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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야당과 협치에 매몰돼선 文정부 성공할 수 없다
13개 지방정부 개혁과제 성공사례 모아 중앙 정치지형을 재편해야
- 기사입력2018-10-25 19:11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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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민간이 일자리를 만든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말이다. 공공부문 확대를 통한 복지 및 공공서비스 강화 등 ‘큰 정부’에 반대하면서 시장만능주의자들이 내세우는 단골 구호다. 자유한국당을 포함 극우·보수 집단이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면서 제시한 대안이라곤 ‘작은정부’가 전부다. 이명박근혜 정부가 그랬듯 시장과 기업을 규제하지 않고 정부가 아무 짓도 하지 않으면, 기업이 투자해 일자리도 만들고 경제성장은 덤이라는게 이들의 논리다.극우·보수 정부 9년간 일자리가 늘었나. 한국경제의 질은 고사하고 양적으로 성장했냐면, 그것도 아니다. 저성장 기조가 글로벌 추세임으로 감안해도, 작은정부가 가져온 결과라고는 극단적인 사회양극화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정규직과 정규직, 부자와 빈자 간 자산·소득 격차만 심화됐다. 이제는 대기업·정규직·부자 내에서도 양극화가 가속화돼, 재벌대기업과 극소수만이 대한민국 부를 싹쓸이하는게 현실이다.대통령 탄핵이란 극단적 사태까지 거치면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다. 극단적인 사회양극화 추세를 멈춰세워야 한다는 집단지성이 결집, 촛불혁명을 통해 건설한 정권이다. 극우·보수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국가경제 성장전략으로 기업주도가 아닌 소득주도 성장을 택했다. 국가경제 성장에 따른 과실을 공동체가 함께 향유하라는 국민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공무원 증원을 포함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해, 정부 스스로 ‘착한 사용자’가 되겠다고 했다. 기업 선의에만 기대지 않고, 재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계층간 양극화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 5개월여 시간이 지났다. 사회양극화 현상, 개선은 아니어도 그 징후라도 보이는가. 지금까지 정부가 제시했던 정책과제와 추진실적 그리고 실행의지에 비춰보면, 부정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탄생의 주역인 시민사회가 오는 27일 ‘촛불민의’ 수용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는 사실도, 정부가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당 관계자들이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위해 18일 오후 서울 시청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사진=뉴시스>문재인 정부의 존재 이유라고도 할 수 있는 소득주도성장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작금의 상황이 안타깝다. 소득주도성장이라 말하면 사회주의로 이해하는 극우·보수 야당이 있음을 잘 안다. 20%내외 지지율로 50%지분의 권력을 남용, ‘촛불’ 이전으로 한국사회를 되돌리려는 수구세력이 촛불정부 앞길을 막는 것도 안다. 그렇더라도 정책을 입안 실행하고, 그에 따른 무한책임을 져야하는게 정부와 집권여당이다.이제 결단을 내려야한다. 극우·보수 집단과 협치를 통해서 소득주도성장이 한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는게 확인됐다. 공공부문 확대 및 사회복지제도 강화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극우·보수 집단이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분명해졌다. 정부에 촉구한다. 지금 당장 가능한 개혁과제를 찾아 실행하고, 국회입법이 필요한 과제는 잠시 미뤄두자. 입법미비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할 혼란보다 더 두려운 것은, 불의가 정의를 지배하는 사회를 우리 아들딸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다는 무능함과 죄책감이다.지금 당장 문재인 대통령은 행정부에 위임된 모든 권한을 사용해,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를 위한 정책과제를 세우고 집행해야 한다. 전국 13개시도 지방권력과 협업을 통해 지방정부 단위에서 개혁과제가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실행하지 못한 개혁과제가 지방에서 성과를 내고, 그에 따른 혜택을 지역주민이 체감하도록 해야 한다. 13개시도에서 취합된 성공사례를 모으면 개혁추진동력을 배가할 수 있고, 중앙정치권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극우·보수 집단의 저항이 개혁이란 파도에 휩쓸려 무력화되는 정치지형만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국공립 사회복지시설 직접 운영 ▲통합재가센터 신설 및 운영 ▲민간 사회서비스 기관 지원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서울사회서비스원(가칭)’이 내년 상반기 출범한다. 지금까지 민간이 담당했던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서울시가 직접 수행함으로써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고, 해당분야 종사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서울사회서비스원 설립을 위해 서울시는 오는 27일 관련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서울시는 최근 사회문제가 된 보육분야의 경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 어린이집 운영자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별도 논의기구를 구성한다는 방침도 밝혔다.보육을 포함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65만개 창출과 맞물린 국정과제임에도, 극우·보수 야당의 반대로 관련입법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의 서울사회서비스원 설립 발표는 사회서비스 공급 주체 및 방식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이제 정부는 서울사회서비스원 사업에 보육분야가 포함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동원해 지원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험이 성공해야만, 문재인 대통령의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공약도 실현될 수 있다.이재명 경기도시자가 추진하는 토건세력과의 한판싸움에도 행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를 바꿔주면, 100억원미만 공공발주 공사비예산을 최대 10%이상 줄일 수 있다는게 이재명 도지사의 주장이다. 공공발주 공사비 원가가 낮아지면. 민간아파트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도 발생한다. 아파트값 거품을 잡고자하는 정부라면, 이재명 도시자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다른 광역지자체에 경기도 사례를 소개하고, 필요한 경우 도입하라고 권고하는게 합리적인 정책결정이다. 이재명 도지사의 정책이 효과를 내면, 정부의 부동산정책 또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국민을 신뢰해야 한다. 극우·보수 야당 의원들의 억지주장보다 시민사회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중앙의 정치지형은 민심과 달리 촛불 이전과 동일하지만, 지방정부는 지금의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 권력구조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개혁과제를 지원하면, 해당지역 주민의 삶이 개선될 수 있는 정치지형이다. 서울시의 서울사회서비스원 사업, 경기도의 공공발주 공사비 인하 정책은 각각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의 이해가 직접 맞닿은 사업이다.한번 더 촉구한다.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당장 가능하지 않은 것은 숙제로 남겨야 한다. 개혁과제 실행을 위한 입법이 필요함을 인정해도, 극우정당과의 협상을 최소한으로 줄여도 문제될게 없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지금도 그런 상황이 아닌가. 대신 13개 광역자치단체가 계획 중이거나, 이미 실행 중인 개혁과제를 찾아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게 우선돼야 한다.아울러 국회입법이 아닌 행정부 권능으로 할 수 있는 개혁과제를 찾아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행하는게 먼저여야 한다. 극우·보수 집단의 억지논리에 대항하고 무력화할 방법은 협상이 아닌 국민의 조직된 힘이다. 우리국민은 이미 촛불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과 싸워 승리한 경험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지방정부의 성공을 지원함으로써 중앙의 정치지형을 재편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