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앱 마켓서 100% 망하기 위한 몇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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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중국 앱 마켓서 100% 망하기 위한 몇가지 방법 춘추전국 앱 마켓, 카피제품, 정부 보호규제 등 난제 수두룩

기사입력2015-06-05 14:00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박창현 한유코리아 팀장이 중국 로컬 앱 마켓 진출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최근 중국의 4세대 이동통신(4G) 단말기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중국 모바일 앱 시장 역시 빅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4년 8월말 기준 중국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2억7000만명이며, 그중 3G와 4G 사용자 수는 5억1000만명으로 40.2%를 차지했다.

4일 열린 중국 로컬 앱 마켓 진출 가이드 세미나에서 박창현 한유코리아 팀장은 “중국국가공신부(工信部)는 올해 안에 중국 내 4G 가입자 수가 4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데이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음악, 동영상, e-book, 게임,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앱들에 대한 수요가 발생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이 중국 앱 마켓에서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실제로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한국 모바일 게임인 ‘모두의 마블’은 2014년 론칭한 이래 누적 다운로드 수가 총 1285만건에 그쳤다. 보통 히트 게임 다운로드가 1억건을 넘기는 것과 비교하면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박 팀장은 그 원인으로 먼저 “중국에는 다양한 안드로이드용 앱 마켓이 존재한다”며 “각각의 채널마다 특징이 있는데, 한국 기업들은 이런 고려 없이 중국 시장을 하나의 단일 마켓으로 생각하고 대응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70%가 안드로이드용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중국은 다른 나라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앱 마켓 구조를 갖고 있다. 구글이 중국정부와의 갈등으로 2010년 철수한 뒤 국내 기업들마다 독자적으로 앱 스토어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안드로이드용 앱 마켓 수는 300여개에 달하며, 그중 바이두(29%), 360(26%), 텐센트(17%), 완도우쟈(9%) 등의 점유율이 높다.

블랙마켓에 등록된 앱 모습 <자료=한유코리아>

박 팀장은 “예를 들어 텐센트는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SNS플랫폼이기 때문에 여기서 앱을 서비스하려면 반드시 SNS 연동 기능을 포함시켜야 한다. 이런 사업자별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앱을 출시했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들이 중국의 해킹문제에 대처하기 힘든 것도 실패 요인 중 하나다. 박 팀장은 “중국에는 블랙마켓으로 불리는 불법 앱 마켓이 있다”며 “이 시장규모가 정식 마켓의 몇 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해킹된 유료 앱은 블랙마켓에서 아주 싼 값에 유통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응은 쉽지 않다. 300여개가 넘는 중국 앱 마켓의 특성상 개발사가 자신의 앱이 어디서 유통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중국 스마트폰 유저들이 해킹 프로그램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며 “보안대책 없이 중국시장에 진출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약 1000여종이 넘는 스마트폰 기계가 존재한다는 점도 상황을 어렵게 한다. 한국처럼 삼성과 LG 단말기만 지원하는 앱을 만들었다간 전체 스마트폰 유저의 일부분을 포용하기도 버거워지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실제로 바이두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모바일 게임 헬로우 히어로는 샤오미 대표모델 S3에선 구동이 안 된다”며 “보통 중국 로컬 게임 하나가 호환이 되지 않는 단말기 수가 평균 17개인데, 한국 앱들은 이보다 호환성 문제가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규제도 큰 장벽이다. 박 팀장은 “중국 퍼블리셔와 계약하는 방법 외에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앱을 서비스하는 방법은 내자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외국 기업이 중국내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우선 ▲명칭비준 ▲영업집조 ▲인감 ▲기업코드증서 등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8가지나 된다. 게다가 대표이사로 반드시 중국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단서도 있다. 박 팀장은 “이런 까다로운 절차를 다 통과해도 3~6개월은 기다려야 설립허가가 난다”며 “법인설립 뒤엔 앱 서비스 인허가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앱 서비스 인허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중국정부가 자국 내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리를 엄격하게 하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게임등록심사나 저작권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마켓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길게는 1년까지 소요되니, 아무리 좋은 앱이 있어도 출시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내 내자법인 설립시 필요서류

<자료=한유코리아>

우여곡절 끝에 마켓에 앱을 론칭해도 돈을 벌기는 힘들다. 바이두, 360, 텐센트 등 중국 대형 앱 마켓들이 외국기업에게 높은 수준의 수수료를 물리기 때문이다. 이들 마켓은 보통 플랫폼 제공료로 매출의 5~25%를 가져간다. 또한 앱에서 발생하는 결제 금액의 5%를 결제수수료란 명목으로 내게 한다. 더불어 월 매출의 일정부분을 마켓 사업자에게 분배하도록 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박 팀장은 “보통 애플 앱스토어가 30%의 채널수수료를 가져가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은 중국 마켓의 수수료율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대형업체들은 채널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을 가지고 거의 5대 5 수준으로 이익을 분배하도록 내부 규정을 두고 있어 개발사들이 수익을 내기 힘든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360같은 경우, 누적 매출액이 50만위안을 넘지 않으면 5월과 10월 일 년에 두 번만 정산을 해주는 데, 이같은 운영정책도 개발사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중국진출을 위한 방법은 아예 없는 것일까. 박 팀장은 “지금으로선 전문 퍼블리싱 기업이나 중국 사업자를 통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 중국시장 진출 방법”이라며 “그밖에는 애플의 앱스토어를 공략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고 귀띔했다. 안드로이드 마켓은 포기하고 iOS 이용자들부터 공략해 나가라는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유용한 전략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1분기 중국시장 점유율은 작년 대비 2% 상승한 18%를 기록, 샤오미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에서 1위 스마트폰 업체로 등극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DC 역시 올해 중국 내 iOS 스마트폰 성장률이 2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