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슈퍼 적합업종 지정하고 법제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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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동네슈퍼 적합업종 지정하고 법제화 하자” 공동물류센터·현대화사업 지원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기사입력2016-12-11 00: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마트나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마트에 이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같은 SSM(기업형 슈퍼마켓) 또 거기에 GS25, CU, 홈플러스 365플러스 편의점까지…. 골목상권이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 이미 동네슈퍼가 이를 홀로 막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의 강갑봉 회장은 “유통업계 대기업들이 중소상인들과 상생하지 않는다면, 동네슈퍼뿐만 아니라 골목상권 전체가 죽게 된다”고 경고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사무실. ©중기이코노미

연합회는 전국 49개 협동조합, 2만여명이 가입한 연합회다. 회원 모두가 골목상권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다. 2만여 회원 모두 하나같이 어렵다는 것이 강 회장의 하소연이다. 경남 거제에서 직접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강 회장은 “최근 10년간을 보면, 동네슈퍼도 경쟁이 심해졌다”며 “FTA가 체결되면서 외국계 유통기업까지 들어오고 이마트·롯데마트 같은 대기업들도 골목상권에 진입하면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전통상업보존지구나 전통시장으로부터 1km이내에 대형마트나 준대규모마트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협의를 해야 한다. 그러나 마트의 규모를 좀 줄여 SSM 형태로 시장에 진입하면, 지자체와의 협의 자체가 필요없다. 결과적으로는 대기업이 교묘하게 규제를 피해 진출하고 있는 셈이다. SSM이 진입할 정도의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곳에는 규모를 줄여 대기업 계열의 편의점이 어김없이 찾아 든다. 강 회장에 따르면, 편의점이 급성장할 때 동네슈퍼는 28%가 줄어들었다.

강 회장은 “대형마트와 동네슈퍼의 갈등이 갑과 을의 갈등이라면, SSM과 동네슈퍼는 을과 병, 편의점과 동네슈퍼는 병과 정의 갈등”이라며 “갑인 대기업에 목소리를 전달하려해도 대기업은 을과 병을 내세우고, 정작 자신들은 뒤에서 바라보고만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연합회는 슈퍼마켓을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줄 것과 또 적합업종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강 회장은 “동네슈퍼가 없어진 자리에는 다른 중소상인의 동네슈퍼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편의점, SSM과 같은 대기업 브랜드가 차지한다”며 “모 대기업 편의점의 경우 동네슈퍼에 브랜드 변경을 요구하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높게 제시해 동네슈퍼의 자리를 뺏는 행태를 반복해서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슈퍼업계도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법제화해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부터 중소상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동물류센터, 현대화사업 통해 동네슈퍼 경쟁력 제고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은 “직접 슈퍼마켓을 운영하면서 지난 10년은 동네슈퍼가 살아남기 어려운 시기였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연합회는 이와함께 동네슈퍼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들어 2015년부터 연합회가 ‘중소유통공동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동네슈퍼가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연합회에서 조합원의 주문을 받아 물품을 공동구매하고 유통시킴으로써 단가를 낮춘 것이다.

강 회장은 “과거 대기업 제조업체들이 대리점을 끼고 물품을 납품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리점없이 직접 마트로 납품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제조업체와 동네슈퍼가 직접 거래를 하면 소량에 불과해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공동물류센터를 통해 대량구매함으로써 단가를 낮춰 소비자에게 싼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공동물류센터는 슈퍼마켓 영업등록을 하고 연합회에 가입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 제조업체들의 협조가 부족하다. 연합회에서 찾아가 협상을 요구해도 ‘영양가가 없다’며 거부하기 일쑤다. 연합회는 공동구매 품목과 공급업체를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기업과 접촉중이다. 강 회장은 “골목마다 있는 동네슈퍼를 생각하면 한번 거절당해도 두번, 세번 찾아갈 수밖에 없다”며 “공동구매가 활성화되면 소비자에게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고 또 상인들의 소득도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합회는 ‘코사마트(KOSA MART)’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동네슈퍼의 이미지를 높이고, 자체 PB상품도 개발 준비중이다. 또 창업·경영개선교육과 함께 간판·진열대 교체, 위생·청결상태 개선 등 동네슈퍼 현대화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무턱대고 보호와 지원만 바라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동네슈퍼를 보면 10년, 20년된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는 가게도 있고 실내가 청결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며 소비자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 위생·청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연합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교육과 홍보를 하고, 시설개선 자금지원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강 회장은 동네슈퍼도 소비자에 맞춰 변할 것을 주문했다. “소비자들이 골목상권과 동네슈퍼를 생각해주는 만큼, 동네슈퍼도 변해야 살아남는다. 정부가 나서 보호해 줄 부분을 보호해줘야 하지만, 여기에만 기대서는 안된다. 연합회에서 동네슈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