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거래’ 대금결제 미루면 소멸시효 주의

프린트

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외상거래’ 대금결제 미루면 소멸시효 주의 기업의 채권과 회수…소제기, 압류 등 통해 소멸시효 중단

기사입력2015-02-24 00:00

이영철 객원 기자 (lawlyc@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주원’ 이영철 변호사

기업은 항상 어떤 재화나 용역을 납품하고 그 물품 또는 용역 대금을 지급받게 되는데, 대부분 바로 이 대금이 결제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기간 뒤에 이를 지급받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어음, 선일자수표 등의 형태로 그 대금 지급을 약속하는 경우도 있고, 일반 외상거래도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선일자수표란 원래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 실제 발행하는 날을 발행일로 기재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예를 들어 1개월 또는 2개월 후를 발행일로 기재한 수표를 말한다. 기업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어음 또는 선일자수표로 거래하고 있다. 요즘에는 특히 어음이나 수표도 전자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 어음이나 수표 등으로 처리하는 경우에는 그 발행한 회사가 자금능력이 있는 경우 실제 어음금이 발행회사 계좌 등을 통해 지급받기 전, 통상 할인이라는 제도를 통해 이를 원래 발행금액 이하의 금액으로 현금화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수표도 그것이 선일자수표일 경우에는 원래 수표제도의 취지와는 다르게 위 어음의 할인과 비슷한 형태로 이를 시중에서 발행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현금화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어음·수표 결제계좌에 자금없으면 부도…회수 어려워

그러나 이와 같은 어음이나 수표를 발행한 회사가 실제 자금능력이 그리 좋지 않은 경우에는 그 할인이 쉽지 않기 때문에, 몇 개월 후 기한이 도래했을 때 이를 결제받게 된다. 그러나 이 어음이나 수표의 결제계좌에 자금이 없는 경우 그 어음이나 수표는 부도로 처리되게 된다. 결국 기업의 이 채권은 거의 회수할 수 없게 된다. 통상 발행회사의 자산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파산으로, 자산도 있고 회생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기업회생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런 경우 기업의 미수채권은 파산채권 또는 회생채권이 된다. 파산의 경우 발행회사 자산 등의 처분 등으로 모든 채권자에게 그 채권액에 비례해 분배하게 되나, 일반적으로 그 배당금액은 원래의 채권액에 비해 몇백분의 일 또는 몇천분의 일이고, 회생에 있어서도 기업이윤의 창출, 기업의 매각 등으로 회생채권을 변제해 나가지만 일반적으로 그 법원이 승인하는 회생계획을 보면, 회생채권 원래 금액에서 실제 상환되는 것은 위 파산의 경우와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외상채무자가 차일피일 그 대금 결제를 미루는 경우, 조심해야 할 것이 소멸시효다. 소멸시효라는 것은 채권자가 법에 정한 기간동안 그 권리행사를 하지 않는 경우로, 법적 안정성을 위해 그 채무자가 소멸시효를 주장하게 되면 채권자는 그 권리행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말한다. ©비자트

한편 어음이나 수표가 아닌 외상거래도 있다. 이와 같은 외상거래의 경우 실제 지급하기로 한 때에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 이를 회수하는데 기업들은 골머리를 앓게 된다. 외상거래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믿고 오래된 거래관계였음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 바로 소송을 한다면 그동안의 신뢰관계가 깨지고 더 이상 거래를 지속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외상채무자가 소위 ‘갑’일 경우 ‘을’의 입장에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외상채무자가 차일피일 그 대금 결제를 미루는 경우,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소멸시효다. 소멸시효라는 것은 채권자가 법에 정한 기간동안 그 권리행사를 하지 않는 경우로, 법적 안정성을 위해 그 채무자가 소멸시효를 주장하게 되면 채권자는 그 권리행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일반민사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지만, 기업과 같이 상인의 경우 즉 상사채권은 그 소멸시효가 5년이다. 다시말해 5년이 지나면 기업채권은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일반민사채권보다 그 소멸시효기간을 짧게 정한 것은 그만큼 상거래라고 하는 것은 신속하고 정형화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민사채권 10년, 상사채권 5년, 공사채권 3년 소멸시효

그런데 이보다 더 소멸시효기간이 짧은 경우가 있다. 1년 이내의 단위로 정기적으로 금전 또는 물건을 지급하기로 한 채권, 공사도급의 경우 도급받은 회사의 공사채권, 물품대금채권 등은 그 소멸시효기간이 3년이다. 여기에서 1년 이내 단위로 정기적으로 금전 또는 물건을 지급하기로 한 채권이라 함은 예컨대, 극장을 1년간 사용하기로 하고 대신 그 사용료를 매월 내기로 한 경우가 그것이다.

