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본’…협동역량을 경쟁해야 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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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사회자본’…협동역량을 경쟁해야 하는 시대 사회적경제 경제교육, 연대와 협동이 경제의 중요한 원리

기사입력2018-09-05 18: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조현경 한겨례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은 ‘사회적경제 분야 경제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발제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는 자본주의는 세상을 돈으로 환산하고 그 돈(이윤)을 위해 규모를 팽창하는 방법으로 다른 힘들과 함께 비균질성을 확대해왔다”며 “사회적 경제 분야의 경제교육은 자본주의의 비균질성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자본주의경제의 3대 특징인 사유재산제도, 자유경제, 이윤추구를 기본으로 그동안 이뤄진 경제교육은, 앞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삶’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교육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형수·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주최한 사회적경제 분야 경제교육 포럼에서 조현경 한겨례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은 ‘사회적경제 분야 경제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발제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는 자본주의는 세상을 돈으로 환산하고 그 돈(이윤)을 위해 규모를 팽창하는 방법으로 다른 힘들과 함께 비균질성을 확대해왔다”며 “사회적경제 분야의 경제교육은 자본주의의 비균질성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협동역량을 경쟁해야 하는 시대다=자본주의는 이윤동기에 기초한 경제와 사회 운영시스템으로, 이미 가진 것을 근거로 자원을 독점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 속에서 학교는 시장이 요구하는 노동자, 국가의 부름에 부응하는 국민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

조 센터장은 “경쟁체제의 학교를 더욱 심화된 경쟁으로 줄세우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어떻게 협동을 가르칠 것이며, 그에 따른 학교의 체질·체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질문할 시점”이라고 했다.

사회적경제는 협동하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를 상상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교육매개가 될 수 있다. 사회적경제 분야의 경제교육은 개인 인성을 교육하는데서 나아가 ‘사회자본’을 형성하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 조 센터장의 주장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사회자본은 사람들 관계에서 파생되는 무형의 자본을 말한다. 신뢰와 협력, 연결망 등 개인적 관계와 함께 사회에 대한 규범의식 등도 사회자본에 포함된다. 사회자본이 튼튼해지면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고, 규범을 잘 지키면서 사회갈등도 줄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구성원의 협력과 정서적 안정을 끌어내 사회 발전에 도움을 줄 수가 있다.

그러나 불평등과 과도한 경쟁 등은 사회자본을 약화시키고 이로 인해 사회적 신뢰도도 낮아졌다.

조 센터장은 스마트한 소비자, 복잡다단한 시장의 요구가 주가 될 4.0시대는 협동역량을 경쟁해야 하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애플 생태계를 구성하는 개발자의 협력없이 존재할 수 없고, 구글은 세계 곳곳 프로슈머의 협력 없이 경쟁할 수 없다”며, “지나친 내부경쟁과 독점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파괴하는 예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경제 관점의 경제교육 필요=경제교육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민주시민에게 필요한 기본지식과 소양이다. 사회적경제를 매개로 한 경제교육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과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며, 어떤 민주적 운영원리를 통해 경제활동을 하는지 실제 사례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돼야 한다. 사례를 제시해 협동을 해도 경제활동으로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상상하게 하고 사회에 나가 그 경험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사회적경제 관점에서의 경제교육이라는 얘기다.

조 센터장은 “지금까지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혹은 사회변혁을 위해 정치의 힘을 키우는 방향으로 행동해왔다면, 이제는 현실에서의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힘을 키우는 것이 사회적경제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교육의 진정한 필요성과 의미는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내외 환경을 살아가면서, 민주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자유와 책임, 연대와 협동의 원칙과 실제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를 위해서는 가치를 나누는 공동체가 자본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또, 금융에서의 신용은 사적 자산에만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필요, 신념과 의지에도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또, 이윤동기가 황폐화시키고 있는 영역이나 국가의 사각지대, 관료적 작동방식으로 인해 공공의 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사회적경제를 구상할 수 있다.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에서 “경제교육의 진정한 필요성과 의미는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내외 환경을 살아가면서, 민주사회의 구성원인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자유와 책임, 연대와 협동의 원칙과 실제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회적 경제에 관한 경제교육은 대단히 시급하고 절실하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과 더불어 노동자의 권리와 산업평화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듯이, 연대와 협동의 가치를 경제의 중요한 원리이자 필수적인 구성요소로 이해하는 것은 한국경제의 발전과 성숙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또한 충실하게 그 내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