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상생, 협동조합 점주단체 공동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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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프랜차이즈 상생, 협동조합 점주단체 공동구매 공동물류는 프랜차이즈의 체질을 개선하는 좋은 수단될 것

기사입력2018-07-03 16:03

정종열 객원 기자 (ppibi8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길프랜차이즈연구원 정종열 대표

프랜차이즈의 장점은 창의성·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복제가능성이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온갖 사회적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유입되고 또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실제 프랜차이즈란, 우수한 노하우·기술·브랜드 등 무형가치를 가졌으나 자본력이 없는 가맹본사와 소자본을 가진 점주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우수한 사업모델의 보편화로 경제적·사회적 효율성을 높인다. 여기서 본사는 제공한 무형적 가치에 대한 대가로 가맹점주로부터 로열티(가맹금)를 받아 주 수익으로 삼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프랜차이즈 산업이 양적으로 급격히 성장해 왔지만, 질적으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아직도 가맹본사의 주 수익이 유통과 인테리어 공사 마진에 있는 등 유통업, 인테리어 공사업 성격이 강한 것이다. 이는 수익분배의 왜곡을 낳아 온갖 불공정과 불합리의 근원이 돼왔다. 가맹본사가 원부자재 등 유통과정에서 과도한 마진을 통해 고군분투하는 점주의 몫을 빼앗아, 산업성장의 주 과실을 가져간 것이다.

그리고 가맹본사가 힘들여 제품개발이나 노하우를 축적하려 하지 않고 과도한 유통마진, 인테리어 공사마진 등으로 손쉽게 돈벌이를 하려고 하면서 가맹본사와 전체 산업의 실질적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는 점주들의 생존권을 위협해 전체 산업의 존재 의미를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대해 우리 사회는 지식산업이고 미래산업이라 여겨지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성으로 단점을 보완해가고 있다. 가맹점주들이 단체를 만들어 본사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하고, 문제의 근원인 과도한 유통마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매협동조합·점주단체를 통한 공동구매 등 공동물류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또 한 번의 시험무대에 서있다. 기존처럼 계속 불합리한 수익구조를 고집하다 사회적으로 외면 받으며 쓸쓸히 사그라질 것인가? 유통을 점주들과 함께 하는 구매협동조합이나 점주단체의 공동구매 등 공동물류로 넘기고, 무형가치의 창출·축적·확대로 경제적 효용성을 높여 로열티를 수취하는 구조로 정착해 본사와 점주가 함께 공존하며 나아갈 것인가? 선택은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사람들의 몫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간의 사회적 노력이 결실을 낳아 구체적인 실현이 감지되고 있다. 고질적 병폐인 과도한 유통마진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무형적 가치에 대한 로열티 중심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가맹본사들이 스스로 이를 자정하겠다고 하고 있고, 실제 몇 개 브랜드(영업표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더해 당사자인 가맹본사와 가맹점주들은 물론이고,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기관도 소셜 프랜차이즈 사업과 구매협동조합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간만에 ‘사회문제의 핵심’에 있던 프랜차이즈 산업에 희망의 합주소리가 들린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 가맹점주들이 지난달 1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평화집회를 열고, BHC 본사의 불공정행위 개선을 촉구했다.<사진=뉴시스>

구매협동조합과 점주단체 공동구매 등 공동물류는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과제인 체질을 개선하는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구매협동조합은 가맹점주들과 가맹본사가 함께 협동조합을 구성해 원부자재나 시설집기를 구매하거나 마케팅까지 진행할 수 있는 공동체로, 프랜차이즈의 경쟁력과 협동조합의 사회적 이념을 조화시킬 수 있는 모델이다. 물론 절충적 대안이 항상 그렇듯이, 운용의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면 양자의 장점이 아니라 단점만 부각시키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프랜차이즈 모국 미국에서는 사회성 보다는 개인의 사적자치를 가장 큰 가치로 두고 있다. 그러나 70~80년대 우리나라와 유사한 상황에 봉착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성을 가미해 만들어 낸 대안이 구매협동조합이다.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시행중인 바 사회적·시대적 상황과 문화 등의 차이를 고려해 슬기롭게 받아들여 시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의 경우 아직 미흡하기는 하지만, 가맹점주단체 구성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고 이에 따라 점주단체들이 조직돼 왕성하게 활동을 시작하고 있으므로 이들을 통한 공동구매도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본사와의 상생구조를 위해서는 원활한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는 본질적으로 프랜차이즈의 경쟁성을 사회성으로 보완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동일한 접근이다.

잊지말아야 할 것은 여기에 단순히 두 가지 요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우수한 경제모델을 만들어 내거나 아이디어를 찾아 개발하고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창의성’이 프랜차이즈의 또 하나의 핵심축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프랜차이즈에서 무형가치에 대해 지급하는 로열티 중심의 수익구조는 결과적으로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와함께 창의성도 촉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구매협동조합 등 공동물류가 시행되는 프랜차이즈는 경쟁성·창의성·사회성이 결합된 사업모델이다. 그리고 이들은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 지금은 사회성으로 경쟁력과 창의성이 건강하게 발양되도록 촉구하는 단계다. 산업에 관계하는 모든 이들이 세칭 ‘당장 돈이 된다’고 누군가를 과도하게 쥐어짜는 방법이 아니라, 제품개발을 하고 노하우를 찾고 축적하는 등 새로운 가치창출을 고민해야 한다. 원부자재 등 유통은 구매협동조합이나 점주단체 공동구매에 넘기고 건강하게 노력할 때, 본사도 점주도 전체산업도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