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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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징벌적 손해배상 악의적 가해자에 피해액보다 더 많은 배상책임 부과

기사입력2014-02-26 13:13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등 회원들이 1월27일 오전 국민카드 본사 앞에서 신용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시스>

징벌적 손해배상(懲罰的損害賠償, punitive damages)은 악의를 품고 불법행위를 해 피해를 입힌 가해자에게 징벌을 가할 목적으로 부과하는 손해배상이다. 실제 손해에 대한 배상 외에 추가적으로 더 많은 액수(예; 3배)의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제도다. 손해배상이라는 민사 사안에 통상의 손해배상을 넘어선 제재를 가함으로써 형벌적 성격이 포함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 손해를 보상하는 보상적 손해배상(compensatory damages)의 불충분한 재발방지 효과를 보완하는 제도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손해배상액이 지나치게 소액인 경우 등에 대해 징벌과 예방(억제)의 효과를 거두는 제도라는 시각도 있다. 과도한 배상금으로 가해자에게 지나친 책임이 주어지거나, 소송 빈발이 우려된다는 반대 시각도 있다.

역사상으로는 함무라비법전과 히타이트법전 등 고대법의 배수적 손해보상(multiple damages)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고, 근대법에서는 영국에서 1275년 수도자에 대한 불법적 권리침해에 2배의 손해배상금을 지우는 배수적 손해배상이 최초의 사례로 기록돼 있다.

미국에서는 1992년 맥도날드 매장에서 화상을 입은 할머니에게 손해배상금 16만달러 이외에 징벌적 손해배상금 3배(48만달러)를 부과해 총 64만달러를 배상하도록 한 판결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이 입법화됐다.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 기술 탈취·유용에 대해 피해자의 손해액의 3배까지 손해배상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법은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부당한 발주 취소, 부당한 반품 행위, 부당한 하도급 단가 인하를 대상으로 추가했다. 이의 법적 정당성이 희박하다는 반론도 제기돼 있는 상태다.

이와 별도로 2013년 ‘남양유업 사태’ 이후 대리점 본사가 물량 밀어내기, 판매목표 강제 및 불이익 제공행위, 부당반품 금지행위 위반 등을 했을 경우 대리점 사업자 피해액의 3배 이내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속칭 ‘남양유업 방지법’이 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에 의해 발의되기도 했다. 최근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이후 해당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자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