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최저임금 급상승해도 경쟁력 여전

프린트

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印尼, 최저임금 급상승해도 경쟁력 여전 올 평균 월 15만원 수준, 지역마다 달라…CSR활동 법제화

기사입력2015-03-19 00: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개최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진출기업 인사노무관리(HRM)전략 설명회’ ©중기이코노미

최근 몇 년새 인도네시아의 최저임금이 급상승했다. 2010~2013년 인도네시아의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30%에 이를 정도다. 하지만 올해 인도네시아의 평균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2% 상승한 월 175만7706루피아(15만1162원, 환율 3월18일 기준, 이하 동일)였다. 우리나라에 비해 인도네시아의 임금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주최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진출기업 인사노무관리(HRM)전략 설명회’에서 주인도네시아한국대사관 김용운 고용노동관은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문제는 최저임금의 급상승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급격히 오르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인건비에 있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최저임금 상승을 제외하고는 노동법상 거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없다. 다만 현지 지역주민과 근로자의 정서를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韓기업, 인도네시아 투자진출 감소세

KOTRA에 따르면 한국기업은 70~80년대 봉제, 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현지에 진출했다.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철강, 전자, 건설 등의 분야까지 진출하면서 분야를 넓혀갔다. 특히 2011년 포스코, 한국 타이어 등 국내 대기업이 현지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한국기업의 인도네시아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12억1900만달러를 기록, 인도네시아 투자국 순위 5위에 올랐다. 이어 2012년(19억5000만달러) 3위, 2013년(22억600만달러) 4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줄어들고 소액 투자가 증가하면서, 투자건수는 증가한 반면 투자금액이 감소해 2014년 투자국 순위 7위로 떨어졌다.

특히 2012년부터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노동집약적 산업분야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짐에 따라 2012년 섬유와 가죽제품·신발 분야에 대한 투자규모는 1억6375만9000달러로 2011년(2억5289만3000달러) 대비 54.4%가량 크게 감소했다. 이어 2013년에도 1억483만4000만달러 투자규모에 그쳤다.

반면 투자규모 1위 자리는 여전히 금속·기계·전자 산업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금속·기계·전자 산업 투자규모는 15억1264만5000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전기·가스·수도 분야에 대한 투자가 1억338만5000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고무·플라스틱(4458만2000달러)과 화학·제약(4112만7000달러)분야에 대한 투자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저임금 상승세 지속…건강보험가입 의무

한국기업이 밀집해 있는 자카르타 주의 경우 4년만에 최저임금이 1.8배 상승(153만→270만 루피아/13만1201원→23만1660원)했다. 2015년 기준 지역별 최저임금을 보면 서부자바 까라왕이 298만7000루피아(25만6284원), 중부자바 스마랑은 168만5000루피아(14만4695원) 등으로 지역마다 차이가 크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33개주와 시·군에 따라 최저임금이 각각 다르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자카르타주 최저임금 인상 추이

환율기준:2015.3.18 <자료=KOTRA 글로벌 윈도우> ©중기이코노미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은 2012년부터 최저임금 상승 및 아웃소싱 철폐 등을 주요내용으로 한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노동조합연맹(KSPI)는 지난 2014년 5월1일 노동절을 맞아 ▲2015년 최저임금 30% 인상 ▲전국민 건강보장 실시 ▲아웃소싱(특히 공기업) 철폐 등 10대 요구사항을 제기하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김 고용노동관은 “잇따른 시위로 인해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노동법 개정과 최저임금 상승 등의 문제에 대해 4년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제도가 도입됐다. 지난 2014년 1월1일부터 국민건강보장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업의 건강보장 가입등록(건강보험)이 의무화된 것이다. 종전까지 근로자사회보장제도(산재, 노후, 사망, 의료 등) 중 건강보험은 의무가 아니였지만 건강보험제도가 신설되면서 기업들은 지난 1월1일까지 의무적으로 등록을 해야했다. 6개월 이상 근무하는 외국인의 경우에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건강보험 가입을 하지 않은 기업은 각종 인허가가 취소되는 등 행정제재를 받게 된다.

건강보험료는 근로자 월급의 4.5%이며, 회사에서 4%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의료 수준이 낮아 사설보험을 통해 직원의 건강보험을 지원하는 기업들도 있어 이중으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CSR활동 법제화…NGO 협력도 방법될 수 있어

인도네시아 정부는 기업의 CSR활동을 의무화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주요 기업들은 비영리재단을 설립해 CSR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 인프라가 열악하고 극빈곤층이 많아 주로 ▲교육 ▲빈곤 퇴치 ▲환경 보호 등의 CSR 활동을 하고 있다.

김 고용노동관은 “인도네시아는 아직까지 노동법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현지의 문화를 수용하고 지역민들과 긍정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한국 기업들은 현지의 종교, 관습, 지역의 특수성 등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88%를 차지할 정도로 신앙심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를 절대적으로 지켜줘야 하며, 적극적으로 CSR활동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CSR활동을 처음으로 진행할 경우, 지역사회 또는 전문분야와 관련된 NGO와 협력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NGO와 협력하게 되면 기업 특성에 맞는 CSR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NGO의 영향으로 기업은 지역 주민들과 연대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KOTRA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