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회복 美, 하반기 5% 성장 中, 관광타격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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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투자회복 美, 하반기 5% 성장 中, 관광타격 日 세계경제 점차 개선되지만 리스크 남아…무역분쟁, 2차 유행 등 우려

기사입력2020-08-04 09:1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코로나19 발생 초기만 해도, 세계경기가 단시간에 급하강한 뒤, 다시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V자형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사스나 대규모 지진 등 자연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체로 V자를 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달랐다. 전세계가 위협받는 팬데믹 하에서 세계경제는 빠르게 얼어붙었고, 완만한 회복세를 그릴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의 ‘해외경제포커스’ 24호와 25호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미국과 유럽, 일본과 중국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경기회복 속도를 늦출 위험요인도 남아 있어서, 경기 회복세의 속도는 예상이 힘든 상황이다.

◇미국, 기업투자는 4분기에나 회복=OECD 등 주요 기관과 투자은행들의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8.4%에서 -5.7%사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전망치 평균값인 -5.7% 시나리오를 보면, 상반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19.9%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GDP 성장률이 14.0%로 큰 반전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인소비(17.0%)의 대폭 상승에, 주택투자(12.8%)와 정부지출(2.7%)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개인소비는 단계적 경제활동 재개, 재난지원금과 실업급여로 인한 개인처분가능소득 보전 등으로 인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투자는 주택담보 금리가 낮아 대출신청지수가 5월 이후 개선된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지출 역시 하반기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중기이코노미

문제는 기업투자다. 상반기 -24.1%로 급락했던 기업투자는 하반기 3.0%로 상승 전환하지만,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급감한 수요의 회복과 유휴설비 재가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다, 대선 및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신규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4분기 이후에나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고용 역시 경제활동 재개로 노동 수요가 살아나면서 크게 개선되겠으나,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에는 미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감소폭이 컸던 숙박·식당업과 소매업은 가까운 시일 내에 위기 이전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인해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백신개발 지연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저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에서 경제의 V자형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며, 바이러스 재확산이나 기업파산 급증 등으로 인한 재침체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국가별 차이 커 회복 ‘제각각’=미국과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봉쇄조치를 단행한 유럽은 상반기 중 경제가 심각하게 침체됐다. 지난 6월 유럽중앙은행은 유로 화폐를 쓰는 ‘유로지역’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1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3분기와 4분기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OECD와 IMF 등 주요 기관들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11.5~-7.7% 수준이다.

EU라는 공동체를 구성하고 유로 화폐를 함께 쓰고 있지만, 유로지역은 회원국들간의 경제규모나 구조가 제각각이어서 회복 양상도 서로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의 경기부진이 상대적으로 더 심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초창기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들이다.

하반기 경기회복은 민간투자와 소비 반등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중 소비는 봉쇄조치와 처분가능소득의 감소, 고용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크게 줄었다. 그러나 하반기 중에는 봉쇄완화와 재정지출 확대의 영향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의 경우 하반기 점차 반등하겠지만, 성장기여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EU 집행위는 2020년 한 해 동안 유로지역 수출과 수입이 각각 13%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하반기 경기회복은 역시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달려있다. 이 밖에 글로벌 가치사슬의 손상, 자동차 관세 등 대미 무역갈등,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리스크가 있다. 특히, 리스크 각각이 연관돼 있다는 게 문제다. 보고서는 “대내외적 하방리스크 요인은 상호 연계돼 있어 이들 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로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국, 하반기 5%대 성장 가능 전망=중국은 코로나19의 피해가 1분기에 집중됐다.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고, 하반기에는 5%대의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중국기관들은 올해 성장률을 2.8%로 보고 있으며, IMF와 투자은행들은 -2.6~3.0%대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2분기 플러스 성장 전환의 주동력은 소비다. 온라인몰 징동은 6월 할인행사 기간 중 4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 소비와 함께 자동차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투자 역시 부동산과 SOC 투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자체도 늘었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SOC 투자는 지난해의 증가율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역시 문제는 기업 쪽에 있다. 제조업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해 투자 불확실성이 큰데다, 생산자물가 하락으로 기업이익이 줄어 투자여력이 제한적이다. 수출은 여전히 플러스 전환이 쉽지 않고, 특히 의류와 휴대폰 등 소비재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이나 유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외요인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봤다.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이 실현된 가운데, 미중 무역합의 파기까지 나갈 경우 환율이 상승해 대외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 올림픽 연기에 ‘관광 축소’ 타격=지난 1월 일본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0.9%로 예측한 바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4월에는 –4.0%의 역성장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IMF나 민간기관들은 –5.8~-5.4%로 이보다 더 비관적이다.

일본 역시 상반기 중 생산과 소비 모두가 크게 부진에 빠졌지만,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감염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어, 전망치가 하향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당초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 소비액 8조엔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으나, 달성은 불가능해졌다. 올해 4월에는 지난해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99% 줄어든 상황이다.

보고서는 2019년 한 해 동안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액이 4조8000만엔으로 일본의 순수출보다 더 컸다며, 관광이 일본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 소비감소가 명목 GDP를 3조엔 감소시켰다고 추산했다.

관광소비 감소에 긴급사태 선언이 겹치면서 일본의 소매, 도매, 숙박, 요식업 매출이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다는 점도 문제다.

보고서는 “전문가들도 일본경제가 코로나19 진정 이후 V자형, U자형, L자형 등 어떤 회복세를 보일지에 대한 컨센서스가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