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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갑질’ 공개 또는 고발을 막으려는 골프존의 행보
윽박지르고 회유하며 감추려해도 ‘갑질’은 드러난다
- 기사입력2017-08-30 17:5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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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폭리’, ‘만행’ 이라고 한마디씩 할 때마다 ㈜골프존과 골프존뉴딘,골프존유통 3개사에 1000만원씩 총 3000만원을 지급한다.”
최근 골프존이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전골협)의 송경화 이사장을 상대로 진행중인 손해배상청구소송 사건에서, 법원이 제시한 화해 조정안 조건이다. 골프존과 송 이사장은 이러한 조정안 요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전골협 간부 A씨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골프존으로부터 사업자들이 받은 고통에 대한 글을 올렸다. 이후 A씨는 골프존으로부터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혐의가 인정돼 1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재판과정에서 골프존은 A씨에게 고소취하를 조건으로 “게시판 뿐 아니라 SNS 등 어떤 방식이든 골프존에 대한 비방글이나 반대활동을 하지 않겠으며, 그런 경우가 생기면 5000만원 이상의 재산상 압류를 감내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 게시를 요구했다. 이러한 골프존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A씨는 골프존의 사과문게시 요구를 거부하고,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택했다.
‘갑질’에 대한 공개 또는 폭로를 막으려는 골프존의 최근 행보다. 국민들이 ‘갑질’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즘, 회사에 대한 불필요한 잡음을 막고자 한 대책이었을 것이다. 최근 만난 중소기업 관련 기관의 홍보실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상으로 갑질한다는 이야기가 나올까봐 아예 언론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도 했다.
새 정부 들어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 사이에서 횡행하는 갑질을 뿌리뽑고자 모두들 애쓰고 있다. 특히 최근 공분을 산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사건이 불거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군과 공직사회의 ‘갑질문화’를 근절하는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에 따라 전 부처 실태조사와 함께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갑질은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비뚤어진 문화로 어느새 뿌리내렸다. 돈이든 권력이든 지식이든 조금 더 가진 자가 덜 가진 자를 대상으로 착취하고 괴롭히고, 정서적·물리적 폭행을 관행처럼 가해온 것이다. 오죽하면 경찰청이 발표한 조직내 갑질행위 금지사항 목록에서 부하직원 또는 의경에게 사적 심부름, 대리운전, 상관이 탄 차의 문을 열어주는 행위, 각종 행사에서 별도로 직원을 배치해 이쑤시개나 물수건을 전달하는 행위 등을 규정할 정도다.
하물며,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거래 상대방인 사업자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면 그것은 명백한 갑질이고 범죄다. 갑질을 관행처럼 받아들였던 ‘을’들의 인내심이 폭발한건 불과 몇 년이 되지 않는다. 상대적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갑질을 당해도 된다는 인식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윽박지르고 회유하며 감추려 해도 부도덕한 갑질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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