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바람과 직원의 요구를 조정·통합하라

프린트

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CEO의 바람과 직원의 요구를 조정·통합하라 미래(TO-BE)를 분명히 하고 현재(AS-IS)를 파악해 인사제도에 반영

기사입력2016-11-03 00: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인스파트너와 함께하는 HR ⑧중소·중견 인사제도 설계:방향] 인사제도 뿐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맞춤형’이란 말이 많이 나온다.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중소기업 관련 통계’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 사업체 수만 354만개에 이른다. 354만분의 ‘1’ 각각에 대해 맞춤형을 제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사컨설팅 전문기업 아인스파트너의 김종연 솔루션 프로듀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취재에서 “인사제도 중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목표관리제)가 유명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을 보고 도입한다고 해서 성공하지 못한다. 또 대기업 제도가 모든 기업에 맞는 것도 아니다”라며 “인사는 우리회사에 맞는 과제를 먼저 파악해 그에 걸맞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인사제도는 기대되는 역할과 성과 그리고 보상을 연결한다.<자료=아인스파트너>

역할과 성과, 보상을 연결하는 것이 인사제도의 기능

기업에 맞는 맞춤형 인사제도를 설계하기 위한 첫번째 작업은 우리기업에 맞는 인사제도의 방향과 콘셉트를 설정하는 것이다. 시중에 알려진 인사제도나 대기업 제도를 중소기업에 적용했을 때 적합하지 않은 이유는 시작점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인사제도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사람과 직무 그리고 임금 3가지 요소 모두의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이 밸런스는 기업이 원하는 인사제도의 방향 및 콘셉트를 반영해야 하는데, 외부 제도를 그대로 가져오면 밸런스를 맞출 수 없으니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되는 것이다.

김 프로듀서는 “기업이 일반 직원에 비해 높은 연봉을 주고 회계사를 고용하는데, 정작 업무내용을 보면 세금계산서만 끊는 것이 대다수”라며 “반대로 능력은 뛰어난데 일 자체의 난이도가 부족하고 보상도 적다면, 업무에 대한 성취감이나 동기부여도 되지 않을뿐더러 더 큰 보상을 찾아 이직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인사제도는 단순히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임금과 보상은 얼마나 줄 것이냐의 내용만 담는게 아니다. 우선 기대하는 역할을 명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기대하는 역할을 직급에 따라 구분하고, 그에 맞는 성과가 나와야 하는 것이고 그 성과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후 역할에 걸맞는 행동과 성과를 내고 있는지, 거기에 따른 보상은 제대로 주어지고 있는지를 봐야한다. 다시말해 인사제도를 ‘설계한다’ 또는 ‘만든다’라고 하면 기대하는 역할, 역할에 맞는 성과와 행동,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는 세가지 부분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인사제도 설계는 기업의 목표와 동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자료=아인스파트너>

경영자, 직원, 설계자의 관점을 조합하는 과정 필요

원하는 인사제도의 방향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한 기업내에서도 직무와 직급에 따라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고, 그에 따라 기대하는 역할과 성과도 다르다. 경영자라면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볼 것이며, 직원들은 ‘적용되는 인사제도가 나에게 이득일까 아니면 손해일까?’를 생각할 것이다. 인사제도를 직접 설계하는 인사부서 또는 인사부 직원이라면 ‘실제로 적용가능한 제도일까?’라는 것이 우선 고려사항이다.

