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법정준비금 의무적립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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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협동조합 법정준비금 의무적립 완화해야” 주식회사와 다르다…고유의 회계기준 필요성 제기

기사입력2014-09-18 00:00

협동조합의 법정준비금 의무적립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특별시 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가 16일 개최한 ‘제1회 협동조합 제도개선 119토론회’에서 인성회계법인 유종오 공인회계사는 “주식회사는 현금배당액의 10%를 법정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하고 있는데 반해 협동조합은 배당 여부에 관계없이 잉여금의 10%를 의무적립토록 하고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현행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에 대해 매 출자금 납입총액의 3배가 될 때까지 ‘잉여금’의 10% 이상을 적립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상법 458조가 회사에게 자본금의 50%가 될 때까지 ‘이익배당액’의 10%를 적립하도록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더 높은 수준의 규제조항이다.

협동조합기본법 상 법정준비금 관련 규정

<자료=제1회 협동조합 제도개선 119토론회 자료집>

여기에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서는 잉여금의 30% 이상을 적립하도록 정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이란 “지역주민들의 권익·복리 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협동조합”을 말한다. 협동조합기본법은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잉여금은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하여야 하고 이를 조합원에게 배당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 회계사는 법정준비금 제도가 회사의 재산을 보호하고 궁극적으로 회사의 재산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고 있으며, 현금 또는 현물배당은 재산의 유출이 분명하므로 준비금 제도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배당을 할 수 없는 사회적 협동조합은 전혀 불필요하고, 일반협동조합도 이용배당이나 출자배당을 할 때 제한적으로 적립토록 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용배당의 경우 이는 판매장려금의 성격으로서 협동조합의 수익성을 늘리고 자산충실도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만큼 법정준비금 적립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정준비금 제도가 배당을 할 수 없는 사회적 협동조합에는 불필요하고, 일반협동조합도 이용배당이나 출자배당을 할 때 제한적으로 적립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과학기술인협동조합지원센터가 지난 5월 설립 1주년을 맞아 개최한 포럼.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사진=과학기술인협동조합지원센터>

따라서 “협동조합의 법정준비금 제도는 현행 상법상의 규정으로 충분하며, 이용배당에 대한 적립의무 면제규정을 두는 등 잉여금처분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으며, 재무충실을 위한 잉여금 처분사항은 협동조합 조합원들의 자율적 결정에 맡겨야한다”고 제언했다.

“협동조합 고유의 회계기준 제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협동조합 고유의 회계기준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협동조합은 자본결사체가 아닌 인적결사체로서 존립목적 자체가 자본참여자의 이윤극대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참여조합원의 후생복지 증진과 해당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협동조합 재무회계정보는 기존 자본결사체 기업에 요구하는 재무회계정보와는 달라야 할 것”이므로 협동조합 고유의 회계기준이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존 손익계산서는 간단히 요약하면 ‘수익 - 비용 = 순손익’이라는 구조를 갖고 있다. 수익이 같다면 비용을 줄여 순손익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같은 회계기준을 협동조합에 적용할 경우, 직원이나 조합원의 급여나 복리후생비가 비용에 포함된다. 그러나 회사와 달리 협동조합은 조합원과 구성원의 복리후생 증진이 존재 이유이기 때문에 모순이 발생한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는 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조합원에게 보다 유리하고 신뢰할만한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자체의 수익이 거의 없다는 현실에도 맞지 않다.

유 회계사는 이런 협동조합의 목적과 현실을 고려해 당기순손익과 같은 이익지표뿐만 아니라 조합원의 후생증진을 함께 반영한 협동조합 운영성과표의 구조를 ‘총공급액 - (자본이익 + 재료비) = 조합원이익 + 직원이익 + 유보이익 + 지역기여’로 제안했다.

협동조합 운영성과표 제안안

<자료=제1회 협동조합 제도개선 119토론회 자료집>

이 구조는 재료비와 금융비용 등은 통제해야 할 비용이 되고, 이를 줄일 경우 조합원이익 또는 직원이익이 커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식회사의 경우 주주 등 자본참여자의 배당과 수익률을 중심으로 재무제표가 구성되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원 복리후생과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유 회계사는 “수익(공급)이나 비용(사업비)을 인식하는 기준은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반 기업회계기준과 전혀 다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협동조합의 재무평가 기준과 그에 따른 세법 적용은 영리기업과 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협동조합의 이용배당은 일반회사의 판매장려금과 동일한 성격이므로 법인세법상 수익차감 또는 비용처리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또 특별법으로 설립된 농협 등의 협동조합에 적용되는 법인세 과세특례 등을 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일반협동조합에도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