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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가족여행
세상의 모든 맛을 한자리에서 후루룩
유철상의 가족여행 <67>경북 포항 죽도시장
- 기사입력2017-01-23 10:16
유철상 객원 기자 (poetry77@naver.com)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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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시장 어시장(사진 위)과 활어회 매장<사진=상상출판>포항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솟는 해를 맞이할 수 있어 겨울여행지로 인기다. ‘능금’빛 태양에 새로운 희망을 다짐하고, 하얀 포말이 꽃처럼 피어나는 겨울바다와 죽도시장의 넉넉한 인심이 더해진 푸짐한 해산물 식도락여행은 덤이다.
포항 죽도시장은 동해안 최대 규모의 활기 넘치는 재래시장으로, 관광과 함께 지역의 특산물 등 쇼핑을 할 수 있다. 죽도시장은 2500여개의 점포들이 있는 대규모 시장이다. 죽도시장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산물과 생선만 있는 곳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건어물은 물론 농산물, 침구류 등 다양한 품목들이 있다. 취급품목은 수산물·건어물·활어회와 의류·채소·과일·가구류·일용잡화로 도매 및 소매가 이루어진다.
시장에는 200여개의 횟집이 밀집되어 있는 회센터 골목과 수협위판장, 건어물거리 등의 어시장 구역, 농산물거리와 먹자골목·떡집골목·이불골목·한복골목 등이 조성되어 있다. 또 700여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12개소의 주차장도 있다. 과거에 죽도시장은 동해안 및 강원도 일대의 농수산물 집결지인 동시에 동해안 지역 유통의 요충지였다. 오늘날엔 포스코와 함께 포항 경제성장의 두 축을 맡고 있어 그 역할이 크다. 옛 장터의 모습이 아직 남아 있어 많은 추억과 오랜 전통을 간직한 시장이다.
살맛나는 겨울 별미 천국
죽도시장 고래고기<사진=상상출판>죽도시장의 첫인상은 분주하다. 이른 아침 죽도시장에 나가면 살맛이 난다. 요란한 종소리를 울리며 등장한 경매사가 암호 같은 은어로 바다에서 갓 건저올린 우럭이며 광어 등 자연산 생선가격을 호창하는 모습. 이에 장단 맞춰 윗도리에 감춘 손가락을 연신 폈다 오므렸다 하며 가격을 매기는 중개인. 그에 호응하는 상인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겨울철에 죽도시장은 더욱 인기가 좋아진다. 이곳은 고깃배에서 갓 내려온 신선한 수산물들이 항상 그득하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우럭이며 광어 등 자연산 생선을 파는 경매 소리로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고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겨울철에는 포항의 명물인 과메기, 피데기, 문어를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다. 포항의 명물 과메기를 빼놓을 수 없다. 꾸덕꾸덕하게 말린 꽁치, 과메기의 들큰한 향내가 지천에 널려 있다.
죽도시장의 또 다른 먹거리는 시원한 물에 말아 먹는 얼큰한 물회다. 죽도시장에는 물회를 파는 횟집이 100여 군데가 넘는다. 물회는 어부들이 직접 개발한 음식으로, 이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횟감을 이용해 감칠맛을 더하고 과음으로 상한 속을 풀기 위해 즐겨 찾던 포항의 토속 먹거리였다. 죽도시장은 싱싱하고 저렴한 회를 골라 물회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만원이다. 모험을 즐기는 식도락가라면 시장에서 순대처럼 즉석에서 썰어주는 고래고기도 맛볼 일이다. 소고기처럼 고소해서 포항 토박이들은 고래고기에 소주 한잔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다.
수산물 위판장 내에 횟집 200여개가 밀집되어 있어 사계절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활어를 살 수 있다. 인근 상가에서 초장과 야채 값만 내면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포항의 명물인 과메기, 양미리, 고래고기, 문어 등을 시장에서 구입하면 좋다.
찬바람 불 때 안 먹고는 못 배기는 과메기
과메기 좌판<사진=상상출판>죽도시장의 참맛을 느꼈다면 구룡포를 찾아가자. 겨울진미 과메기를 맛보지 않는다면 후회하기 때문이다. 구룡포는 겨울에 과메기 천국이다. 찬바람에 눈발이 섞여 날리는 요맘때 포항 구룡포는 과메기 익는 향으로 진동한다.
“겨울이믄 구룡포에서는 김치보다 흔한 기 과메기 아입니꺼. 과메기 덕장 볼라카믄 아무 마을로나 내리가면 다 보이지요.” 어부의 말대로 구룡포 어디에서건 과메기를 볼 수 있다. 어물전과 횟집마다 ‘과메기 팝니다’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과일가게와 신발가게에서도 과메기를 판다. 과메기를 먹으면 소주한잔 생각나는 건 삼겹살보다 더 하다.
포항 특산물인 과메기는 겨울철 청어나 꽁치를 바닷바람에 냉동과 해동을 반복해 건조시킨 것이다. 현재는 꽁치가 청어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꽁치가 영일만에서 나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구룡포항에서 건조되고 있는 꽁치들은 대부분 북태평양에서 잡아 부산을 거쳐 포항으로 온 것들이다. 이 꽁치들은 오직 과메기가 되기 위해 포항 구룡포항까지 온 셈이다. 영상과 영하의 온도를 오가며 건조되는 과메기. 포항 구룡포에서 건조해야 제 맛이 난다. 구룡포해수욕장 파도가 튀어오를 듯 가까이서 익어가는 과메기는 줄을 맞춰 바닷바람에 붉은 속살을 말린다.
눈이 시리도록 맑아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포항의 겨울바다. 그래서 포항여행을 죽도시장과 구룡포에서 마무리한다면 활기찬 생기와 풍성한 바다의 맛을 덤으로 선물 받을 수 있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Travel Guide
포항 국립등대박물관<사진=상상출판>가는 길=경부고속도로 → 대구분기점 →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 포항IC → 죽도시장 → 형산교 → 31번 국도 → 도구해수욕장 → 영일만 해안도로 14km → 호미곶 → 925번 지방도 → 구룡포
포항 북부해수욕장=포항의 숨겨진 명소인 북부해수욕장도 빼놓을 수 없다. 북부해수욕장은 화려한 네온사인이 밤바다를 수놓는다. 숨겨진 데이트코스로 불리는 이곳에 둥지를 튼 카페들이 연인들을 반긴다. 환호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칠포, 율포를 거쳐 쪽빛바다를 품은 해안선이 이어진다.
포항 국립등대박물관=영일만 해안선을 따라 굽이치듯 달리면 호미곶 해맞이공원이 나타난다. 공원 내에 위치한 장기곶등대는 1908년 12월 불을 밝혔다. 전국각지의 등대에 흩어져 있던 800여점의 귀중한 등대자료를 한데 모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안을 둘러보면 등대를 지키던 사람들의 연민과 어촌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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