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와 삼성웰스토리 사례’ 방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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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현대글로비스와 삼성웰스토리 사례’ 방지법 총수사익편취금지법 개정안…현대, 삼성 어떻게 도망갈까

기사입력2016-08-11 18:45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대 대기업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율이 50% 이상인 기업이 전체(926곳)의 28.2%인 261개사로 조사됐다. 재벌닷컴이 자산 순위 20대 그룹의 2015회계연도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곳중 1곳이 계열사의 일감에 의존해 생존하는 ‘캥거루 기업’이다.

대기업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시스템통합업체(SI)들은 일감 몰아받기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삼성그룹의 삼성에스디에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73.2%, 금액으론 3조원을 넘었다. 롯데그룹의 롯데정보통신(86.2%), 한진그룹의 한진정보통신(75.6%)의 내부거래 비중은 더 높다. LG그룹의 이노위드, 씨에스리더, 아인텔레서비스, 씨에스원파트너, 위드유 등은 계열사 의존도가 100%다. 계열사의 지원이 없으면 단 하루도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위아(56.6%)와 현대모비스(50.4%)의 내부거래 비율도 50%를 넘겼다.

올해 정부예산이 386조원. 그런데 20대 그룹 계열사들의 전체 내부거래액이 149조원이다. 대한민국 정부예산의 38%가 넘는 돈을 20대 그룹 계열기업끼리 주고받은 것이다. 대기업이 돈을 벌어 국가경제 규모가 아무리 커져도 99% 국민의 삶이 전혀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을 또 다시 확인한 셈이다.

일감 몰아주기 행태는 중소기업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봉쇄하는 불법행위다. 또 재벌 총수 입맛에 맞는 특정 기업으로 부를 이전시킴으로써 관련 기업의 이익을 공유해야 할 주주와 종업원의 몫을 도둑질한 것이다.

반시장질서행위와 도둑질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2013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총수일가 사익편취금지 규정을 만들었다. 사익편취금지의 대상은 총수일가가 상장회사의 지분 30% 또는 비상장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직접 보유한 경우다. 그러나 이 규정은 기업이 사업부분 조정 또는 일부 지분 매각만으로도 손쉽게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실제 사익편취금지 규정 발효에 앞서 현대글로비스(대주주 정의선, 정몽구)는 주식을 매각해 지분율을 29.99%로 낮췄다. 30% 제한선 밑으로 숨어버린 것이다. 구 삼성에버랜드(대주주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은 급식사업부문인 삼성웰스토리를 떼어 내어 자기 것이 아닌 양 숨겼다. 직접보유 금지규정에서 도망간 것이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를 보완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지난 5일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대상이 되는 계열회사의 지분율 요건을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20%로 단일화했다. 현대글로비스 사례 방지법이다. 또 규제대상 지분율 요건을 판단함에 있어 총수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경우 외에 다른 계열회사를 통해 간접으로 지배하는 경우 즉 간접지분도 포함하도록 했다. 삼성웰스토리 사례 방지법이다. 이제 현대와 삼성이 또 어떤 방패를 들고 나올지, 그 방패가 국민의 따가운 질책이란 칼을 막을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