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선택제, 비정규직이면 인건비 지원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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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시간선택제, 비정규직이면 인건비 지원없다 정규직 상응 노무원칙 적용…성과급·고용보호 등 차별금지

기사입력2014-04-04 06: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지난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시간선택제 파트너십 프로그램’ 설명회 모습.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12월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가 직장인과 구직자 1467명을 대상으로 2014년 ‘올해 취업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이슈’를 조사한 결과 45.5%가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등장’을 꼽았다. 또 올들어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이 본격 시행되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서도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행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가 지난해 12월 기업 인사담당자 2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의사가 있는 기업은 37.6%인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 이유에 대해서는 ‘고용의 탄력성을 유지하면서 전문 인력을 사용하기 위해’가 40.0%로 가장 많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시책에 부응하기 위해’가 29.0%로 뒤를 이었다.

응답기업의 14.0%는 ‘기업의 인력비용을 절감하기 위해’라고 답하기도 했다. 고용의 탄력성과 더불어 인력비용 절감이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의 중요한 이유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파트너십 프로그램’에서 고용노동부 윤수경 시간선택제 일자리 사업팀장은 이런 자료들을 근거로 시간선택제가 확산되고 있다며 다양한 기업들의 도입사례를 소개했다. 윤 팀장은 “시간선택제의 컨셉은 시간의 질과 시간에 대한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며 시간선택제가 종업원과 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을 두고 비정규직 확산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기업 현장에서도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비정규직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일일 근무시간을 보면 분명 정규직과 다르지만, 노무원칙을 엿보면 정규직과 유사한 면도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이 인력비용 절감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지를 계량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칙적으로 말하면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정규직일 수도 있고 비정규직일 수도 있다. 비정규직으로 운영해서는 안된다는 법이나 규정은 없다. 하지만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때 등에서 정규직에 상응하는 노무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또 비정규직으로 운영할 경우에는 정부지원금 일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성과급, 통근비, 고용보호 등은 정규직과 차별금지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시간선택제 도입·운영 안내서’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근로자는 현행 근로기준법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상 ‘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 따라 다른 형태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남녀의 성,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근로조건 상의 차별이 금지된다. 또 같은 사업 또는 사업장이 같거나 비슷한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근로자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해서는 안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시간선택제 도입·운영 안내서’ <자료=고용노동부>

단시간근로자의 모집공고를 할 때는 구직자가 단시간근로자 채용임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근로유형과 근로시간, 근로계약기간을 별도로 정할 때는 계약기간 등에 대해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법에 따라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하고 교부해야 한다.

▲임금은 시간급 원칙=임금의 경우 시간급을 원칙으로 하며, 시간급 임금을 일급 통상임금으로 산정할 경우에는 1일 소정근로시간 수에 시간급 임금을 곱해서 정하면 된다. 1일 소정근로시간수란 4주동안의 소정 근로시간을 4주동안의 통상근로자의 총 소정근로일수로 나누면 된다.

성과급은 근로시간에 비례해서 지급해야 한다. 복리후생 중 분할 가능한 금전적 대가는 근로시간 비례원칙을 적용하되, 통근비나 중식대 등 분할할 수 없는 경우는 통상근로자와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기간제근로자에게 통근비와 중식대를 차별지급해서는 안된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근거로 소개했다.

퇴직금은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1년 이상 근무한 단시간근로자에 대해 평균임금의 30일분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통상근로자로 재직하던 중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근로자에게는 전일제 근로기간에 대해서는 전일제 기준으로, 시간제 근로기간에 대해서는 시간제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퇴직금이나 임금, 보상금, 그밖의 금품 지급은 근로관계 종료 사유가 발행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근로관계 종료에 대해 “통상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계약기간의 만료, 정년, 합의해지, 단시간근로자의 사망 등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간선택제 근로자에 대해서도 정년 개념이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사유인 ‘정당한 이유’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초과근로시 가산수당 적용=초과근로를 시키고자 할 때는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경우 1주 12시간 이상을 초과해서 근로시킬 수 없다. 법정근로시간은 1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로한 경우에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사회보험의 경우 통상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고용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휴일은 동일, 연차는 시간단위로 부여=휴일의 경우 유급휴일, 생리휴가와 산전후 휴가의 부여는 통상근로자와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 경조휴가 등 약정 휴가는 통상근로자와 마찬가지의 휴가일수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 경조휴가 등의 경우 근로자의 일신상의 사유로 인해 특정일을 온전히 휴무하게 하는 성격이어서 시간비례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연차휴가의 경우 시간 단위로 부여한다. 이는 근로일별 근로시간이 불규칙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연차유급휴가와 휴일·휴가수당의 계산은 근로시간 비례의 원칙이 적용된다.

▲정규직만 인건비 지원, 사회보험료는 비정규직도 지원=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 임금의 50%를 1년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중소기업은 월 80만원, 대기업은 월 60만원 한도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