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재직 경험자에게 창업자금 우선 지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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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中企재직 경험자에게 창업자금 우선 지원하자” 골목상권 규제 강화 등 논의…‘경제민주화’ 서울시민에게 듣는다

기사입력2017-09-21 20:21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시민이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는 어떤 모습일까? 21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시민토론회’에 참석한 100명의 서울시민은 ▲중소기업 지원 ▲골목상권 보호 ▲취약계층 금융지원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이 느끼고 있는 얘기를 했고, 흥미로운 제안도 나왔다.

“중소기업 재직 경험자에게 창업자금을 우선 지원하자”

우선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다수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지적했다. 중소기업 생존의 제1조건은 사람인데, 필요인력이 임금 때문에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6년기준 500인이상 대기업 월임금 대비 1~4인 사업체 임금 수준은 31.3%, 5~9인 사업체는 46.2%. 10~99인 사업체는 54.6%, 100~499인 사업체는 65.9%에 불과했다.

하지만 토론회 한 참석자는 “대기업의 임금이 높기는 하지만, 중소기업이 마냥 나쁜 것은 아니더라”며 “취업에 도전을 한다면 강소 중소기업에 대해 알아보고 도전을 할 필요도 있고, 이들 기업에 대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창업과 중소기업을 연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예비창업자중 중소기업 재직 경험자에게 우선적으로 창업자금을 지원하자는 제안이다. 즉 특정분야의 창업을 원하는 경우, 해당 중소기업에 취직할 동기도 부여할 수 있고, 또 취업해서 적성에 맞으면 장기근속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한다면 창업 이후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21일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0년(2007~2016년)동안 자영업 창업자수는 1008만5114개이며 폐업자수는 805만7593개로, 10년간 평균 생존율은 20.1%에 불과하다.

한 참석자는 “특목고의 교육이 컴퓨터, 특기교육에 치중돼 있다”며 “획일적인 교과목보다는 중소기업에서 당장 필요한 교과목을 채택하고, 해당 교과목을 원하는 중소기업과 연계한다면 좋을 것”이란 제안도 내놨다.

이밖에 대기업의 상생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사나 유인책이 더 필요하며, ▲성과공유제 도입 ▲적합업종제도 강제력 부여 ▲중소기업 보안전문가 지원 등의 제안도 있었다. 또 악덕기업에 대한 감시도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21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시민토론회’ ©중기이코노미

“집 근처 반경 500m안에 치킨집만 세 곳이 있다”

골목상권 보호는 시민들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이슈다. 특히 편의점·치킨 등 과포화 상태인 업종의 경우,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 1월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수는 총 3만4000여개이며, 올해 3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치킨집은 4만개에 이른다.

한 참석자는 “집 근처에 같은 브랜드의 치킨집이 2개가 있으며, 다른 브랜드 치킨집도 있어 반경 500m안에 치킨집만 세 곳이 있다”며 “편의점 간에도 서로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동종 업종간에 거리규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세업자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영세성을 보완하고, 동종업종 사업자로 구성된 협종조합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골목상권을 지역적 범위로 묶은 ‘골목상권 협의체’를 만들고, 이에 대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를들어 떢볶이집이나 기사식당 등 작은 음식점이 골목상권협의체를 구성해 필요한 재료를 공동구매를 하는 방법이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중 절반가량이 ‘골목상권의 자생적 노력’이 가장 힘들 것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이미 한계상황에 이른 영세자영업자에게 지금 이상의 노력을 기대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외 ▲점포를 공유하는 ‘점포쉐어링’ 임대인에게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방법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제도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정부의 정책지원이 소상공인에게 와닿지 않는다”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시행되는 금융지원책조차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전에 현재 있는 지원책을 보완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얘기다. 이를 반영하듯 토론회 참석자들은 지원 대상·기준 확대 방안, 금융에 대한 교육, 부동산에 대한 지원 세가지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한 참석자는 “금융권에서 소상공인 지원은 잘 안하는 반면, 대기업에만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며 “금융권이 무슨 기준으로 금융지원을 하는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정부가 내놓는 정책지원이 소상공인에게 와닿지 않는다”며 “정책입안시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 좀 더 현실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