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닝·지린·헤이룽장 ‘낯익은’ 동북3성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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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랴오닝·지린·헤이룽장 ‘낯익은’ 동북3성 뜬다 中 신동북진흥전략 내세워 제4 경제축 개발…소비재·농식품 유망

기사입력2016-11-28 13:55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 ⑥동북권역 동북3성(라오닝·지린·헤이룽장)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권역별로 차별화된 접근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권역만 놓고봐도 넓고 다양해, 시장진출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를 따로 찾기가 쉽지 않다.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는 중국 관련 여러 전문가들의 분석과 관련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 등을 토대로 주요 시장의 특징 및 진출 유망분야를 정리했다. 이를 통해 중국 해당지역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는 기본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중국 내수시장은 화북권역, 화동권역, 동북권역, 화중권역, 화남권역, 서남권역, 서북권역 등 총 7개 권역으로 나눴다. 이번에는 여섯 번째로 동북권역의 동북3성이다.

동북3성은 중국의 최동북에 위치한 랴오닝성(遼寧省), 지린성(吉林省), 헤이룽장성(黑龍江省)을 말한다. 이들 지역은 중국의 대외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차항출해(借港出海)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충지다. 일대일로란 중국이 추진 중인 신(新)실크로드 전략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一帶)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一路)를 의미한다. 또 차항출해는 동해쪽에 항구가 없는 중국이 북한이나 러시아의 항구를 빌려 진출한다는 동해 진출 전략이다.

코트라 조사를 보면 2013년 기준 동북권역의 총 인구는 1억976만명(8.1%), 1인당 소비 지출액은 1만6041위안(중국 평균 1만9878위안) 수준으로 권역이 비교적 작다. 그러나 동북진흥정책으로 인해 신흥 중산층이 부상하고 있고, 권역 내 소득격차가 상대적으로 적다. 중국 7대 권역 중 화동, 화북 다음으로 도시화율도 높다. 이와함께 조선족이 많아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곳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전통적으로 철강과 기계장비, 자동차, 조선업 등 제조업이 강세다. 근로자의 반 이상이 제조업에 종사한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중국 최대 철강공장인 안산철강, 중국최초 자동차 제조업체인 창춘이치, 중국 최대 유전인 다칭유전 등 자원형 대기업이 많다. 자원이 풍부해 광물자원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띤다. 2011년 기준 동북3성 전체 광공업 생산 가운데 광산 및 금속, 비금속광물 제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농업 역시 주요한 산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2년에서 2012년 사이 동북3성의 곡물생산량은 연평균 5.3% 증가했으며, 2011년 이후로는 연간 1억톤 이상의 곡물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중국 전체 곡물생산의 18~19%를 차지한다.

신(新)동북진흥전략의 거점…첨단산업 육성 등 지역개발

개혁개방 이전까지만 해도 철강 생산량만 중국 전체 생산량의 2/3를 차지하고, 전체 공업생산량 역시 16.5%를 차지하며 막강한 경제력을 자랑하던 동북지역은 1990년대 이후 쇠퇴의 길을 걸었다. 중국내 ‘동북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하지만 동북3성에 대한 개발정책(이하 동북진흥정책)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동북현상의 의미가 ‘지역경제 재건’으로 바뀌었다. 또 지난해 8월 중국정부는 시장경제 활성화와 국유기업 개혁, 첨단산업 육성, 전방위적인 대외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역개발정책인 ‘신(新)동북진흥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동북진흥을 다시 한번 강조할 정도로 동북3성 개발에 관한 중국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헤이룽장성=헤이룽장성 정부는 신소재, 바이오, 신에너지, 신농기구장비 제조, 교통운수장비 제조업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투자규모가 1억위안 이상인 100개 첨단기술 프로젝트와 100개 자원심층가공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100+10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투자 예상규모는 총 1612억6000만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6월말 현재 177개 프로젝트가 시행 중이며, 실제 투자규모는 97억위안 정도다. 이 가운데 첨단기술 프로젝트의 투자규모가 59억8000만위안(61.6%), 자원심층가공 프로젝트가 37억2000만위안(38.4%)이다. 그 밖에 이곳이 곡창지역임을 고려하면, 친환경 농업과 웰빙농산물 브랜드 개발 등도 집중 추진될 전망이다.

◇랴오닝성=랴오닝성 정부는 차세대 정보기술, 신에너지, 신소재, 바이오, 에너지절약, 친환경산업을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지정·육성하고 있다. 주요 도시인 선양(瀋陽)에 첨단장비 제조업 발전 촉진을 위해 ‘중국-독일 첨단장비 제조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스마트제조업·로봇·스마트자동차 제작·첨단장비제조 등에 뛰어난 독일기업을 유치해 합작형태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랴오닝성은 중공업 산업의 중흥을 추진하면서 올 1~8월 랴오닝성의 CNC 공작기계 생산량은 약 4만대, CNC 비중은 전년대비 11.1%p 상승한 61.7%를 기록했다. 또 다롄 공작기계 그룹은 최근 중국 현지 자동차제조사 BYD로부터 9000대 공작기계를 수주해 30억위안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린성=지린성은 세계 3대 옥수수 생산지대 중 하나로, 옥수수 줄기 이용량만 2300만톤에 달한다. 지린성정부는 곡물과 줄기를 원료로 한 바이오알코올,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매스 연구개발과 유기농비료 및 농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약, 바이오, 전자·정보, 신소재, 신에너지 자동차, 첨단기계제조, 에너지 절약, 친환경 산업 등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소비재 농식품 경쟁력 있어…2·3선도시 수요 늘 전망

중국정부가 신동북진흥전략을 통해 동북3성을 중국의 주장삼각주, 창장삼각주, 환발해지역과 함께 제4의 경제축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에 따라 한중협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 지역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운데다 음식문화나 정서, 기질 등이 비슷해 문화적 유대감이 깊다. 특히 동북3성 지역에 거주하는 4만4000여명의 한국인들과 우리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160만 중국동포들이 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소비축이 만들어지면서 화장품을 포함한 각종 소비재, 농식품의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재 가운데 각종 생활용품과 뷰티·미용용품이 유망품목으로 꼽힌다. 코트라는 한국산 주방용품, 욕실용품, 가정용품 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품질이 좋고 디자인이 세련돼 중국산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한국산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분석했다. 선양, 다롄 등의 1선도시에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경쟁이 심한 편이지만 개방도가 낮은 2·3선도시(안산, 푸순 등) 위주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 동북3성은 전통적인 곡창지대로 이와 관련한 가공·제조업이 몰려 있다. 선도기업들은 각종 조리제품과 유제품을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녹색식품 개발에 애쓰고 있다. 한국식품 브랜드 진출이 늘어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으나,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해 시장잠재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신동북진흥전략으로 도로, 교통, 통신 등 각종 인프라건설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설비제조업, 건축자재, 물류협력분야 또한 한국기업이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