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식품 “KMF 인증으로도 공신력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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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할랄식품 “KMF 인증으로도 공신력 충분” 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이희열 교수

기사입력2015-07-04 00: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할랄(halal)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이다. 전세계 인구의 20%에 달하는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이 중 할랄식품은 무슬림이 먹는 식품으로,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 방식으로 만든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개념인 할랄식품의 시장규모는 전 세계 식품시장의 17.7%(1조2929억달러)를 차지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할랄시장 진출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 할랄시장 진출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9일 2017년까지 할랄시장 수출 15억달러(1조6800억원)달성을 목표로 한 ‘할랄식품산업 발전 및 수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국내 할랄인증기관(KMF)의 낮은 인지도, 생산라인 구축비용 부담 등으로 국내기업의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세종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이희열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할랄인증기관은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 한 곳입니다. 일부 언론과 할랄인증 대행업체들은 해외에서 KMF 인증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국내에 인증기관이 더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더군요. 하지만 무작정 인증기관을 늘린다고 해서 공신력이나 인지도가 높아질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인증기관의 전문성을 높여 국제적인 공신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되지 않고서야 새롭게 생기는 기관의 공신력이 생길리는 만무하죠”

장기적 관점에서 KMF 육성, 인증기준 강화 필요

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이희열 교수 ©중기이코노미

이 교수는 대표적으로 KMF 인증을 받은 농심의 예를 들면서 “KMF 인증만으로도 해외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판매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200개 이상의 할랄인증 마크가 있습니다. 현지 소비자들이 수백개의 할랄인증 마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진 않기 때문에 KMF 인증만으로도 충분히 공신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KMF의 인증기준이 다른 국가에 비해 완화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국내 인증기준이 너무 까다롭다고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그렇지 않습니다. 그나마 국내에서 받으면 국내기업들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주기 때문에 해외에서 받는 것보다 쉽습니다. 오히려 기준이 더 강화될 필요는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그래야 해외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식품클러스트 내 할랄전용공단 설립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할랄식품 시장진출에 대한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기업들은 정보 부족(46.7%), 인증절차 및 비용(37.7%), 전용라인 구축비용 부담(29.3%) 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정보 부족의 경우 최근 정부에서 주요국별 할랄시장 동향, 인증제도 등 관련정보를 기업에게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기로 하면서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인증비용의 경우에도 정부에서 일정비율을 지원하는 사업을 이미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가공식품의 경우 제조공정에 돼지고기, 돼지고기 부산물, 알코올 성분이 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격리해야 한다. 축산물인 경우에는 도축장이 반드시 돼지사육장과 명백하게 분리돼야 하는 등의 조건이 있다.

“우선 할랄식품은 무슬림에서 금지하고 있는 재료를 빼는 것이지, 새로운 재료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것이 기존 생산라인을 할랄화 하는 것인데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새롭게 생산설비를 구축하는데 비용을 쏟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6년까지 전북 익산에 위치한 국가식품클러스트 내에 할랄전용 공단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그는 또 굳이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할랄전용 라인을 만드는 방법도 있긴 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도축장과 사육장이 분리돼야 하는 조건을 갖추기 위해 칸막이 또는 창고를 활용해 분리하는 것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또는 GNP(농산물우수관리)인증을 받는 것도 인증을 받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식품을 할랄화할 수 있는 대체재 개발에 힘쓸 것도 당부했다.

“우리나라 식품의 특성상 발효식품이 많아 발효과정에서 알코올이 생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알코올을 없애거나 저감화 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제품의 맛이나 고유의 특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원재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