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기업에 밀린 소상공인 ‘뭉쳐야 산다’

프린트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대형유통기업에 밀린 소상공인 ‘뭉쳐야 산다’ 공동 시설·시스템·브랜드 “협업이 활로”…서울신보 지원

기사입력2014-04-25 00:00

서울 광진구에 있는 ‘좋은세상 베이커리’는 동네빵집이지만 자체 브랜드인 ‘슈마나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서울형 사회적기업 1호로 2010년에 문을 열어 주목받은 이곳은 자영업 협업화의 성공사례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대형유통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자생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11년 ‘자영업 협업사업’을 추진했다. 그 첫 번째 사업이 ‘좋은세상 베이커리’를 추진주체로 하는 ‘소상공인 베이커리 협업화 사업’이다.

자영업 협업사업은 서울시가 ‘서민 자영업 종합보호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자영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브랜드 개발, 신제품 개발, 마케팅, 재료구입 등을 공동으로 추진토록 지원한다.

‘좋은세상베이커리’는 ‘소상공인 베이커리 협업사업’의 추진주체로 참여했다. 이외에 소상공인 베이커리 4개 업체가 참여해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고 물류, 홍보, 판매 및 신제품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했다. 이들은 서울시로부터 3500만원을 지원받은 뒤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홍보기반을 다졌다. 협업으로 얻어지는 성과를 영세 베이커리 8개 업체에도 전수해 참여빵집이 모두 13개에 달했다.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한 협동은 이들 외에 과자점, 떡집, 제화점 등에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공동 BI구축을 비롯한 공동마케팅, 공동매장이나 공동사업장 마련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2014년도 자영업 협력화 사업 지원’을 희망하는 소상공인들을 21일부터 5월30일까지 모집키로 하고 지난 22일 설명회(사진)를 개최해 협업사업 지원방안을 소개했다. ©중기이코노미

소상공인 협업화를 지원해 온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14년도 자영업 협력화 사업 지원’을 희망하는 소상공인들을 21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모집키로 하고 지난 22일 설명회를 개최해 협업사업 지원방안을 소개했다.

김진희 서울신용보증재단 컨설턴트는 세계적인 축구팀 FC바르셀로나 역시 협동조합이라는 점을 소개하며 “자영업자에게 자금지원보다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자영업 협력사업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업체와 독립적으로 경쟁할 경우 살아남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협력을 통해 생존방안을 모색할 때 이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세한 소상공인들이 협업과 조직화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수익성을 제고하는데 사업지원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원대상사업은 공동시설 구축, 공동 운영시스템 구축, 공동 브랜드 개발 및 활용 등이다.

공동시설은 공동물류창고나 공동판매장 등의 시설을 의미한다. 총 사업비의 90% 이내에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공동운영시스템 구축은 총 사업비의 90% 이내에서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 공동브랜드의 경우 BI, CI, 포장디자인 등과 홈페이지를 이용한 홍보 등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전체의 90% 이내에서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협업사업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서울시에 소재한 3개 이상의 참여업체가 협업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협업계약을 체결해 협업체를 구성해야 한다. 협업체는 추진주체와 참가업체, 보조참가업체로 이뤄지는데 추진주체와 참가업체는 필수 참여대상이며 보조참가업체의 경우 필수 참여대상은 아니다.

모든 참여업체는 소상공인이어야 하며, 추진추제의 경우는 중소기업도 맡을 수 있다. 협업 참여업체 간에는 기능별로 역할 분담이 있어야 한다. 또 참여업체간 투자, 수익배분 등 수평적 형태의 조직이어야 하며 협업사업계획 역시 참여업체 전원 동의방식으로 수립해야 한다. 협업체가 협동조합을 구성한 경우에는 심사 과정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서울시, 학계 전문가, 유관기관 전문가와 함께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사업계획을 심의한 뒤 사업승인부터 사후관리까지를 담당한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정부도 소상공인들의 협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가 소상공인들의 협업체를 지원하며 협동조합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하는 것과 달리 정부는 협동조합 구성을 전제로 소상공인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지난해부터 협동조합 지원을 중심으로 한 소상공인 협업화 지원사업을 벌여 왔다.

지난해 한해 동안 452개 협동조합이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았다. 동네빵네협동조합, 피부미용협동조합, 매생이협동조합 등 생계형 소상공인들의 협동조합이 중심이다.

지원분야는 지난해의 경우 공동브랜드개발, 공동마케팅, 공동작업장임차, 공동기술개발, 공동네트워크, 공동장비 등 6개분야였으며, 올해는 공동구매도 추가됐다. 공동구매의 경우 자체적으로 공동구매를 추진한 실적이 있는 협동조합을 대상으로 별도로 지정된 업종별 원부자재의 공동구매를 총 구매금액의 20% 이내에서 조합당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정부는 올해도 200개의 협동조합을 발굴해 지원키로 하고 지난 1월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