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모델로 초과이익공유제 법제화해야”

프린트

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상생협력모델로 초과이익공유제 법제화해야” 현행 성과공유제…대기업의 ‘시혜’에 의존, 제대로 작동안해

기사입력2018-08-30 09:59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위탁 대기업과 수탁 중소기업 간 상생 실현방안으로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대-중소기업 간 성과를 나누는 성과공유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대기업이 우월한 교섭력을 가진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중소기업 협력으로 대기업이 거둔 초과이익을 분배하는 초과이익공유제가 대안으로 제시되는 이유다.

“상생협력모델로 초과이익공유제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정의당이 최근 주최한 ‘중소상공인 3대 갑질 근절법안’ 토론회에서 정의당 정책위원회 김용신 의장은 “대-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경제주체간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물적토대로서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이 요구된다”며 “상생협력모델로 초과이익공유제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성과공유제는 원가절감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면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방식이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8조(상생협력 성과의 공평한 배분)에 따르면, 정부는 수탁기업이 원가절감 등 위-수탁기업 간에 합의한 공동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위탁기업이 지원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 확산을 위한 시책을 수립해 추진할 수 있다.

성과공유제 기본논리는 위탁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수탁기업이 이룬 성과’를 나누는 것이다. 위-수탁기업이 경직된 수직구조를 형성하는 상황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신 의장은 “성과공유제의 경우 대기업이 우월한 교섭력을 행사하는 시장구조에서 협력사 노력과 성과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료=의안정보시스템>

‘대기업-中企-中企노동자’로 이어지는 ‘낙수효과’ 제도화

김 의장이 내놓은 대안은 초과이익공유제다. 초과이익공유제는 성과공유제와 달리 기본적으로 ‘대기업이 거둔 이익’을 중소기업과 함께 나눈다는 개념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사전에 합의한 목표를 웃도는 이익을 올리면 해당초과이익을 공유하는 제도다. 김 의장은 “대-중소기업 협력을 통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공유하는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해야 중소기업이 얻는 실익이 높아질 것”이라며 “위탁 대기업 초과이익을 수탁 중소기업과 공유하면 해당재원으로 수탁기업 노동자 임금인상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중소기업-중소기업 노동자’로 이어지는 이른바 ‘낙수효과’를 제도화하는 주장이다.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해 국회에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발의한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다. 심 의원 발의안은 초과이익공유제 정의와 정부지원 등 법적근거를 명시했다. 초과이익공유제 근거를 법률에 신설해 성과공유제와 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확산을 장려하겠다는 취지다.

<자료=의안정보시스템>

정부 “시장경제원리에 부합하도록 설계중”

초과이익공유제는 위탁 대기업 주주와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 이익을 침해할 수 있어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이용준 전문위원은 심 의원 발의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도입 반대의견으로 ▲납품대금 지급 등 보상이 이루어진 이후, 최종이익을 수탁기업에 추가 이전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어 국내외 주주, 투자자, 종업원 등의 이익침해에 따른 반발 우려가 있다는 점과 ▲중소기업 혁신성과와 보상 간 직접 연계성이 불분명해 수탁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반면 찬성의견으로는 ▲위탁기업 이익에는 수탁기업 기여도가 상당부분 있으므로 이익을 공유하는건 정당하고 ▲위-수탁기업간 합의를 통해 시행하므로 시장질서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시장경제 질서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도 지난 27일 설명자료를 통해 “시장경제 원리에 맞도록 이익공유를 기업간 자율적 합의와 계약에 의해 시행하도록 하고, 정부는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 법적근거를 마련할 것”이라며 “도입여부를 강제하지 않을 것이며, 국회에서 발의된 법률안 4건(심 의원 발의안 포함)도 강제사항은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대-중소기업 이익을 나눌 기준설정이 어렵고 객관적인 기여도 측정이 애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목표이익 설정이나 협력사 기여도 평가는 기업자율적으로 선택 가능하다”먀 “이미 국내 주요기업도 기업사정에 따라 사업장 단위, 부품단위, 프로젝트 단위 등 다양한 방법의 자율적 평가에 의해 이익을 차등공유하는 등 유사사례를 운영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협력기업 혁신노력을 적극유도한다는 측면에서 대기업 제품 품질향상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초과이익공유제가 대기업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