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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앞으론 ‘뇌물’주고 골목시장 침탈 못한다
세칙 개정…상생기금 등 금전수수시 자율조정 종료, 강제조정안 제시
- 기사입력2017-04-17 20:39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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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사업조정시 대·중소기업간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 및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세칙’ 개정에 따른 것이다.
17일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2017 중소기업 사업조정제도 지자체 순회교육’에서 소상공인정책국 중소기업사업조정팀 최민혁 사무관은 “사업조정제도는 대·중소기업간 상생과 동반성장이라는데 목적이 있는데 금전을 요구, 제안하는 경우 본래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어 이를 차단하기 위해 시행세칙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중소기업 사업조정제도’는 대기업의 사업진출로 중소기업의 경영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정부가 대기업에 사업의 인수·개시·확장을 연기(최대 6년)하거나 축소(품목·시설·수량)하도록 권고하는 제도를 말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이외 비고유업종의 경우에도 대기업이 과도하게 시장을 잠식해 생기는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 도입됐다. 2009년 제정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다.
즉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 대기업의 시장진출로 겪을 수 있는 퇴출 및 대량실업 등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완화하겠다는 게 입법취지다.
일부 상인에게 ‘상생기금’ 주고 합의 유도하는 사례 많아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청(또는 시·도지사)이 당사자간 의사소통 기회를 마련하는 ‘자율조정’은 사업조정제도의 핵심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쪽에 유리한 권고안을 강제하는 대신 당사자간 고민과 노력을 통해 스스로 합의사항을 찾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기업이 ‘상생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일부 상인들에게 금품을 주고 합의를 유도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문제로 지적돼왔다.
실제 2009년부터 2016년 말까지 제기된 843건의 사업조정 신청 가운데 642건(76%)이 자율조정으로 처리됐다. 상생기금이 자율조정을 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기청은 이와같은 문제점을 인식, 지난달 30일 사업조정 운영과 관련한 시행세칙 일부를 개정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개정안에 따르면 신청인 및 피신청인이 상생기금 등 금전을 요구 또는 제안하는 경우, 신청인 또는 피신청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자율조정회의에 2회 이상 무단 불참하는 경우 조정심의회는 해당 사업조정 안건에 대한 심의를 완료해야 한다.
기존에는 금전지원이 적발되더라도 관련 행정청이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어 상생기금을 받아내는 통로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했다. 또 상생기금의 분배와 활용과 관련 이해관계자 및 공무원이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시행세칙 개정안에 따르면 양쪽이 자율적으로 협약을 마쳤다고 주장하더라도, 금전이 오간 경우 조정심의회가 한번 더 내용을 들여다보고 판단할 수 있다.
금전이 오간 경우 ‘사업조정심의회’가 강제조정
자율조정 개시전 조정관이 신청인·피신청인 협상대표에게 상생기금 등 금전수수 금지원칙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에 동의하는 확인서를 제출받는다. 자율조정 과정에서 금전요구나 제안사실이 적발되면 당사자간 상생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사업조정심의회’가 강제로 협의안을 조정한다. 이 후 조정안을 피신청인(대기업)에게 이행하도록 권고한다. 피신청인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이행 사실을 언론 등에 공표하고, 이행명령을 내린다. 명령을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최 사무관은 “사업조정제도를 이용하면 중소기업의 피해를 완화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마련할 수 있고, 대·중소기업간 갈등해소와 상호이해 기회가 주어진다”며 사업조정제도의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한편 사업조정제도를 이용하고자하는 중소기업자단체(법인자격)는 ▲사업조정신청서 ▲사업조정신청사유서 ▲중소기업자단체의 정관, 구성원명부 ▲사업조정 신청에 대한 이사회의 의결을 증빙하는 서류 등을 준비해 중소기업중앙회에 신청하면 된다.
전통시장 상인회와 같이 특정한 중소기업자단체가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해당지역, 해당업종 중소기업 3분의 1이상 동의를 받은 개별 중소기업이 신청 할 수 있다. 대기업 등이 사업을 인수·개시 또는 확장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그후 중소기업중앙회가 45일 이내에 사실조사를 통해 사업조정절차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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