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브랜드 의지해 온 중소기업, 추락하는 국격에 ‘쩔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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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국가브랜드 의지해 온 중소기업, 추락하는 국격에 ‘쩔쩔’ 전 세계에 조롱 확산되기 전 국격 회복 방안 찾아야

기사입력2016-11-29 18:19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과 일간 워싱턴포스트,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외신들은 “샤머니즘 스캔들이 한국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며 대서특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한국의 장기적인 경제전망과 신용등급, 한국의 국가신용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매체 뿐인가. 한국에 관심이 많은 여러 외국인 지인들은 최근 부쩍 국내 상황을 묻는 일이 잦아졌다. 일반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이 땅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앞으로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지켜봐야겠지만, 국정농단 사건은 최근 한류로 상승세를 타던 국가이미지에 타격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애써 가꿔왔던 ‘국격’이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표절 논란이 일었던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지난 7월초 문화체육관광부는 “역사적 자산과 문화를 소재로 국가이미지 제고를 추진하는 브랜드”라고 설명했다.<자료=문체부>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해외판로를 개척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의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정부나 공공기관을 통한 해외진출이다. 대한민국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면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화장품이 그렇다. ‘K뷰티’ 영향으로 중소 화장품기업의 해외진출이 탄력을 받았다. 국가브랜드가 높을 경우 해당 국가에서 생산하는 제품 이미지도 덩달아 오르고 수출하는데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한번쯤 A국가의 제품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거린 반면 B국가의 그것에는 고개를 갸우뚱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책임져야 할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과 정부가 스캔들의 중심에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중소기업에는 악재다.

박근혜 정부는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취임 첫해 문화체육관광부 새해 업무계획에 국가브랜드 개발을 1순위로 내걸었고, 대한민국을 세계에 전하는 국가브랜드 공모사업도 추진했다. 하지만 대통령 자신 때문에 ‘공든 탑’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아니 무너지고 있다. 국민 한명 한명이 피와 땀으로 쌓아놓은 국격이 말이다. ‘그 나라에서 그런 일이 있었지?’라는 조롱이 전 세계에 더 확산되기 전 국가브랜드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