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관심있으면 FTA ‘A부터 Z까지’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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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CEO 관심있으면 FTA ‘A부터 Z까지’ 알수 있다 “中企, 공익관세사제도와 AEO 활용”…서울본부세관 노석환 세관장

기사입력2016-12-14 11:10

글 이가영 기자/사진 김성화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본부세관 노석환 세관장 ©중기이코노미

우리나라는 2016년 12월 기준 52개국과 모두 15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특히 지난해 한·중 FTA가 발효돼 전체 교역에서 FTA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67%까지 확대되면서, 이제 FTA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러나 FTA 원산지규정도 복잡하고, 이를 전담할 전문인력과 정보마저도 부족한 대다수 중소기업은 여전히 FTA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또 FTA가 우리 기업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적지않다. 지난해 7월 관세청이 발표한 ‘기업규모별 FTA 수출활용률’을 보면, 대기업은 79.3%가 FTA를 활용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63.9%에 그쳤다.

“FTA라고 하면 직접 수출을 하는 기업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대기업이 협력사를 선택할 때도 FTA 원산지검증이 가능한 업체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제품을 수출하고 사후검증을 받는 경우가 있거든요. 바꿔말해 국내기업이 거래처를 발굴하고 매출을 올리는데도 FTA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수출기업만 FTA를 활용하면 되지 내수기업까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오산’이라는 게 서울본부세관 노석환 세관장의 설명이다. 대기업이 협력사를 통해 부품을 조달하고 완제품을 수출해 사후검증을 받게 되면, 내수기업인 협력사 역시 원산지증명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수출이든 내수든 중소기업이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노 세관장은 당부했다.

FTA 시작단계부터 사후검증 대응까지 전 과정 지원

FTA는 쉽게 말해 둘 이상의 국가가 통상 10년 안에 거의 모든 상품무역·서비스무역 등의 관세를 없애는 국제조약이다. 상품무역과 서비스무역 그리고 투자,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세를 철폐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으로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본부세관은 관세청 산하 관세행정기관으로 관세부과·감면·징수와 수출입품의 통관 및 밀수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이와함께 기업관리중심세관으로서 국내 수출입기업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도 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우선 협정문에서 보장하고 있는 만큼 관세를 절감받을 수 있다. FTA체결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자료만 있으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FTA로 9억3000만달러, 한·EU FTA로 13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관세를 절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속한 통관도 보장받을 수 있다. 한·중 FTA의 경우 48시간 이내 통관처리를 원칙으로 한다. 또 원산지 전자자료 교환시스템(EODES)을 통해 원산지증명서 제출을 면제하고 FTA 심사를 신속하게 처리한다.

이러한 특혜에도 불구하고 인력과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FTA를 잘 알지 못해 제대로 활용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하지만 노 세관장은 CEO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중소기업 현장에 가보면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서울세관을 포함한 국가기관에서 FTA 시작단계부터 사후검증 대응단계까지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놨습니다. CEO의 의지만 있다면 이를 활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노 세관장은 관세청에서 운영하는 ‘공익관세사제도’와 ‘성실무역업체 공인인증(AEO) 지원사업’을 예로 들었다. 공익관세사 제도는 FTA활용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관세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FTA 상담실적이 많은 공익관세사가 직접 업체를 방문해 FTA관련 품목분류 및 원산지증명 관련 상담을 해주고, 제도개선 사항 등 걸림돌을 찾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용도 무료다.

성실무역업체 공인인증(AEO)은 관세청이 인정한 성실무역업체에 대해서는 수출입과정에서 신속통관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법규준수, 내부통제시스템, 재무건전성, 안전관리의 공인기준에 따라 적정성 여부를 심사해 우수업체를 지정한다. 중국 등 13개 국가와 체결한 성실무역업체 공인인증(AEO)에 대한 상호인정약정(MRA)을 활용하면, 수출 상대국의 비관세장벽을 넘는데 도움이 된다.

“기업별 맞춤형 수출지원 프로그램 개발, FTA 전문가 양성”

노석환 세관장은 “중소기업이 FTA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FTA 시작단계부터 사후검증 대응단계까지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한 지원정책이 있으니, CEO가 관심을 갖고 이를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중기이코노미

노석환 세관장은 1993년 제3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후 대구본부세관장, 관세청 통관지원국장, 심사정책국장, 조사감시국장 등 주요보직을 거쳤다. 지난 8월 서울본부세관장으로 취임, 수출기업의 고충 해결을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다.

“과거에는 세관의 기능이 세수확보와 밀수단속 등에 국한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이 확대됐습니다. 또 면세시장과 해외직구가 활성화되면서 세관의 업무영역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흐름에 맞춰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곳곳을 찾고 있는데, 그곳에서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또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노 세관장은 지난 8월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중소 수출입업체가 FTA를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신보호무역주의가 나타나면서 중소기업의 수출여건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우선 중소기업이 FTA를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업별 맞춤형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또 민·관·학 협력으로 FTA 전문가를 양성해, FTA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돕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노 세관장은 또 “국민건강과 사회안전 확보를 위해 불법·부정무역 등의 단속에도 세관의 역량을 집중해 공정한 무역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본부세관은 관세청 산하 관세행정기관으로 관세부과·감면·징수와 수출입품의 통관 및 밀수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이와함께 기업관리중심세관으로서 국내 수출입기업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도 처리하고 있다. 서울본부세관은 관세청 최초 3년 연속 성과관리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