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好吃(맛있다)” 한류 中 유혹 K-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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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삼계탕 好吃(맛있다)” 한류 中 유혹 K-food 드라마·예능·먹방 등 한류콘텐츠, 비관세장벽 넘는데 유용

기사입력2016-07-19 00:00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티몰(Tmall) 한국관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 식료품들.<사진=티몰 한국관 캡쳐>

한류 열풍으로 중국에서 한국 음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로 시작한 치맥(치킨+맥주) 열풍은 얼마 전 종영된 ‘태양의 후예’에 등장한 삼계탕이 이어받았다. 이에 힘입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달 29일 최초로 5.3톤에 이르는 삼계탕을 중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남자주인공인 송중기씨가 즐겨먹던 홍삼제품도 동시에 대박을 터뜨렸다. KGC 한국인삼공사 홍보실 오상민 대리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태양의 후예가 방영되는 동안 송중기씨가 먹었던 제품의 면세점 매출이 209%나 올랐다”며 “이는 전년동기 대비 220% 증가한 수치로, 앞으로도 한류콘텐츠를 이용해 제품을 홍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쿡방, 먹방 등 한류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최대 식품시장 中…한국식품 수입비중 1.6% 불과

중국은 세계 최대의 식품시장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데이터모니터(Datamonitor)에 따르면, 2005년 3100억달러였던 중국 식품시장 규모는 2014년 1조223억달러를 기록하며 10년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식품공업협회는 2018년 중국 수입식품 시장규모는 770억달러로 추산하며 세계최대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 수입식품 시장이다. 중국질검총국(품질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식품 품목가운데 수입식품이 41%를 차지했다. ‘저성장’ 여파로 식품 및 음료산업 성장률은 마이너스까지 떨어졌으나, 수입식품은 지속적으로 1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기준 중국 총 식품 수입규모는 562억달러다. 국가별로 보면 유럽이 43억7000만달러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동남아(39억2000만달러), 미국(27억8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상위 10개국 가운데 10번째로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드라마와 예능 등 한류콘텐츠 흥행에 힘입어 한국 식료품 수출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aT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한국식품 수출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13억6000만달러이며, 최근 5년간 연평균 11.7% 증가했다. 이 뿐만 아니다. 2015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류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의 60%가 식도락 여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가수와 드라마 등을 접하고 한국을 방문한 이들일수록 면세점·백화점·마트·음식점 등지에서 통 큰 소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드라마, 예능, 먹방·쿡방…K-food 전성시대

한류콘텐츠를 사용해 중국 식품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드라마나 예능, 먹방 등에 나오는 음식은 시청자의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게다가 좋아하는 한류 스타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은 팬들의 흥미를 돋우기 충분하다. 좋아하는 스타가 먹는 음식을 따라 먹고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 놀이도 유행이다. 최근에는 라면과 허니버터맛 아몬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한국에서 2년차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리징(27)은 “좋아하는 연예인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족발을 먹어봤는데 맛있었다”며 “특히 쌈을 싸먹는 모습이 신기했는데 스타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먹는 방법을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특히 한류콘텐츠는 비관세장벽을 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가 먹던 홍삼제품의 경우 사실 중국내 정식판매가 불가능한 제품이다. 홍삼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중국내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 의약품에 준하는 까다로운 위생기준을 적용받는다. 이처럼 현지 홍보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0%증가했다. 드라마의 흥행이 제품홍보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셈이다.

중국의 온라인 시장을 타깃으로 ‘먹방’, ‘쿡방’ 영상을 방영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aT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과 베트남에서 진행한 마케팅 영향으로 현지 소비자의 한국 농식품 구매의향이 평균 13%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한국 음식을 주제로 조리를 하고 시식을 진행한 결과 향후 한국 농식품 구매의향이 19%나 증가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의 대표적인 먹방 ‘사랑 한그릇(愛心一碗飯)’<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또 지난 6월 중국판 트위터라 불리는 웨이보에 삼계탕, 김치 등 한국식품 먹방을 생중계한 결과 400만명이 시청하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제작비는 고작 60만원이었지만 광고료만 10억원 이상되는 중국공영채널 CCTV에 광고를 싣는 것보다 파급력이 더 컸다. 일일 방문자 평균 수천만명의 파워블로거 ‘왕홍’을 통해 홍보하거나, 인기 동영상 플랫폼에 동영상 광고를 삽입하는 것도 예산 대비 높은 홍보효과를 낼 수 있다.

aT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취재에서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화장품과 같은 소비재뿐만 아니라 식음료품의 수출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면 중국의 엄격해진 수입과 통관 등 비관세장벽을 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