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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아울렛, 상권영향평가서 부실 작성 논란
백화점·대형마트 입점시 중소상인 영향평가 유명무실 비판 나와
- 기사입력2015-09-09 14: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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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한 상권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 중구 항동의 롯데 펙토리 아울렛 상권영향평가서 <사진=김제남의원실>
정의당 김제남 국회의원은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기초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30여개 상권영향평가서를 분석한 결과, “입점에 따른 주변지역 상권영향분석 등의 알맹이는 쏙 빠진 채, 인구나 사업자 숫자, 상권현황 자료로만 채워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상권영향평가서 제출은 2013년 7월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발효로 의무화됐다. 대규모점포 등의 신규 출점, 점포 소재지 변경, 매장면적을 10% 이상 확장, 업태(대형마트·백화점·전문점·쇼핑센터·복합쇼핑몰)를 변경할 때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문서다. 상권영향평가서에는 사업개요와 상권영향 분석 범위, 인구통계 현황, 전통시장, 전통상점가, 소매점 등 기존 사업자 현황 및 종합적 분석을 포함해야 한다.
그러나 인천 중구 항동의 롯데 팩토리아울렛의 경우, 기존 롯데마트를 업태변경하면서 지자체에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에서 아울렛 3㎞ 이내에 “전통상점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기재했다. 또 4곳의 전통시장에 대해서도 “전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반경 3km 상권영향평가 범위 내에 있는 전통상점가에 해당하는 지하도상가 3곳이 있지만 이를 누락해서 작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권영향평가서가 대형마트의 긍정적 영향만을 강조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김 의원은 “평가서에서 유통대기업들은 대규모점포 입점에 따른 주변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 중랑구 이노시티의 상권영향평가서에는 “지역 내 중소상인들의 매출 향상에 오히려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는 구절이 나온다. 충북 청주지웰시티의 상권영향평가서에도 역시 지역 중소상인의 매출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서울 동작구 GS리테일의 상권영향평가서에는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 모두 기존 상권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강조돼 있다. 전북 전주 효자동 복합시설의 상권영향평가서에는 복합시설에 입점할 업체와 유사업종의 경우 경쟁점 증가로 인한 매출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개점 이전에 정확한 매출분석이 불가능하며 경쟁을 통한 서비스 향상이 기대된다는 기술이 담기기도 했다.
이처럼 평가서가 정확하게 상권을 분석하지 못하고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만 강조하는 이유로는 평가서를 개점 당사자인 유통 대기업 스스로 작성하기 때문이라는 점이 제기됐다. 실제로 유통산업발전법은 대규모점포 등을 개설하려는 자가 지자체에 등록할 때 제출하도록 하고 있을 뿐, 작성주체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에 따라 대기업이 직접 상권영향평가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실정이다. 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긍정적인 면만 강조하게 되는 것이다.
지자체장들은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등을 검토해 미진하다고 판단한 경우 사유를 명시해 보완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게 김 의원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엉터리 상권영향평가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작성주체를 유통대기업이 아닌 지자체나 제3의 전문기관으로 해서 객관성을 확보하고, 상권영향평가서에 지역 상권의 매출과 고용감소 등의 종합적 분석이 반드시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등록 30일전에 제출하게 돼 있는 상권영향평가서를 최소한 180일전에 제출하도록 강화해 이해당사자인 지역 상인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유통상생발전협의회 등을 통해 조율될 수 있도록 유통법 등의 개정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