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찍고 코스닥…신속이전·신속합병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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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코넥스 찍고 코스닥…신속이전·신속합병 상장 2020년까지 코스닥 상장 활성화 정책 유지…中企 코넥스 부터

기사입력2017-03-23 18:17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코넥스 상장의 최대 장점은 코스닥 상장으로 가기 위한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라는 점이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제세동기 및 환자감시 의료기구 제조업체인 메디아나가 코스닥(KOSDAQ) 상장을 처음 시도한 2002년은 코스닥 상장 활황기의 막바지였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100여개의 기업이 상장에 성공했지만, 2002년 이후 기업심사가 강화되면서 그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02년 상장에 실패한 메디아나가 코스닥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1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30억원, 설립 경과연수 3년, 매출액 100억원, 시가총액 300억원, 순이익 20억원 이상 등 외형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 또 기업의 계속성, 경영투명성, 경영안정성에 대한 질적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경영성과가 좋은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이런 요건을 모두 갖춰 단번에 상장하기는 쉽지 않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코넥스 시장을 통해 우회하는데, 그럼에도 코스닥 시장으로 가는 지름길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기술력과 성장성이 유망한 기업 또는 크라우딩펀딩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 자금을 확보한 스타트업은 더 빨리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으로 갈 수 있다. 또 코넥스에 상장된 이후 기업성과가 좋은 기업은 ‘신속이전상장(Fast Track)’제도를 통해, 말 그대로 ‘신속’하게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다. 이외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는 ‘신속합병상장제도’도 있다. 결과적으로 코스닥에 가기 위해서는 코스닥만 쳐다보지 말고, 우회하는 길을 통해 가도 목적지에 더 빨리 도달하는 방법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코스닥으로 가기 위해서는 횡령·배임·분식회계 등의 불법행위가 없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코넥스 통해 코스닥 간다 “내실 다질 수 있다”

메디아나의 코넥스 상장과 코스닥 상장을 도운 KB증권의 ECM1부 신정목 이사는 인천 영종스카이리조트에서 22일 열린 ‘코넥스·코스닥 상장 심화설명회’에서 “메디아나가 코스닥 상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넥스 상장을 통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2020년까지는 코스닥 상장 활성화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이 기간 동안 코넥스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코스닥 및 코넥스 상장요건 비교

<자료=한국거래소> ©중기이코노미

코넥스 상장은 코스닥과 달리 외형적 요건을 보지 않으며, 15영업일이면 직상장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신규상장시 공익과 투자자보호에 부적합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신청기업에 대한 질적심사를 진행한다. 코넥스에 상장되면 자금조달이 용이하며, 코넥스 상장 그 자체가 기업 홍보효과를 가져온다. 충분한 준비없이 코스닥 시장에 도전하기 보다는 코넥스 시장에서 기업을 성장시킨 후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는 것도 기업으로서는 좀 더 내실을 다질 수 있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크라우드펀딩·기술우수기업, 지정자문인 없이 상장 가능

코넥스 상장은 지정자문인을 통한 일반상장이 가장 보편적이다. 코넥스 일반상장을 위해선 증권에 대한 인수업 인가를 받은 금융투자업자 중 1곳을 지정자문인으로 선정해 계약을 맺어야 한다. 지정자문인은 한국거래소 상장심사 전 상장적격성을 심사하고, 상장 후 상장법인에 대한 자본시장 관련 법률자문, 공시·신고업무 대리 및 유동성공급자 업무를 수행한다. 지정자문인은 기업실사 후 상장적격성이 인정되면 외부감사인의 회계정보를 확인하고, 기업실사 내역 등을 포함한 상장적격성 보고서를 작성해 신규상장을 신청한다. 한국거래소는 지정자문인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장심사를 한다.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는 유망기업이라면 지정자문인을 통하지 않고도 코넥스에 상장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업데이타 등 4곳의 기술신용평가기관 또는 보건산업진흥원, 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7곳의 기술전문평가기관 등 모두 11개의 기술평가기관 중 1개사 이상으로부터 BB등급 이상의 기술평가등급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상장에 비해 30일 정도 더 걸린다. 또 벤처캐피탈 등 지정기관투자자의 상장동의를 받아야 하며, 이 기관투자자가 상장신청기업의 지분 20% 이상을 1년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 자금조달에 성공한 스타트업도 지정자문인 없이 코넥스 상장을 신청할 수 있다. 일반 크라우드펀딩 기업은 펀딩규모가 3억원 이상, 참여 투자자 수가 전문투자자 2인을 포함한 50인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거래소 스타트업 시장에 등록된 크라우드펀딩 기업은 1억5000만원 이상, 전문투자자 2인을 포함 20인 이상의 투자자가 참여해야 한다.

‘신속이전상장’ ‘신속합병상장’ 제도 통해 코스닥으로

지난 22일 열린 ‘코넥스·코스닥 상장 심화설명회’에서는 코넥스 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중소기업에 효율적이라는 조언이 나왔다. ©중기이코노미

코넥스 상장의 최대 장점은 코스닥 상장으로 올라가기 위한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라는 점이다. KB증권 신정목 이사는 “2013년 7월 코넥스 시장이 만들어진 시점에 벤처기업이 재태동하는 계기가 됐다”며 “정부가 코넥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코넥스 상장 기업에 대한)코스닥 심사요건을 완화한 것이 가장 큰 메리트”라고 말했다.

코넥스 상장법인 중 뛰어난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면 코스닥 상장에 필요한 외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도 단시간내 상장을 할 수 있는 ‘신속이전상장(Fast Track)’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신속이전상장을 신청하는 경우 자기자본은 10억원 이상, 설립 후 경과연수에 대한 조건은 없으며, 자본잠식률 또한 10% 미만으로 완화해 준다. 코스닥 상장에 앞서 진행되는 질적심사 중 기업계속성 심사도 면제해준다. 45영업일이 원칙인 코스닥 상장 심사기간 역시 30영업일로 더 짧다. 단, 신속이전상장제도를 통한 기업은 코스닥 시장의 건정성 저하와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최대주주 등의 보유주식에 대한 매각제한기간이 일반기업(6개월)에 비해 긴 1년이 적용된다.

신속이전상장 신청요건은 코넥스 상장 후 1년이 경과된 기업이 매출액 100억원·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그리고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다면 신청할 수 있다. 코넥스 상장 후 1년 이상, 2년 미만 기업도 당기순이익 40억원, 자기자본이익률 20%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코넥스를 통해 코스닥으로 가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신속합병상장제도다. 코넥스 상장법인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하는 방법이다. 코넥스 상장 1년 이상 경과된 기업 중 최근 2사업연도에 각각 당기순이익이 10억원 이상 그리고 영업이익이 있어야 하며, 선임기간이 1년 이상 경과한 지정자문인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의 정하원 과장은 “정부에서 2013년부터 코스닥 상장 활성화 정책을 펼쳐왔고, 그 결과 50% 내외의 상장심사 통과율이 2013년 이후 90%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 코스닥 상장이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횡령·배임·분식회계 등의 경영문제가 있었던 기업은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