이와 관련 김종연 솔루션 프로듀서는 “인사제도가 존재해도 기업내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며 “CEO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데, 임원이나 직원들이 거부반응을 보이면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이해관계에 대한 조절은 설계단계에서 완벽할 수 없으며 적어도 한번의 사이클은 돌리면서 보완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사제도를 설계하고 조직내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게 필수라는 얘기다. 이때 콘셉트는 인사제도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운 후, 조직진단을 통해 목표달성을 위한 과제를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중소기업 인사제도 콘셉트를 명확히 해야 한다.<자료=아인스파트너>

기업의 목표(과제)는 당연히 이익창출이며 인사제도 또한 궁극적으로는 이익창출을 목표로 한다. 이익창출을 위한 인사제도의 첫 걸음은 조직진단을 통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사업전략과 향후 경쟁우위 포인트가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현재 기업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어디이며, 가까운 미래 또는 장래에 어느 위치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목표를 정하고, 어떤 차별화를 통해 시장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선택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에대해 김 프로듀서는 “CEO, 인사부, 일반직원이 기업내에서 가지는 목표의 차이도 하나로 녹여내 인사제도에 반영해야 한다”며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성과를 내기 위한 변화의 포인트를 정해야 한다. 직원들이 지향하는 목표의 차이를 조정하고 통합하기 위해 면담·평가항목 반영·회의 등의 공유과정을 거치면, 새로운 인사제도에 대해 엉뚱하다거나 불편하다는 직원들의 생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이익창출을 위해 단계별로 필요한 중간목표와 조직의 강약점 그리고 구성원의 보폭을 조정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과제를 반영하라

목표를 정했다면 중장기 사업전략에 직원과 조직의 이상적인 상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영업직을 예로 든다면 고객을 늘리고 매출을 성장시키기 위해 ‘특정고객 의존도를 낮춘다’, ‘수익 채널을 다양화 한다’, ‘코스트를 낮춘다’, ‘차별화된 솔루션을 개발한다’, ‘신속·적절한 고객대응에 나선다’, ‘솔루션 인력을 풍부하게 보유한다’ 등의 상태를 설정할 수 있다.

이상적인 상태를 분명히 했다면 현재 기업의 직원과 조직의 현재(As-is)를 파악할 순서다. ‘임금수준이 낮다/높다’, ‘현 제도의 이해도가 높다/낮다’, ‘현 제도가 전략에 맞다/맞지 않다’, ‘평가가 객관적이다/주관적이다’, ‘기업목표가 직원 개개인과 공유되고 있다/그렇지 않다’ 등 기업의 현주소를 알아야 한다. 이때 직원들과 개별적인 인터뷰를 하는 것 보다는 전문툴을 활용하거나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해 답변을 받는 것이 더 좋다.

김 프로듀서는 “기업에 존재하는 문제점들이 직원들이 몰라서 문제인건지, 아니면 알고 있지만 기업내 제도나 문화가 합리적이지 못해서 문제인지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대면 인터뷰 보다 앙케트가 효과적인 이유는 결과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어 막연함이 사라지고, 인사제도 개편에 대한 명분이 된다”고 했다. 또 “대면 인터뷰를 통해 조직현황을 파악하다 보면 인터뷰에 참여한 직원만 또는 영향력이 큰 특정인물의 의견이 강하게 작용한다”며 “전 직원이 기업조직의 현재 모습과 현 인사제도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향에 대해 말하고 이를 인사담당자가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사제도의 방침은 실현하고자 하는 ‘결과’가 아닌 ‘상태’를 반영해야 한다.<자료=아인스파트너>

이상과 현실을 알았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나온다. 이 과제를 ‘경영비전을 인사제도에 반영한다’, ‘직종, 계층마다 기대역할·성과를 명확히 하고 이에 따라 평가기준을 작성한다’, ‘기본급을 유지하면서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는 임금제도를 구축한다’, ‘공헌도 높은 사원들이 기업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매력적인 처우를 실시한다’ 등 과제를 등급·평가·임금제도로 구분하고 명확히 한다.

해결과제까지 명확히 했다면 마지막으로 인사제도의 방침을 정해야 한다. 김 프로듀서는 “예를들어 학생이라면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노력을 통해 ‘용돈을 더 받는다’, ‘부모님이 기뻐하신다’, ‘반에서 상위권에 든다’와 같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상태)가 있다”며 “인사제도의 방침은 ‘의욕을 갖고 잘하는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촉진시킨다’와 같이 인사제도가 잘 운영됨으로써 기업이 어떤 상태에 도달할 것인가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