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자격시비 논란, 법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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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자격시비 논란, 법정으로 배동욱 회장 소속 단체…“25명 회원명단 중 실제 회원은 9명뿐”

기사입력2020-07-16 12:4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오른쪽)이 지난 4월 23일 임시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뒤 권순종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춤판·술판 워크숍으로 사회적 비난을 자초한 소상공인연합회 배동욱 회장. 이번엔 회장자격 논란이 법정다툼으로 비화되면서, 회장직 유지 여부가 법원의 판단에 맡겨졌다.

배동욱 회장(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 회장)은 전임 최승재 회장이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직후, 4월 임시총회 보궐선거를 통해 회장직에 올랐다. 임기는 최 전 회장의 임기 종료일인 내년 3월까지다.

정회원 자격…9개이상 특별·광역시 등에서 활동·회원 수 50인이상

소상공인연합회 정회원인 한국이용사협회 김선희 회장은 배동욱 회장이 정관 등에서 정한 회장 자격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며,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장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정관 제11조(회원의 구성 및 자격)에 따르면 정회원은 ▲대표자가 소상공인일 것 ▲대표자 소속 단체 회원의 90% 이상이 소상공인 일 것 ▲활동범위가 9개이상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 또는 특별자치도에 걸칠 것 등의 자격요건을 갖춰야한다. 이외 회원가입 규정 제2조에 따라 대표자 소속 단체 회원 수가 50인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가 소상공인연합회 정회원 가입당시 제출한 명단의 일부. 많은 수의 회원이 폐업하거나 운영중단중인 상태였다. <자료=중기이코노미 입수>

김선희 이용사협회 회장은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서에서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는 세칭 ‘비디오방’ 업주들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인데, 10년 전에는 회원들이 있었다고 하나, 인터넷 모바일기술 발달로 비디오방이 없어지면서, 현재는 회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며 배동욱 회장에 대한 회장직무 집행정지를 청구했다.

배동욱 회장 소속 단체, “회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법정다툼에 앞서 지난 4월 임시총회 직전에도 배동욱 회장 후보자의 자격 논란이 있었다. 당시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선거관리위원회에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 ‘유령회원’ 명단을 제출하고, 회장 후보자의 결격사유 지적하면서 선거연기를 요청했지만, 선관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 회원의 사업장 다음 로드뷰 이미지. 2019년 6월 이미 사업장 영업을 중단하고 임대중이었다. <자료=중기이코노미 입수>

김임용 전 회장 직무대행은 중기이코노미와 통화에서 “배 회장 후보자의 자격문제가 회원들 사이에 논란이 돼,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가 소상공인연합회 가입 당시 제출했던 회원명단을 국세청 자료 등을 통해 일일이 확인했다”며 “그 결과 회원 숫자가 25개에 불과했고, 그 숫자도 중복회원을 빼면 23개로 소상공인연합회 정회원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23개 회원사 중 9개사는 폐업한 상태이거나 사업자등록이 없었고, 5개사는 사업자등록은 있지만 해당 주소지에 다른 사업장이 있어, 실제 회원사는 9개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선거 전, 선거 당일, 선거 이후에도 자격시비 논란은 계속

배동욱 회장 후보자의 자격시비 논란은 해소되지 않았고, 당연히 4월 보궐선거는 순탄히 치러지지 않았다. 선거 당일에도 김임용 전 회장 직무대행과 김선희 이용사협회 회장이 회장 후보자 자격 문제를 거론하며, 선거저지를 위해 몸으로 막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단독으로 입후보한 배 후보가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배동욱 후보의 회장 당선 직후에도 김선희 이용사협회 회장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배 회장의 자격 적합여부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다.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가 소상공인연합회 정관 등에서 정한 ▲9개이상 지역에서 활동하는지 여부 ▲50명이상 회원이으로 구성됐는지 여부가 질의서의 핵심 내용이다.

선관위는 답변서를 통해 두 가지 질의 모두 “임원선거규정에 의거한 후보자 등록서류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선관위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선거 당일 배동욱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를 통해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가 9개이상 지역에서 활동하고, 회원도 50명 이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의 조직명단 및 회원명단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해당 단체의 동의없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도 답변서에 적었다.

후보자격 심사는 선관위 의무…심사 후 소명없이 선거 강행

선관위 답변서에 따르면 후보자 등록서류만으로는 선거 이전에 후보자의 자격유무를 확인할 수 없었고, 그럼에도 선거 당일 후보자가 별도의 자료를 임의로 제출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 임원선거규정 제10조제1항에 따르면 후보자 등록 이후 자격심사는 선관위의 직무다. 따라서 선거에 앞서 김임용 회장 직무대행이 회장 후보자의 자격문제를 지적하고 관련자료까지 제출했다면,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선관위의 당연한 의무다. 그럼에도 선관위가 후보자의 자격문제에 대한 소명없이 회장선거를 강행했기에, 정관 등의 규정을 위반한 불법선거란 주장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배동욱 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재판은 이달 24일로 예정돼 있다. ©중기이코노미

답변서 내용대로 배동욱 회장 후보자가 선거 당일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의 변경된 회원명부를 제출했어도 문제라는 게 김선희 이용사협회 회장의 주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정관 제20조에 따르면 회원 또는 조합원 변동시 2주이내 보고의무가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선관위에 자격여부 조사권한 없다, 구조적인 문제

배동욱 회장을 상대로 한 가처분신청을 대리하는 박태원 변호사는 중기이코노미와 통화에서 “회장선거 과정에서 확인한 결과 한국영상문화시설중앙회 회원 중 실질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곳은 2곳 정도였다”며 “회장 자격조건에 대한 회원들의 이의신청이 있었음에도, 선관위가 후보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은 선관위의 책무를 완전히 저버린 행위”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회장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의 경우 현실을 심대히 변경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자격조건조차 갖추지 않았기에, 법원이 직무집행정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회장 후보자격 시비와 관련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선관위가 회장 본인이 제출한 자료를 확인했으며, 선관위가 조사할 권한이 없는 것도 구조적인 문제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이용사협회는 이달 초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자격 적합여부를 확인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 배동욱 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재판은 이달 24일 열린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