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투자 조세지원 14개 중 11개 내년에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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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세무회계 R&D투자 조세지원 14개 중 11개 내년에 일몰 中企 R&D투자 축소 우려…시행중인 지원제도도 대기업에 집중

기사입력2017-03-14 10:15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조세지원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지원비중은 감소하고 대기업 비중은 증가했다. 게다가 시행중인 조세지원제도 14개 중 11개가 내년에 일몰(1개는 2019년 일몰)을 앞두고 있어 R&D투자 조세지원 규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중소기업 R&D투자 활성화를 위해 현행 R&D 조세지원제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시행중인 R&D 조세지원제도를 보면, 1975년에 만들어진 ‘연구 및 인력개발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제도’를 비롯해 2014년 ‘기술이전 조세지원제도’와 ‘기술혁신형 M&A 등 개방형 혁신 관련 조세지원제도’ 그리고 올해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투자 세액공제제도’ 등 연구개발·자산취득·기술사업화·인력활용 등의 분야에서 14개가 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14개의 R&D 조세지원제도를 통한 감면액은 2014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조세지출예산서를 보면, R&D 조세감면액은 2012년 2조9036억원에서 2013년 3조186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15년에는 3조389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1471억원이 줄었다. 2016년 전망치는 2조2756억원으로 2015년 대비 7633억원(25.1%)이 감소했다. 감소추세라고 진단하기에는 그 하락폭이 크다.

줄어든 금액의 대부분은 기초적인 R&D 조세지원제도라 할 수 있는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다. 매년 R&D 조제지원감면액의 약 90%를 차지하는 공제액이다.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액은 2015년 2조8158억원에서 2016년 2조802억원로, 1년만에 7356억원(26.1%)이 급감했다.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규모도 2014년 2012억원에서 2016년에 1464억원(27.2%) 감소했다. 연구·인력개발준비금 손금산입제도 역시 2013년 830억원에서 2016년 161억원으로 80.6% 급감했다. 2015년에 처음 시행된 기술혁신형 합병 및 주식취득에 대한 세액공제도 23억원에서 2016년 5억원으로, 78.2% 줄었다. 지방세에 해당하는 기업부설연구소용 부동산에 대한 감면도 예외가 아니다. 2013년 734억원에서 2015년에 480억원으로, 34.6% 줄었다.

<자료=중소기업연구원> ©중기이코노미

이에대해 중소기업연구원의 노민선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2013년에서 2014년에 개편된 조세제도의 영향이 이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R&D 분야가 국세감면액 단일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조세제도 개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2016년 뿐만 아니라 2017년까지도 R&D 조세감면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세지원 규모가 줄어들게 되면, 중소기업 R&D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중소기업 기술통계 조사 보고서’를 보면, 기술개발 추진방법으로 89.9%가 ‘자체(단독)개발’이라고 답했다. 또 기술개발 투자비 조달방법은 ‘기업 내부자금(77.7%)’, ‘외부조달 (22.3%)’ 순이었다. 10개 기업 중 7~8개 기업이 기술개발 추진부터 이를 위한 자금조달까지 기업 스스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개발 투자비의 사용처를 봐도 ‘기업내부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88.4%로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외부 공동개발’은 11.6%, ‘기술도입비’는 0.7%에 불과했다.

그러나 R&D를 대상으로 한 조세·인력·자금·시장진출 지원 등 4개 분야 지원제도 중 ‘조세’ 지원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가장 높았다. 2010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기업연구소 등을 보유하고 3년 이상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 503개사를 대상으로 각 지원분야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68.0%가 ‘1개 이상의 조세지원제도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또 같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R&D에 있어 자금과 관련한 애로사항이 가장 컸다. ‘기술개발의 애로사항’을 물은 결과, 가장 많은 30.4%가 ‘기술개발 자금부족’이라고 답했다. ‘외부기관과의 공동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자체개발 대비 높은 개발비용’(26.0%), ‘국내외 기술도입의 애로사항’에서는 ‘과도한 기술도입비 부담’(22.4%), ‘기술개발 사업화의 애로사항’은 ‘사업화 자금부족’(25.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자금과 관련한 애로사항이 가장 컸음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 단계 자금지원에 대한 활용률은 15.4%에 그쳤다. 결국 현재 자금지원제도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조세지원 규모마저 줄어들면서 중소기업의 R&D투자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함께 기업규모별 연구·인력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6.9%였고,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 및 인력개발 설비투자 세액공제는 3.5%에 불과하는 등 관련 세액공제액 대부분이 대기업 차지다(2015년 기준). 특히 시행중인 R&D 조세지원제도 14개 중 11개는 2018년 일몰예정이다. 기업부설연구소용 부동산 지방세 감면제도는 2019년에 일몰되고, 결국 이후에는 2개 제도만 남게 된다. 중소기업의 R&D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 연구위원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현행 조세지원제도가 ‘R&D투자 촉진’이란 목적과 취지에 맞게 운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조세제도의 효율적 개편을 제안했다. 또 “2016년 R&D 조세감면액 급감은 대·중소기업 모두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성장잠재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