한편 음식물을 판 경우 그 대금이나 숙박료, 입장료채권과 같은 경우에는 그 소멸시효기간이 1년 밖에 되지 않는다. 교육사업의 경우 학생들에 대한 수업료채권도 그 소멸시효기간이 1년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소멸시효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법률상 표현에 의하면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이다. 여기에는 소제기 등의 청구, 압류, 가압류, 가처분, 승인과 같은 것이 있다. 소제기를 하면 그 소장이 접수된 때 바로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압류, 가압류, 가처분도 그 신청서가 접수된 때 그 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그런데 여기서 특이한 제도가 있다. 내용증명을 통해 채무변제를 최고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이와 같은 최고를 하면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하지만 그 중단은 임시적이다. 최고를 한 때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소제기를 하던지 가압류, 가처분을 해야만 위 최고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이 그대로 유효하다. 그렇지 않으면 최고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은 그 효력이 없게 된다.

내용증명을 통해 채무변제를 최고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이때 소멸시효가 중단되지만 그 중단은 임시적이다. 최고를 한 때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소제기를 하던지 가압류, 가처분을 해야만 최고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이 그대로 유효하다. 그렇지 않으면 최고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은 그 효력이 없게 된다. ©비자트

그리고 승인이라는 것도 소멸시효 중단 사유 중의 하나인데, 이는 채무자가 그 채무가 있음을 인정하는 경우를 말한다. 승인의 구체적 사례로 채무자가 일부를 변제한 경우, 소멸시효 진행기간 중에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거나, 변제기를 늦춰달라고 채권자에게 요청한 경우를 들 수 있다. 보통의 경우에는 지급각서를 받거나 공증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바로 당할 수 있는 공증을 해주는 것을 매우 꺼려하게 된다. 어쨌든 채무승인은 지급각서를 통해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이 또한 받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이마저도 받기 어렵다면, 채무자와 대화를 하면서 채무가 있음을 인정하는 내용이라든지 언제까지 갚겠다든지 하는 내용을 녹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소멸시효기간이 모두 지나가게 되면 채권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경우, 그 채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도, 채무자로부터 그 채무가 있음을 승인하는 내용을 녹음한다든지 지급각서를 받는다든지 하게 되면, 채권자는 그 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소멸시효이익의 포기라고 법에서는 표현한다. 이 경우에는 더더욱 채무자가 각서 같은 것을 작성해주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채권자로서는 녹음을 통해 채무자로부터 그 채무를 인정하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변제않고 재산 빼돌린 경우 사해행위취소소송 제기해야

기업이 직원이나 임원에게 돈을 빌려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상거래가 아닐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실제 필자가 소송을 수행하면서, 이것은 상거래채권이 아니므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기 때문에, 5년2개월이 지난 채권에 대해 그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낸 적이 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 채권자 손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채무자(채권자회사의 임원이었던 자)가 항소를 했고, 항소심 법원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하급심 판례 중에 10년의 소멸시효를 인정한 것이 있기는 하지만, 상법을 보면 기업과 같은 상인이 하는 행위는 상행위로 간주하게 되어 있고, 상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채권은 소멸시효기간이 5년이기 때문에, 기각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던 것이다. 물론 이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어찌되었든 기업이 직원 또는 임원에게 돈을 빌려준 경우 그 채권회수를 위해 5년 이상의 기간을 넘기는 것은 위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채권회수에서 중요한 문제가 집행문제다. 즉 채무자 쪽에서 임의로 변제하지 않을 경우, 결국 판결이나 지급명령을 받아 그 채무자 회사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채무자가 집행대상이 되는 회사 재산을 소송 또는 가압류 등을 하기 전에 빼돌리는 경우, 일반적인 금전지급청구소송을 한다 해도 그 집행대상 재산이 없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이와같은 경우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물론 금전지급을 구하는 청구도 함께 해야 한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이란, 채무자 회사가 소송 또는 가압류 직전에 제3자에게 넘기거나 빼돌린 재산에 대하여, 제3자로부터 다시 채무자로 되돌려오도록 하는 소송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채권자는 집행재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채무자가 집행대상 재산을 빼돌리는 행위는 형사적으로 처벌된다. 따라서 채권자회사는 이와 같은 사해행위에 대해 형사적으로 강제집행면탈죄로 채무자회사의 대표 등을 고소해 압박할 수도 있다.

초코류 가격인하 16년간 한번뿐이다

객원전문 기자칼럼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