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의 지갑 넘보지마”…종교인 과세 또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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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神의 지갑 넘보지마”…종교인 과세 또 물건너가나 일부 개신교 반대로 금년 도입 어려울듯

기사입력2014-11-27 08:36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4일 종교인 과세 관련 간담회에서 간담회를 마친 강석훈 기재위 조세소위 위원장.<사진=뉴시스>

목사와 스님 등의 수입에 소득세를 물리는 종교인 과세 도입이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한 전망이다.

27일자 경향신문은 “개신교계의 반대로 종교인 과세 도입이 어렵게 됐다”는 국회 기재위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주무소위인 조세소위의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안된다는 쪽으로 51% 기울었다”고 발언한 것도 인용했다.

조세소위는 이에 앞선 지난 24일 종교인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종교계 의견 수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종교인 과세 법제화가 올해도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미 나온 터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천주교와 불교계, 일부 개신교 종파는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일부 개신교 종파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교전쟁”이나 “선거”와 같은 서슬퍼런 말들도 오간것으로 전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26일 지정·발표한 31개 세입예산안 부수법률안에서 관련법안을 제외했다. 다음달 1일 예산안 국회 본회의 자동부의까지 우선 심사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내년도 세수 규모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발의 당시 예산부수법안으로 신청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종교인 과세 법제화 시도의 역사는 46년 전인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종교인들도 근로소득세를 내야한다”고 했다가 개신교단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무시무시한 군사정권도 개신교는 건드리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2006년에는 이주성 국세청장이 종교인 소득세 부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시만단체로부터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정기국회를 종교인 과세 법제화를 위한 적기로 여기고 있었다. 1년 반 가까이 큰 선거가 없는데다 대통령의 정치색도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40만 종교인(과세)의 입김이 100만 공무원(연금개혁)이나 1000만 흡연자(답뱃값 인상)의 그것보다 강했다는 평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거나, 시저의 것은 시저에게 라거나 하는 말들도 빛을 잃게 됐다.

정부는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국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시행령에 따라 재년 1월부터 종교인들에 대한 소득세 원천징수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낸 바 있다. 종교인의 급여 가운데 4.4%를 세금으로 원천징수한다는 것이다. 물론 시행 여부는 ‘며느리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