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개 사회적 경제조직 뭉쳐 양천지역 현안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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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49개 사회적 경제조직 뭉쳐 양천지역 현안 푼다 주거환경 개선, 의료복지병원 설립…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 이정주 이사장

기사입력2017-04-07 17:59

박홍기 기자 (phk4876@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 양천지역에는 친환경 먹거리 등에 대한 소비자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설립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이 많다. 양천지역민 50만명 중 2만명이 조합원일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서, 생협과 나아가 지역문제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의료복지, 교육 등 지역현안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생협조직만으론 충족시킬 수 없기에 양천지역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협업하기 위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지역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정부에서 할 수 없는, 일반 사기업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서로 도와가며 해낼 수 있다는 판단아래 모인 것이다.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 이정주 이사장은 “사회적 경제조직은 주식회사처럼 단순히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필요성을 충족시키려는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강사협동조합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도 있지만, 그 역시 일자리를 만드는 등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 이정주 이사장. ©중기이코노미

49개 사회적 경제조직 참여한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

지난 2013년 양천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의 대표자들이 모여 임의단체인 ‘양천사회적경제협의회’를 구성하고, 이후 2015년에는 44개 조직(현재 49개 조직)이 모인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법인을 만든다. 일반 사회적 협동조합과는 달리, 일종의 협의체·연대체 개념으로 양천지역에 있는 사회적 조직을 전부 아울러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법인체 성격이다.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이나 자활기업에서 생산한 물품을 서로 홍보해주고 소비해준다. 특히 양천지역에는 가방수제공장이 많은데 하청에 하청 그 이상의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정작 수제공장에 돌아가는 혜택도 적고, 막상 직접 판매하려 해도 판로개척이 쉽지 않았지만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이 발벗고 나섰다.

“조합원들과 지역주민들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고 각자의 영역에서 홍보한 결과, ‘LANTT(란트)’라는 브랜드의 가방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사회의 불합리한 유통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해결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마을주민과 함께 조성하는 주민 친화적 도시재생사업”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이 지역사회에 공헌한 사업은 적지않다. 지난해 7월 서울시로부터 ‘목2동 도시재생 희망지사업’을 수탁받았다. 도시재생은 노후화된 지역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 희망지사업은 도시재생사업 개시 전에 주민들이 직접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재생사업 관련 교육을 받는 등 역량을 강화하는 준비단계를 뜻한다. 희망지사업 평가를 통해 사업 개시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목2동은 서울시로부터 주거환경관리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주민 50% 이상의 동의절차를 거치면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된다.

이정주 이사장은 “조합원이 힘을 모아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해 질병의 예방부터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가칭)양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발기인대회.<사진=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

“예전에는 지자체나 정부가 도시재생이란 이름으로 마을을 한꺼번에 뜯어고치면서 거주민들이 쫓겨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반면 우리가 진행하는 도시재생사업은 지역에 놀이터를 개선하거나, 턱이 높은 도로를 깎는 등 주거에 필요한 환경을 마을주민과 함께 조성하는 주민 친화적인 재생사업입니다. 주민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재생 설명회나 간담회를 여는 등 주민이 직접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소비자 중심 병원 운영하겠다”

여러 사업성과에도 불구하고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조례제정이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양천지역내 다양한 사회적 경제조직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허브센터를 통한 체계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그런데 허브센터 지원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조례가 통과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구청장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조례가 2년째 통과되지 않고 있는데 이런 사례는 별로 없습니다. 허브센터를 운영하려면 운영비가 필요한데 예산배정이 안돼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이 자생력을 키우고, 지원사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조례가 올해 꼭 통과돼야 합니다.”

양천경제사회적협동조합의 단기적인 목표 중 하나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이다. 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소비자 중심의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다.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현재 발기인대회까지 마친 상태다.

“영리를 추구하는 병원에서 환자들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합니다. 복지혜택이 있지만 이마저도 중환자가 아니라면 제대로 받을 수 없어, 의료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조합원이 힘을 모아 질병에 대한 예방부터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것입니다. 올해부터 구체적인 사업이 시작된다고 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