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9%인데” 현실은 보증금 30% 월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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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상한 9%인데” 현실은 보증금 30% 월세 18% 상가임대차보호법 무력 “재계약시 과도한 인상 억제해야”

기사입력2014-10-29 14:00

상가임차 재계약시 보증금 인상 상한선이 9%로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평균 월세 인상률은 17.6%, 보증금 인상률은 30.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임차상인 300명을 대상으로 ‘상가임대차보호법 관련 임차상인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보증부 월세 임차계약을 연장할 때 보증부 월세의 보증금 인상률 평균은 30.3%였고, 월세 인상률 평균은 17.6%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상가 임차계약 연장 시 보증부월세의 보증금 인상률

<자료=중소기업중앙회>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은 재계약시 보증금 또는 월세의 인상률 상한선을 9%로 제한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이번 조사대상이 법률상 보호대상과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보증금의 경우 10% 인상이 37.5%로 가장 많았고 20%와 50% 인상이 12.5%로 뒤를 이었다. 보증금을 80%나 150% 올려 계약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을 준수한 5% 인상은 12.5%에 불과했다.

월세의 경우 역시 10% 인상이 30.3%로 가장 많았고, 10~20% 인상이 17.2%로 뒤를 이었다. 마찬가지로 법을 준수한 10% 미만 인상률의 재계약은 전체의 19.2%에 그쳤다.

최근 상가 임차계약 연장 시 보증부월세의 월세 인상률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임차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상가임대차 보호법이 사실상 무력화된 셈이다. 임차상인들이 지목한 임차인 권리보호의 최우선 과제 역시 “재계약시 과도한 월세 및 보증금 인상 억제”(57.0%)였다. 다음으로 “권리금의 객관적 산정 및 회수 방안 법제화”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의 보장기간 확대”가 각각 14.3%로 뒤를 이었다.

재계약시 월세와 보증금 인상 억제에 대한 임차상인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추정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임차상인들은 임대차계약 기간이 종료된 후 재계약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임대차계약 기간 종료 후 재계약 또는 자동연장을 하는 재계약률은 78.0%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수리업의 재계약률이 89.4%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도·소매업 84.4%, 음식점·숙박업·제과점 81.0%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이 82.5%로 서울외 지역(75.0%)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임차인 권리를 위한 선결과제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이런 재계약 과정에서 임차상인들은 다양한 보증금 인상 요구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었다. 재계약시 차임(월세) 또는 보증금의 무리한 증액 요구,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월세 인상이나 가게이전 등 요구, 건물주 변경으로 인한 임대료 증액이나 가게이전 요구, 새 임차인에 대한 권리금 수령 방해, 과도한 원상복구 비용 요구 등의 피해사례가 나왔다.

정부가 지난 9월24일 임차상인 보호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상가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함께 미흡하다는 지적이 비슷한 비율로 나왔다. 개정안의 국회통과시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6.0%, 개선되기에 미흡하다는 응답은 28.7%였다.

보호대책이 미흡하다라고 느낀 이유로는 “임대인의 부담증가로 인한 임대료 상승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53.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권리금 회수 협력기간(2개월)이 너무 짧다”(12.8%), “재건축·리모델링으로 인한 피해 대책이 미흡하다”(11.6%)는 의견 순이었다.

기존에 마련된 임차상인 보호대책과 관련해서는 48.3%의 임차상인들이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알고 있었으나, 모른다는 답변도 33.4%에 달했다.

이 법의 내용 중 현재 환산보증금이 일정규모 이하일 때 적용되는 5년의 계약보장기간에 대해서는 “적정하다”는 의견이 51%였으나 “기간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42.3%였으며, 임차보증금 인상률 상한선인 9%에 대해서는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88.6%에 달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정원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소상공인들은 지속되는 내수부진으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으며, 비정상적인 임대차 관행이 소상공인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임차상인 보호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