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얼마나 많길래 국민나태 운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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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복지’ 얼마나 많길래 국민나태 운운하나 복지예산 꼴찌…조세 불평등만 바로 잡아도 이런 논란없어

기사입력2015-02-06 17:23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복지과잉으로 가면 국민이 나태해진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연찬회에서 이렇게 말을 했다 한다. 김 대표는 “복지수준의 향상은 국민의 도덕적 해이가 오지 않을 정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초저출산 고령화 사회 진입,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따른 복지욕구의 증대 등으로 국가채무가 급증하고 있고, 경제활력이 크게 저하됨에 따라 우리 경제도 늙어가고 있다”고 했다. 집권여당 대표의 이 발언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엄청난 복지사회인 줄 알겠다’는 비판에서부터 ‘무상복지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 발언이 논쟁을 넘어 동의가 안되고 당혹스럽기까지 한 이유는 한국이 어느정도 수준의 복지정책을 펴고 있고 관련 예산을 쓰고 있는지를 보면 알수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와 비교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복지예산 비율은 꼴찌였다.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율은 10.4%였으며, OECD 28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28위를 차지했다. 그 이전해인 2013년에도 32개국 중 31위였다. 10.4%는 OECD 평균인 21.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세금 등 국민부담률도 최하위권이었다고 하지만, 복지과잉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을 대상으로 ‘증세꼼수’를 부리다 국민저항에 부딪히자 억지주장을 펼쳐 놓고 마치 복지정책 구조조정에 대한 당위성을 얻기 위한 느낌마저 갖게 한다. 문제는 정치권의 주장처럼 구조조정할 복지정책이 있느냐는 점이다. 현 정부가 내놓은 것을 포함해서 무상급식, 무상보육 그리고 기초연금…상당수가 저출산과 노인, 빈곤 등과 연결된 사회적인 문제들이다. 이런 복지혜택으로 국민이 나태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인세만 원래 제자리로 돌려놓는 등 조세체계의 불평등만 바로 잡아도, 4대강 사업에 쏟아부은 수십조의 예산만 허투루 쓰지 않아도 ‘증세냐 복지냐’ 하는 따위의 작금의 논란은 무의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