가두부’의 하루는 아침 7시 어김없이 콩을 삶는 일로 시작한다. 1년 가까이 반복해온 일상이지만, 아침잠 많은 29살 청년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이 아직 힘겹다.

2대째 가업을 잇는 박가두부(서울 잠실 새마을전통시장) 박명원 대표는 40년 넘게 두부장사를 해온 초당두부집 장남이다. 그에게 시장은 동네 놀이터만큼 익숙한 공간이다. 어려서부터 시장에서 장사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탓에 그는 개인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박 대표는 “부모님께서는 ‘더 많이 공부해 다른 일 하라’고 하셨지만 결국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박가두부 박명원 대표와 그의 부친이자 초당두부 대표인 박경근씨 ©중기이코노미

박 대표는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고, 창업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할만큼 창업에 관심을 두었다. 졸업 후에는 전공과 관련한 회사에서 5년간 직장생활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직장생활하는 내내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수동적으로 일하는 삶이 아닌 능동적이고 열정이 꿈틀대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창업 후 1년여 시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직장생활에서 배운 점도 많았고, 현장에서는 인내심과 사람을 만나는 방법을 배웠다”고 그는 말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그가 선택한 일은 부모님의 일을 배우는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줄곧 지켜보며 도와온 일이어서 시장문화는 익숙했다. 그렇게 일년여 기간동안 부모님 가게에서 배우며 일하다가 마침 시장안에 빈점포가 생겨 그곳에 자신의 가게 문을 열게 된다. 부모님 가게에서 불과 100여미터 떨어진 곳이다.

옆에 똑같은 두부가게가 있으면 두 곳 모두 장사에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부모님 가게는 이미 단골고객층이 확실해 그런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가장 훌륭한 멘토가 곁에 있어 항상 감사하다”고 했다.

박가두부 박명원 대표는 40년 넘게 두부장사를 해온 초당두부집 장남이다. 어려서부터 시장해서 장사하는 모습을 보고자란 탓에 박 대표에게 시장은 동네 놀이터만큼 익숙한 공간이다. ©중기이코노미

인터뷰 도중 박 대표의 부친 박경근씨가 박가두부로 들어왔다. “오후에 얼마나 했냐”는 질문에 “한솥”이라고 박 대표는 익숙한듯 답했다. “내가 손님 많이 줬다”며 웃는 박경근씨는 아들이 곁에 있어 든든한 모습이다. 그는 아들에게 “진실하게 장사해라. 진실한 사람은 더 좋은 제품을 만들지만 진실하지 못한 사람은 이익만 많이 남기려 한다”며 “성실한 상인은 고객이 먼저 안다”고 조언했다. 이어 “물건을 포장하고 진열하는 방법이나 홍보하는 방법 등은 내가 배울점이 많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성숙된 상권인 시장에서 젊은 사람이 창업을 하면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시장에서의 영업은 노동강도도 강하고 매일 똑같은 일의 반복입니다. 아직 나이가 어려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여행도 가고싶지만 동네장사라 쉬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또 주변 상인과의 관계도 중요해 행동도 조심스럽습니다”

지난해 8월 오픈해 이제 조금씩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박 대표. 균일한 품질로 제품을 생산해 내는게 가장 어렵지만, 3~4년은 더 집중해 전문성을 키우고 이후에는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