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정책 모은다고 능사 아니다…협업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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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中企 정책 모은다고 능사 아니다…협업 중요” ‘중기청’은 한계…중기硏 김세종 원장 “지원 플랫폼+협업 시스템”

기사입력2017-05-15 14:1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연구원 김세종 원장은 “중소기업 정책의 핵심 사업부분만 중기부로 이관하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중복성이 있는 창업, 벤처, 벤처캐피털 등의 사업은 중기부로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생겨난다면, 각 부처의 모든 중소기업 업무를 한 군데 모아 공룡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중기부가 중소기업 육성·지원을 위한 기본 플랫폼을 만들고, 그 플랫폼을 많은 부처가 이용할 수 있도록 협업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죠.”

“핵심사업 중기부로 이관, 필요한 부분은 협업 바람직”

중소기업연구원 김세종 원장은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중기부가 흩어진 중소기업 정책을 다 모으는 것 보다는, 정책의 큰 틀을 잡고 각 부처의 정책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소기업 정책의 핵심사업만 중기부로 이관하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다만 중복성이 있는 창업, 벤처, 벤처캐피털 등의 사업은 중기부로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앞에 두고, 예전처럼 칸막이를 치고 정부가 주도해 특정산업을 키우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최근 각광받는 드론산업을 예로 들며, 산업정책 입안 및 실행 과정에서 부처별 칸막이가 가져올 수 있는 한계를 설명했다. 드론을 농업에 이용해 농약을 살포하고 씨를 뿌리고 병충해 예방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드론산업정책을 주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드론이 스포츠와 의료 등 타 산업과 결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에 등장한 신기술 대부분은 융합과 복합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산업과 함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정부주도의 산업정책보다는 기업으로 하여금 산업간·기업간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김 원장은 “4차 산업기술이라고 하는 빅데이터·클라우드·모바일·IoT도 다른 산업과 결합해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옛날 방식의 산업정책으로는 기술변화와 융복합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그러니 중기부가 할 일은 기업의 창의성, 기업이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넓혀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중소기업청에서도 이러한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청’ 단위가 갖고 있지 않은 법률제정권·예산편성권·부처협의권·조정권 등 정부내 위상과 행정적 권한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원장은 “중소기업 정책이 법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타 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시행이 되는데, 우리의 관료문화에서는 ‘청’의 의사가 ‘부’의 의사와 대등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예를 들어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유통산업발전법을 손대야하는데, 산업부에서 유통산업발전법을 관할하다보니 중기청 의견이 반영되기 쉽지 않다. 따라서 타 부처와 대등한 위치에서 정책을 펼 수 있는 힘 있는 정책기관 설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중기부의 과제 “혁신역량강화, 스케일업, 레벨업, 포용적 성장”

김 원장은 향후 중기부가 신설된다면 반드시 해야 할 일로 ▲중기 혁신역량강화 ▲스케일업 전략 ▲레벨업 전략 ▲포용적 성장을 꼽았다.

김 원장에 따르면, 중기부가 중소기업 정책이라는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첫번째로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래부, 산업부 등의 벤처 창업정책, 중소기업 R&D정책 등을 모으고 다듬어 강화된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번째는 스케일업 전략으로 스타트업이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M&A, 사업화, 고용창출, 재도전 등의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레벨업 전략으로 인바운드·아웃바운드 글로벌전략이 필요하다. 인바운드 글로벌화는 해외 관광객을 늘려 내수시장을 글로벌화하는 것이며, 아웃바운드 글로벌화는 해외시장을 개척해 수출을 늘리는 것이다. 또 무역금융 정책도 잡아야 한다. 네번째, 포용적 성장 측면에서 약자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소상공인, 사회적기업 등 공정거래질서와 동반성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협업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업, 네트워킹, 플랫폼 기능…중기부, 가능성 보여줘야”

이와함께 다른 부처들은 중기부가 안착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기부가 생겨 흐지부지되면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미래부, 산업부 등 타 기관에서의 업무이관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생길 수 있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처 이기주의를 버리고 새 정부의 어젠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 협치의 모델이 중기부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중기부는 현장과 소통하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고 현장과 피드백하면서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델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라며 “각 부처의 칸막이를 줄여 협업·네트워킹·플랫폼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됐을 때 정책의 수요자인 국민이 쉽게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