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전쟁으로 물가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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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기준금리 동결…전쟁으로 물가 불확실성 확대 금통위 “물가상승률 목표수준 수렴 시기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

기사입력2023-10-19 16:03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금통위는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웹사이트 캡쳐>

금융통화위원회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5%에서 동결하기로 19일 결정했다. 이와 함께 전쟁과 국제유가 불안 등을 거론하며 물가불안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 동일한 방향이다. 금융투자협회가 10월 초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52개 기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10%는 0.25%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금리동결 전망이 대세지만,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예상이 종전보다 소폭이나마 늘어났다는 점은 특이사항이다. 지난 8월 금통위를 앞둔 조사에서는 동결이 92%, 0.25% 인상이 8%였는데 인상 전망이 소폭 증가했다. 전쟁에 따른 물가불안 우려와 함께,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격차 부담도 커졌다는 시장의 판단을 엿볼 수 있다.

금통위 역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간의 전쟁을 불확실성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로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면서, 금리를 내리지 않고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여전히 높은 유가, 달러화 강세 등 물가 불확실성 증대

금통위는 최근 세계경제에 대해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경기 및 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또 글로벌 경기는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증대됐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상당폭 강세를 나타내는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짚었다.

향후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변수로는 “국제유가 움직임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파급효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 등”을 꼽았다.

금통위는 국내경제 역시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흐름에 대해서는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지만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고용 역시 양호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부진 완화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면서 올해 성장률도 지난 8월 전망치(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이처럼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전쟁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물가 올해말에 3%대 초반,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는 “올해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에너지 및 농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9월중 상승률이 3.7%로 8월보다 높아졌지만,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9월중 3.3%로 8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근원물가 역시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파급영향 지속 등으로 둔화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금통위가 물가 둔화속도가 완만해졌다는 평가를 유지한다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시점도 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기준금리 결정에는 여전히 물가를 최우선에 둘 것이라고 시사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따라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금리결정의 변수도 제시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