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성장, 中企 한중협업으로 해법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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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中 저성장, 中企 한중협업으로 해법 찾아라 韓 IT기술 경쟁력 충분…中 자본과 협력 3시장 노리는 것도 방안

기사입력2016-07-01 13:59

중국은 올해 3월 ‘제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에 진입했음을 공표했다. 중·저속 성장시대를 맞아 산업전반에 혁신과 개혁을 도입 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과거 세계시장내 단순한 생산기지에 머물렀던 중국이 이제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이에따라 전체 수출 가운데 약 1/4을 중국으로 하는 한국도 진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양적성장 한계 맞닥뜨린 중국, 13.5규획으로 산업구조 고도화 본격화

중국은 개혁개방을 시작으로 저렴한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을 활용, 대부분의 산업생산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급속한 양적 성장을 달성했다. 섬유 등 경공업제품뿐만 아니라 가전, 자동차 및 선박, 공작기계 등 기계류, 철강 및 에틸렌과 같은 소재생산까지 다방면에 걸쳐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성장에도 불구 질적인 면에서는 한계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국 내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 것이 독자적인 기술부족이다. 유인 우주선을 발사해 궤도 진입에 성공하고, 각종 방위산업에 필요한 기초기술을 확보할 정도로 과학기술은 발전했지만 대다수의 산업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한참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자체적인 평가다. 실제 자동차만 하더라도 내연기관의 핵심기술이라 하는 엔진 및 변속기 기술 등은 거의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전자제품의 핵심부품인 디스플레이나 반도체도 아주 낮은 기술수준만 가지고 있다. 이에 중국은 단순조립에 따르는 인건비만 획득할 수 있었고, 국제 분업에서 저부가가치부문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심각한 환경문제, 임금의 빠른 상승, 자원낭비와 과잉생산 등으로 한계를 맞은 중국은 산업구조를 변경해 위기를 타파하고자 했다. 이에 선택한 전략이 신산업 육성을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다. 신산업의 경우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국가가 발전초기 단계이므로 중국도 노력만 하면 세계선두 주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 정부는 ‘제12차 5개년 규획(2011~2015)’을 시작으로 산업구조를 전면개편하기 시작했다. 이에 7대 전략형 신흥산업과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할 것을 선언했다. 또 선진장비제조업을 발전시키고, 소재산업의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규모가 큰 제조업에서 질적으로 강한 제조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13.5규획에서는 2025년까지 세계최고의 제조강국이 되겠다는 ‘중국 제조 2025’와 함께 사회전반의 IT융합 및 활용을 강조하는 ‘인터넷 플러스(+)’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中 R&D 투자-특허출원 ↑, 신에너지자동차 자체브랜드가 점령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중국 산업구조는 빠르게 개편되고 있다. 이에따라 고부가가치 산업기술을 확보하기위한 투자도 늘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의 총 연구개발비는 3178억4800PPP달러(구매력기준소득)로 2003년 기준 연평균 17.05%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투자규모다. 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국제 특허출원도 급증하고 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해 PCT국제특허출원 국가 가운데 중국이 2만9846건을 기록, 미국(5만7385건)과 일본(4만4235건)에 이어 세계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대비 16.8%증가한 수치다.

실제 가전제품에서는 하이얼(海尔), TCL 등이 스마트폰에서는 샤오미, 화웨이와 같은 독자브랜드 들이 빠르게 성장해 독자적인 기술 능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통신설비나 공작기계,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에서도 이미 규모면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 다퉈 등장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중국의 신산업 육성을 통한 산업고도화를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엔진, 변속기 등 내연기관 관련 부품의 외국기업 의존도가 심각한 중국은 현재 자동차기술이 선진국에 10년 이상 뒤진 것으로 평가, 기술격차를 줄이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전통적인 석유엔진 자동차대신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자동차를 육성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 결과 2013년 3만대에 불과했던 신에너지자동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생산 및 판매는 2014년 10만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작년에는 21만대까지 증가했다. 중국 내 신에너지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는 거의가 자체 브랜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 전체 생산량 6만 4000대 가운데 BYD와 상치(上汽) 등 자국기업이 5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역시 종타이(众泰), 지리(Geely), 베이치(北汽) 등 자국브랜드가 상위 5위내에 랭크되어 있다. 외자계 업체로는 작년에 BMW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를 1255대 생산·판매한 것이 전부다.

中企중심 한중협력…기술력 보유한 IT중기 현지기업과 손잡아라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는 한국의 대(對)중국 진출 및 협업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이 하루아침에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중국을 막을 만한 획기적인 발전을 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거의 동등한 상황에서 한중간 경쟁이 이뤄질 것이며 특히 신산업에 있어서는 뛰어난 과학기술의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게 되는 분야도 나타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와 틈새기술 등에서는 여전히 한국이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산업연구원 조철 주력산업연구실장은 “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지만 한국은 융합기술과 산업화기술을 통해 차별화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며 “이에 과거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으로 뒷받침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조실장에 따르면 대규모 주력산업이 아닌 다양한 부분에 기회요소가 존재함에 따라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술을 융합하고 중국과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IT산업의 경우 산업 및 기술 간 융복합뿐만 아니라 문화 등과의 융합을 통한 제품의 차별화를 실시해야 한다는 게 조실장의 아이디어다. 따라서 IT, 문화 및 감성기술이 복합된 새로운 기능을 가진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다양한 기능을 가진 융복합 기계류, 스마트융합가전, 웰빙 트렌드 접목 및 기능성 강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생활용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조실장은 한국의 IT 중소기업과 중국의 기업이 협력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도 또 다른 방안이라고 전했다. 과거 제조업 등 전통산업에선 완성업체가 중심이 되는 수직통합적인 구조가 대부분이었으나 고부가가치산업은 연구개발 부담이 가중되고 기업-조력자 간의 협업이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한국이 보유한 기술 경쟁력과 판매전략 등에 중국이 보유한 풍부한 광물자원 및 숙련노동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결합하면 제3국 시장에 진출이 가능하다는 게 조실장의 전언이다.

우리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의 투자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 등 중국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협력을 통해 중국 기술을 사업화하는 것, 현지기업과 합작을 통해 한국이 기술의 대가로 일부 지분을 획득하는 것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협력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