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코로나 다음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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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코로나 다음이 두렵다” 대기업 플랫폼과 경쟁할 소상공인 전용 플랫폼 구축이 먼저다

기사입력2022-01-03 18:5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전세계 전 산업에서 급속하게 진행됐다. 주요 대기업과 유통기업들은 5G 네트워크, XR, 클라우드 시스템, AI, 빅데이터 등 관련 기술 투자를 통해 플랫폼 기반 비대면 비즈니스로의 사업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은 디지털 전환은커녕 당장의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 종사자는 대폭 줄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0년 소상공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290만2000개로 전년대비 4.7% 증가했지만, 종사자 수는 전년보다 87만명(13.5%) 감소한 557만3000명이었다. 자영업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도소매업(25.7%)과 요식업(21.2%)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소상공인 중에서도 간이주점, 호프·주점, 예식장 등 대면 업종 사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 반면, 비대면 업종인 통신판매업자의 수는 전년대비 33.6% 증가했다. 혼자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31%로 가장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6명 이상 고용한 업체는 10% 매출이 감소해 고용인이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율이 낮았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소상공인에게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이자,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상인운동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면, 코로나19가 지난 다음이 더 두렵다고 말한다. 코로나가 앞당긴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 앞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무방비 상태로 서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해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9일 중기부가 발표한 ‘2022년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지원사업’은 ▲교육 및 상담 등 역량제고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 민간채널 지원 및 실시간 방송판매 제작 ▲구독경제 운영 ▲온라인 진출 기반 조성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이 디지털 환경에 다가갈 수 있는 사업들이지만, 정작 가장 그늘에 있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에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소상공인에게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이자,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폐업조차 할 수 없어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스스로 디지털 전환을 강요할 수는 없다. 또, 소상공인 하나하나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것도 무리다.

그렇다면 지금 정부가 소상공인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깔아주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의 이름이 공공플랫폼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대기업이 가진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빠른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방법이 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