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으로 ‘법정상속분’의 1/2은 보호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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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유류분으로 ‘법정상속분’의 1/2은 보호받는다 피상속인의 배우자·자식 해당…상속의 자유와 민법상 ‘유류분’ 제도

기사입력2016-10-03 11:58

박경수 객원 기자 (pkslawyer@empal.com) ㅣ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로투스 박경수 변호사

현대적인 사법체계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소유물에 관한 ‘무한 처분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대원칙이다. 즉 “내 재산 내 맘대로 하자는데 누가 뭐라고 하는데?”의 자유를 인정해 주는 것이 재산문제에 관해 규율하는 법의 대원칙인 것이다. 그렇다면 상속재산에 관해서도 “내가 죽으면서 내 재산은 내 맘대로 하고 죽겠다”라는 의미로 피상속인(돌아가시는 분)에게 처분의 절대적인 자유를 인정해 주는 것이 원칙이 될 것이다(즉, 상속의 자유 내지는 유언의 자유를 인정).

하지만 민법상 상속에 관하여는 상속재산 소유권자의 절대적 처분의 자유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민법상 ‘유류분 제도’다. 상속에서 소외된 배우자와 자식 등 법정상속인에게는 최소한의 상속분을 보호해 주는 제도인 것이다.

민법상 유류분 제도가 필요한 가장 전형적인 예는 거액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가 되자, 아버지를 모시고 있던 큰아들이 자신이 아버지를 부양하며 혼자 고생했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아버지의 상속재산을 독차지하려는 경우다. 즉 동생들의 상속분을 무시하고, 아버지께서 살아계신 생전에 아버지로부터 유언을 받아 모든 상속재산을 큰아들이 단독으로 상속받는 것으로 공증을 해 두는 경우다.

유언에 의해 상속인 중 일부만이 독점하는 경우 적용

‘유류분 제도’는 상속에서 소외된 배우자와 자식 등 법정상속인에게 최소한의 상속분을 보호해 주는 제도다.<자료=비자트>

대부분 이러한 형태의 유언공증은 다른 형제자매들이 모르고 있는 사이 비밀리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다른 형제자매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유언장의 존재를 전해 듣고 나서 이중의 충격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연로한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정신이 혼미한 틈을 이용해 이러한 내용의 유언을 받아 두는 경우도 많다. 민법상 유언의 방식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어서 돌아가시는 분의 진정한 의사에 의하지 않은 유언은 어느 정도 걸러지지만, 세상의 모든 법이 그러하듯이 불법적인 유언도 일단 최소한의 법적인 형식을 갖추게 되면, 유언이 무효라고 다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러한 경우에 상속재산에서 소외된 법정상속인들의 최소한 상속분을 보호해 주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가 바로 유류분 제도다. 한 마디로 말하면, 법정상속인이 상속재산을 물려받을 권리를 배제당할 경우에도 법정상속인은 원래 법에 의해 보장되는 상속재산의 1/2 내지는 1/3을 가져갈 수가 있다.

상속인이 4명일 경우 단독상속 받았다면 1/8이 유류분

피상속인이 사망하는 경우 대부분의 경우에는 배우자 및 자식(직계비속)이 법정상속인이 된다. 피상속인의 부모(직계존속) 및 형제자매는 배우자 및 자식이라는 선순위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만 후순위로 법정상속인이 될 권리가 생긴다.

상속인이 4명일 경우 민법에 의한 법정상속분은 각각 1/4씩이다. 만약 1명이 상속재산 전부를 유언을 통해 단독으로 상속을 받았다고 하면, 나머지 3명은 상속재산의 1/8씩을 가져갈수 있다.<자료=비자트>

선순위로 법정상속인이 될 수 있는 배우자 및 자식은 유류분 제도에 의해 원래 민법에서 정한 법정상속분의 1/2은 보호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속인으로 2남2녀를 뒀고 20억원의 가치가 있는 상가건물을 유일한 상속재산으로 남겼는데, 이를 큰아들이 혼자 상속받는 것으로 유언공증을 했다고 가정하자. 민법에 의한 법정상속분은 4명의 자녀들이 각각 1/4씩 상속분(각 5억원)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큰아들이 상속재산 전부를 유언을 통해 단독으로 상속을 받았다고 하면, 큰아들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형제자매들은 유류분 제도에 의해 각각 법정상속분의 절반을 인정받는다. 결과적으로 상속재산의 1/8(각 2억5000만원)씩을 가져갈수는 있다.

피상속인에게 배우자 및 직계비속이라는 선순위 상속권자가 없는 경우, 후순위 상속권자는 피상속인의 부모(직계존속) 그리고 피상속인의 형제자매가 된다. 피상속인에게 배우자 및 자식이 없어서 직계존속 및 형제자매가 상속을 받게 되더라도 이들에게 유류분은 원래 법정상속분의 1/3만 인정된다.

유류분은 ‘생전증여’의 경우에도 인정 받는다

배우자 및 직계비속에게 인정되는 유류분은 위에서 설명한 경우와 같이 유언을 통해 일부의 상속인에게 상속재산이 집중되는 경우에 전형적으로 해당되는 제도이지만, 피상속인이 생전에 일부의 상속인에게 상속재산이 돼야 할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즉, 큰아들이 아버지를 모시면서 아버지 생전에 이미 모든 재산을 증여라는 형태로 빼돌려 놓은 경우에도 유류분은 적용되는 것이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유일한 상속재산이 돼야 할 상가건물을 증여를 통해 큰아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일부의 상속인에게 상속재산이 돼야 할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에도 유류분은 적용된다.<자료=비자트>

이러한 경우 민법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피상속인의 사망 1년 전까지 증여한 부분에 관하여만 유류분으로 반환받을 권리가 생기지만, 공동상속인들 중의 한 명에 대해 생전증여가 이뤄진 경우에는 위와 같은 1년이란 기간제한이 없어진다.

따라서 큰아들이 아버지 살아생전에 계속해 증여라는 형태로 재산을 가져간 경우에는 아버지 돌아가시기 1년 이전에 이뤄진 생전증여에 대해서도 나머지 상속인들이 유류분 제도에 의해 반환받을 권리가 생긴다.

유류분 청구는 피상속인 사망 후 1년 내 행사해야

유류분 행사의 권리도 소멸시효에 의해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행사할 수가 없게 돼 망설이지 말고 서둘러 행사해야 한다. 즉, 민법에 의하면 ‘반환의 청구권은 유류분 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조항의 의미는 ‘아버지가 사망한 사실과 큰아들이 상속재산을 유언에 의해 독차지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 때로부터 1년 이내에 유류분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